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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건설 시 멸종위기종 흑두루미·저어새 위협할 것"

항공기의 비행경로와 겹칠 가능성이 커져... 모니터링 지속해 이루어져야

등록 2023.03.06 17:27수정 2023.03.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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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예정 부지 인근 성산읍에서 발견된 환경부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 예정 부지인 성산읍 일대 조류 모니터링 결과 환경부 멸종위기종 흑두루미와 저어새 등이 발견됐다. 

지난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주용기 전북대학교 연구원과 제주시민생태조사단 약 30명이 모여 성산읍-구좌읍-표선면 일대 조류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이번에 진행한 조류 모니터링은 제2공항 건설 추진 지역과 표선면 성읍저수지, 그리고 신천리의 천미천 하구로 시작해 신산리 온평리 해안도로, 신양리 해변, 고성리 습지, 종달리 시흥리 해안도로, 하도리 철새도래지까지 진행됐다. 

이번 조류 모니터링은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마을동쪽신문 곱을락, 성산환경을지키는사람들이 공동 주관했다.

지난 2월 19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습지에서 흑두루미(IUCN 지정 멸종위기종,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3마리가 당시 조류 모니터링을 하던 지역 주민에 의해 목격됐다. 

앞선 2월 15일에는 또 다른 주민에 의해 하도리 철새도래지 상공에서 선회하는 흑두루미 20여 마리가 관찰됐고, 2월 16일에는 조천읍 함덕리 상공에서 흑두루미 200여 마리가 선회하다가 육지 방향으로 북상하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했다. 


흑두루미들의 이동경로가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할 경우 항공기의 비행경로와 겹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본 조류 모니터링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에 공감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후원과 참여로 본 행사가 마련되었다.

모니터링 지역에서 관찰된 조류는 종수 41종, 총 개체수가 1만1678마리였으며, 국내 법정보호종이 9종에 총 63마리가 관찰됐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 6종에 56마리, 해양수산부 지정 보호대상해양생물종이 2종에 21마리,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이 6종에 36마리였다. 

또한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지정 국제보호종 중에서 멸종위기종(EN)은 저어새, 위협종(VU)은 흰죽지, 흑두루미, 준위협종(NT)은 청머리오리, 댕기물떼새, 관심종(LC)는 큰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물수리, 매 등 총 9종에 전체 354마리가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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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예정 부지 인근 성산읍에서 발견된 환경부 멸종위기종 저어새. ⓒ 제주의소리

 
모니터링 행사를 기획한 김현지씨는 "늘 가까이 있으면서도 이름조차 몰랐던 생명들과 생태계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관찰하는 시간이 마련되어 뜻 깊었다"며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배경인 자연환경에 대한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환경부는 진실된 결정을 내려줄 것을 바란다"고 전했다.

조류 전문가인 주용기 전북대학교 연구원은 "제주 2공항 건설 지역과 주변 지역은 오름과 구릉 및 절벽, 수많은 내륙습지, 암반 해안과 갯벌 등 연안습지 등 다양한 지형과 자연적 조건으로 인해 수많은 조류와 생물들이 서식하는 중요한 지역"이라며 "만약 제주 2공항 건설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수많은 조류를 비롯한 생물들이 생존의 위협에 처할 수밖에 없으며,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주 연구원은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지역 만들기에 관심이 있는 제주도민이 스스로 나서서 조류를 비롯한 생물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며 "특히 제2공항 건설 추진 지역과 주변 지역를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는 조류를 비롯한 생물들을 관찰하고 기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모니터링 조사 결과는 한라의 노래(https://www.songofhalla.org/)에 게시될 예정이며, 환경부에 질문하기 코너를 통해 게시되고 있는 시민들의 질문들을 취합하여 1일 오전 환경부에 전달했다.
덧붙이는 글 제주의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제주 #제2공항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저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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