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김연희씨의 대학생 시절 사진을 아버지 김상민씨가 핸드폰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사진 뒤 신발은 연희씨가 주문했지만 사고 후 배달되어 뜯지 못한 택배 상자 속에 있던 물건이다.
이희훈
"아빠, 나 지금까지 잘 성장했지?"
연희씨는 운전석의 아빠를 보며 밝게 웃었다. 지난해 7월 서울에 살 집을 계약하고 아빠와 함께 광주 집으로 내려가던 길이었다. 원하던 곳에 막 취업한 연희씨의 설렌 표정이 아빠는 지금도 생생하다.
경기도 직장에 다니던 아빠는 지난 설을 앞두고 가족이 있는 광주로 차를 몰았다. 그때처럼 서울에서 연희씨를 태우고 오순도순 내려갔다면 좋았겠지만, 그때와 달리 아빠는 혼자였다. 아빠는 텅 빈 조수석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딸의 이름을 불렀다.
"연희야... 연희야..."
지난달 26일 연희씨가 잠들어 있는 광주 영락공원에서 아빠 김상민(55)씨를 만났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조수석 빈자리를 보는 것이 너무나 참기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딸의 고귀한 인생이, 아니 한 우주가 사라져버렸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취업 꿈 이룬 지 3개월 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