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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장' 떼고 모인 시민기자들의 23년... "오래오래 씁시다"

[현장] 2022 오마이뉴스 하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시상식

등록 2023.02.21 22:31수정 2023.02.2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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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서교동마당집에서 2022년 하반기 뉴스게릴라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다. ⓒ 이희훈

 
나이, 성별, 지역, 직업... 모든 게 다른 이들이 계급장을 떼고 모여, '시민기자'라는 이름으로 '내 삶의 뉴스'를 전했다. 이 수많은 뿌리들 위에, 오마이뉴스의 다채로운 23년이 만들어졌다. 

21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오마이뉴스 사옥(마당집)에서 '2022 오마이뉴스 하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의 뉴스게릴라'는 1년 동안 최고의 활동을 펼친 시민기자에게 주는 상으로, 이날 행사는 오마이뉴스 창간 23주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됐다. 

2022년 하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로는 총 10명(이현파, 장한이, 최서우, 이재환, 오태규, 김승재, 윤한샘, 그룹 '우리들의 점심시간', 소셜코리아, ESG 세상 기획팀)이 선정되었으며, 특별상 수상자로는 고 송성영, 고 지요하 시민기자가 이름을 올렸다. 

"마디마다 뿌리내린 토끼풀처럼... 모두가 주인공 된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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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서교동마당집에서 2022년 하반기 뉴스게릴라 시상식에서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잔디밭을 가꾸는 데 제일 좋지 않은 게 토끼풀입니다. 그래서 토끼풀을 연구해봤습니다. 왜 토끼풀은 죽지 않나 살펴보니, 줄기를 위로 뻗는 게 아니라 옆으로 뻗는데 마디 하나하나마다 뿌리 내리더군요. 그래서 한 쪽 뿌리가 죽어도, 마디마디마다 뿌리를 내려서 나머지는 죽지 않는 겁니다."

이날 행사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오연호 대표기자는 오마이뉴스 마당집에서 자라고 있는 '토끼풀'을 언급했다. 그는 "오마이뉴스가 23년 동안 이렇게 있을 수 있었던 건 우리 시민기자 여러분들이 한 사람 한 사람 주인공이자 주체가 되어서 '모든 시민 기자다'를 실현하고, '열린 진보'라는 정신을 지켜줬기 때문"이라며, 시상식에 참석한 시민기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연호 대표기자에 이어 말문을 연 박수원 오마이뉴스 뉴스본부 본부장은 "23주년 창간 기획으로 시민기자들에게 '오마이뉴스와 나'라는 주제로 글을 받았는데, 그중 2000년생 시민기자가 '오마이뉴스는 인터넷신문 대표 주자라고 하는데, 정작 MZ세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인터넷신문 대표 주자인 만큼 MZ한테도 어필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알리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며 "집토끼도 잘 잡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세대와 잘 호흡하며 오마이뉴스의 정신을 알리겠다. 여러분들이 오마이뉴스가 지평을 넓히는 데 많이 도와주시라"는 당부를 전했다. 

이어진 시상에서 '올해의 뉴스게릴라' 상을 받은 시민기자들은 수상 소감을 통해 각자의 소회를 전했다. 오마이뉴스와 함께한 처음, 오마이뉴스에서 이룬 성장, 오마이뉴스와 함께할 미래까지. 시민기자들의 소감에는 오마이뉴스와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런 상이) 처음이라... 항상 처음이 좋다고 하는데, 이렇게 좋을 줄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여기가... 제가 봤으면 더 아름다웠을까요?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시리즈 <시력 잃고 알게 된 세상>을 통해 시각 장애인의 삶을 전한 김승재 시민기자는 오마이뉴스와 함께한 '처음'의 의미를 부여했다. 

'기자 출신 외교관'이자 '외교관 경험을 가진 저널리스트', 그리고 이제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새 출발을 한 오태규 시민기자는 상패를 받아 들고 "쑥쓰럽다"면서도 "한마디로 말하자면, 기쁘다"고 평했다. 그는 "오마이뉴스가 처음부터 내세운 '모든 사람(시민)은 기자다'라는 말이 너무 좋았다"며 "누구나 기사를 쓸 수 있다고 하니, 계급장 떼고 한번 써보자는 생각이었다. 여러분들과 같이 이 자리 서게 된 것이 저한테는 앞으로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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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서교동마당집에서 2022년 하반기 뉴스게릴라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다. ⓒ 이희훈

 
"이 자리(마당집)가 한 4~5년만입니다. 제가 맥주인문학 강연을 했던 자리예요. 맥주라는 술이 인문학적 가치가 있다는 걸 인정해준 첫 매체가 바로 오마이뉴스였습니다."

시리즈 <윤한샘의 맥주실록>을 연재한 윤한샘 시민기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오래된 인연을 언급하며, 이 터전이 있어 계속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 기사가 단순히 짧은 글이 아니고, 쓸 때마다 많은 고민을 한다. 그래서 '너무 힘들다' 싶기도 했는데, 그런 순간에 상을 주셨다(웃음)"며, "에너지가 솟구친다.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기사 쓸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남에서 발로 뛰며, 변방으로 밀려난 지역의 이슈를 끌어올리는 이재환 시민기자는 수상 소감에서 특별히 두 명의 '선배' 시민기자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는 "여기 와서 보니, 특별상에 고 지요하 기자님과 고 송성영 기자님의 이름이 있다. 충남 지역에서 같이 활동하던 시민기자님들인데, 이분들 몫까지 열심히 써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오래오래 기사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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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서교동마당집에서 2022년 하반기 뉴스게릴라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다. ⓒ 이희훈

 
이재환 시민기자에게 '몫'을 남기고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송성영, 고 지요하 시민기자를 위한 '특별상'은 김미선 오마이뉴스 뉴스본부 부본부장이 대리 수상했다. 김 부본부장은 "수상 소감을 대신 전할 순 없으니, 두 분에 대해 소개하겠다"며 천천히 두 사람의 이력을 소개했다. 

"송성영 기자님은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했고, 농부이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2002년 12월 25일부터 534건 기사를 썼습니다. 사는이야기 분야로 두 차례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하셨습니다. 2019년에 위암이 발병했는데, 자연치유법으로 투병하다가, 작년 6월 2일에 돌아가셨습니다.

지요하 기자님은 충남 태안 출신 소설가이자 시인이셨고, 2002년 7월 13일부터 1121건의 기사를 송고하셨습니다. 2003년 2월 22일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상을 받으셨고, 신장 투석하면서 투병하시다 작년 4월 27일 별세하셨습니다."


김 부본부장은 "송성영 기자님에겐 두 아드님이 있다. 두 아드님이 수상을 하러 오려고 했는데, 아버님의 바람을 따라서 히말라야로 유해를 뿌리러 떠났다. 지요하 기자님의 사모님도 건강상의 이유로 소감만 기사를 통해 대신 전해오셨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상식은, 시민기자들을 향한 그의 특별한 당부로 마무리됐다. 

"오마이뉴스가 23년이 됐는데, 근 20년 가까이 함께 활동했던 시민기자를 잃는다는 건 참 슬픈 일입니다. 여러분들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기사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올해의뉴스게릴라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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