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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MBC 사장, 임원 인사로 조직 다지기 나서

박태경 이사 등 내부 기반 탄탄한 인물로 이사 구성, "사장 약점 보완"

등록 2023.03.06 16:05수정 2023.03.0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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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건물. ⓒ 권우성


주식 명의 대여 의혹으로 사내 특별 감사를 받는 안형준 MBC 신임 사장이 임원 인사를 통해 내부 결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자신에 대한 감사를 비롯해 정치권의 외압도 거세지는 뒤숭숭한 상황에서 사내 분위기를 추스르고 안정감을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MBC는 지난달 28일 주주총회에서 박태경 iMBC 사장, 박건식 MBC 공영미디어국장, 윤미현 MBC플러스 이사 등 이사 3명을 새롭게 선임했다. 이번 임원 인사는 안 사장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요청해 이뤄진 것이다. 주식 명의 대여 의혹이 불거진 후 안 사장이 지난달 27일 사내 게시판에 "깊이 후회한다"고 글을 올린 바로 다음 날 이뤄진 인사다. 이들 임원들의 임기는 3년이다.

이번 임원 인사를 두고 안 사장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01년 경력기자로 입사한 안 사장은 보도국을 제외하면 사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장 최종 면접 당시 방송문화진흥회 한 임원이 "지지 세력이 부족해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MBC 내부에서도 안 사장 선임을 두고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도 많았다.

이번에 선임된 임원들은 안 사장의 이런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박태경 iMBC 사장의 경우, 1987년 MBC 기자로 입사한 공채 출신으로, 오랫동안 MBC에 근무하며 사내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에는 박성제 전 사장과 사장 자리를 놓고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인 인물이기도 하다.

아울러 박성제 전 사장 시절 이사였던 도인태 MBC 미디어전략본부장, 박장호 MBC 기획조정본부장을 재선임한 것도 조직 안정화를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안 사장에게 조직 안정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안 사장은 주식 명의 대여 의혹으로 사내 특별 감사를 받으면서, 아직 공식 취임식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도 이번 감사에 참관인을 파견하는 등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지난 2일 "안 사장은 2016년 A사의 드라마 PD가 공짜 주식수수 혐의로 사내 감사를 받을 때 '해당 주식이 본인 소유'라고 답변했다. 거짓말로 A사의 감사 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안 사장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기도 했다.


안 사장은 과거 벤처기업으로부터 거액의 공짜 주식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후배의 부탁을 거절 못 해 명의를 빌려줬지만, 결코 주식을 받지 않았다"고 사내 게시판에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 사장은 "권력의 외풍을 막아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자신이 흔들리는 모습을 MBC구성원들에게 노출시키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감사원이 최근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감사를 결정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MBC 흔들기'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조직을 추스르지 못한다면 사장에 대한 집단적 불신으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이에 따라 안 사장의 이번 인사 방향이 나쁘지 않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MBC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안 사장이 가장 취약한 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사내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건데, 박태경 이사 등의 선임은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면서 "안 사장이 박 이사 등과 파트너 형태로 함께 MBC를 꾸려나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MBC 내부적으로 공채 순혈주의가 강한 분위기가 있는데, 안 사장은 기존 박성제 전 사장 체제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조직을 꾸려나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에 새롭게 선임된 이사들도 업무 능력 등에서 내부적인 평가가 상당히 좋은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MBC #안형준 사장 #주식 명의 대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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