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주 64·69시간 근로' 검토에 노동계 "윤석열식 주120시간의 변형"

한국노총 "국제 기준 역행하는 과로 조장"... 직장갑질119 "박정희 때로 회귀"

등록 2023.02.24 17:12수정 2023.02.24 17:12
9
원고료로 응원
a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이 24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근로시간 제도개편 대국민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11시간 연속휴식 없이 주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시간 개편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24일 노동계는 "죽도록 일만 하라는 것", "과로를 조장했던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라며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근로시간 제도개편 대국민 토론회'에서 11시간 의무휴식을 지키되 특정 주 최대 69시간까지 근무를 선택하거나, 11시간 의무휴식은 지키지 않되 특정 주 최대 64시간까지 근무하는 방안까지 내놨다"라며 "정부가 나서서 초장시간 압축노동으로 노동자들을 내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이어 "최근 1주 55시간을 장시간 노동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의 발표를 감안할 때도 시대역행적인 발상"이라며 "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유일한 조치마저 포기한 것이냐"고 했다.

직장갑질119도 입장문을 내고 "아침 9시에 출근해 새벽 4시에 퇴근하는 하루 16시간 노동을 4일 연속으로 시켜도 합법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떠들었던 주 120시간의 변형이며, 우리나라를 박정희 시절로 되돌려 '야근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갑질119는 "정부는 무엇보다 '자율과 선택'을 강조하며 근로시간제도의 과도한 경직성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가 없는 대다수 노동현장, 전체 노동자의 약 80%가 근무하고 있는 100인 미만 사업체 등에는 노동자에게 선택권이 전혀 없다"라며 "일방적인 결정권을 가진 사용자에게만 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현행 주 단위로 관리하고 있는 연장 근로시간을 월 단위, 연 단위까지 개편할 수 있다는 방안을 내놨다가 '주 최장 52시간제'를 무력화한다는 논란을 샀다. 정부안대로면 주 최장 노동시간이 69시간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로부터 의뢰를 받았던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노동자 건강권 보호 차원에서 근무일간 최소 '11시간 연속휴식'을 조건으로 걸었다.

그런데 노동부는 이날 '11시간 연속휴식' 없이도 주 최장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재해 관련 고시에 따른 과로 인정 기준인 '주 64시간' 직전까지 일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권기섭 노동부 차관은 이날 근로시간 제도개편 대국민 토론회에서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면서 70년간 유지되어 온 '1주 단위'의 획일적, 경직적 규제로는 나날이 달라지는 현장의 수요를 소화할 수 없다"라며 "노사의 선택권을 존중하며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동부 #한국노총 #직장갑질119 #근로시간 #주52시간제
댓글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5. 5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