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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미약한 점 국민께 사과... 월례비, 주52시간제 지켜 없애자"

[현장] "원희룡, ABC도 모르면서 조폭 매도" 정부엔 비판... 건설사에 '월례비 근절' 공문

등록 2023.02.27 13:44수정 2023.02.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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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건설노동조합 장옥기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부가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매도한 것을 규탄하며 오는 28일 4만 여명의 조합원이 상경 투쟁을 벌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 유성호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부가 대대적 단속을 벌이고 있는 타워크레인 월례비, 조합원 채용 강요 문제 등에 대해 "그동안 투명하고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미약한 부분이 있었다"라며 대국민 사과했다. 건설노조는 동시에 이날 대형 원청 건설사 사용자 단체인 대한건설협회에 '타워크레인 월례비를 근절하자'는 내용의 공문도 함께 보냈다. 불법적인 위험·야간작업을 해주는 대가로 받아온 월례비 관행을 없애고, 현행 주 52시간제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지 않는 작업 지시를 정착하라는 것이다.

장옥기 민주노총 건설노조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희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의 불건전한 부분을 바꾸기 위해 35년 넘게 건설현장에서 노조활동을 하며 노력해왔지만, 모든 부조리한 부분을 전부 커버할(다룰) 순 없었다"라며 "여전히 건설현장에 악습과 관행이 존재하고, 건설산업 대표노조로서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

대국민 사과는 했지만, 정부에 대해선 명확하게 "노조 탄압"이라며 각을 세웠다. 장 위원장은 "정부는 지금껏 부정부패를 저지르며 막대한 이익을 챙겨간 건설사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건설 노동자들을 수십 년간 일용직으로 방치했다"라며 "갑의 위치에 있는 건설자본들 말만 듣고 건설노동자들과 노조를 조직폭력배, '건폭'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했다.
 

“건설노동자 조폭 매도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 유성호

 
송주현 건설노조 정책실장은 "정부는 건설현장의 채용 강요가 문제라면서도 오로지 처벌만 얘기할 뿐, 그간 노조가 요구해온 불법 다단계 하도급 퇴출, 불법 인력채용 근절 등 근본적인 대책에 대해선 내놓지 않는다"라며 "건설사들이 현재의 불법 다단계 업자를 통한 채용을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 실장은 지난 24일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팀반장은 망치 한 번 잡지 않고 최고 단가 일당을 챙긴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건설현장의 'ABC'도 모르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만연한 건설현장에서 팀반장급들은 건설사들이 나와서 담당해야 하는 시공·노무 관리 일까지 해가며 매일 수정되는 설계도에 맞춰 오늘의 공정이 얼마나 진행돼야 하는지를 알아서 판단해 일을 한다"라며 "이분들이 망치질까지 하면 공사 진행이 안 된다"고 했다. 김성우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원 장관은 '가짜 근로자'만 말할 게 아니라, 페이퍼 컴퍼니 등 불법 다단계로 중간 착취하는 수많은 '가짜 건설사'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라"고 지적했다.

건설노조는 타워크레인 월례비 문제를 없애기 위해 앞으로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작업지시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정민호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은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연장 근로를 하는 것까지 정부는 불법으로 매도하는데, 이것은 기사들이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현장의 원청사(종합건설업체)나 전문건설업체(1차 하청업체)들이 공사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요청을 해오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오는 3월 2일부터는 사측이 월례비를 대가로 주 52시간 초과 근무와 위험작업을 강요해온 관행에 대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오는 28일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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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건설노동조합 장옥기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부가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매도한 것을 규탄하며 오는 28일 4만 여명의 조합원이 상경 투쟁을 벌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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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건설노동조합 장옥기 위원장과 분과위원장들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부가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매도한 것을 규탄하며 “건설업 적정임금제 정착과 확산을 위한 상생협약서 등 여러 차례 합의된 내용이 있지만 이행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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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임금체불 만연한데... 원희룡 장관, 끝장토론 하자" https://omn.kr/22rqt
#건설노조 #원희룡 #노조 #월례비 #불법다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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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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