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넓은 면적의 땅이 파크골프장을 위해서 훼손돼야 한다는 사실은 야생의 세계에서는 너무 심각한 일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천연 제방을 걷어내고 인공제방을 시공한다는 것인데, 그 덕분에 수달의 서식처는 철저히 파괴됐습니다. 반생태적 토목공사의 전형을 이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대구 북구청이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을 제대로 따랐더라면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대구 북구청이 대구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을 충실히 따랐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공사 전에 멸종위기종의 서식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서 이들을 존재를 밝혀냈다면 말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적절한 생존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면 과연 대구 북구청이 저 왕버들 군락을 무참히 잘라내버릴 수가 있었을까요? 저 둔치 사면을 포크레인으로 무참히 긁어내버릴 수 있었을까요?
환경단체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대구지방환경청에서 대구 북구청에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 이행평가를 요구했고, 그제서야 대구 북구청은 전문업체를 선정해 사후환경영향조사란 것을 부랴부랴 진행해 수달의 존재를 확인했던 것입니다.
일을 저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조사하면 뭘 합니까? 일이 거꾸로 되도 한참 거꾸로 됐습니다. 영혼 없는 공무원이란 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입니다. 지난 15년간 낙동강을 비롯한 우리 강을 조사, 기록해온 경험으로 필자가 제안을 해보면 문제의 호안공사를 중지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해야 합니다.

▲깃발이 꼽힌 공사현장에서 위태롭게 살게 아니라, 제대로 된 집을 만들어 이곳에서 수달이 평화롭게 살게 되기를 희망해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바윗돌을 군데군데 놓고 사이사이 왕버들을 다시 심어주는 것입니다. 그 왕버들이 자라나 바윗돌과 둔치를 잡아 견고한 제방 구실을 해주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그러면 그 가운데로 수달은 적당히 집을 짓고 살 것입니다.
토건 위주의 이전 국토부식 하천관리가 아닌, 생태적 요소를 최대한 살려낸 환경부식 하천관리의 전형을 만들어보잔 이야기입니다. 국토부 시절의 하천관리와 환경부의 하천관리는 분명히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환경부로 하천관리를 이관한 이유가 아니겠습니까?
환경부의 의무와 역할
대구지방환경청에도 당부합니다. 지금 대구 북구청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 이행평가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검토해주셔야 합니다. 검토할 때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무인카메라로 잡아낸, 수달의 4일 연속 출몰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반드시 참고해야 합니다.
4일 연속해서 같은 자리에 수달이 출몰했다는 사실의 의미에 대해서 정확한 평가를 해주셔야 합니다. 수달과 삵과 같은 법정보호종을 보호할 의무가 환경부에 있으니 말입니다. 환경부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주셔야 이 문제가 제대로 풀립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호안공사 과감히 포기하고 원래의 모습대로 되돌려놔주십시오. 세월이 흘러가면서 왕버들 군락이 다시 자라나 멋진 제방 구실을 해주고, 그곳에는 수달과 삵이 살고 인간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공존의 현장을 기대해봅니다.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수달의 배설물. 이들이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호안공사 중지하고 왕버들 군락을 식재하자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 북구청은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에서 제안한 대로 공사 규모를 30% 줄이고, 더 나아가 호안공사는 깨끗이 포기하고, 그곳에 왕버들 군락을 복원해 수달 서식치를 조성해줘야 합니다.
이것은 토건 삽질식의 하천관리를 철회하고 환경부식 하천관리의 전형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환경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대구지방환경청은 제대로 된 평가를 내려주어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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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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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현장서 4일 연속 등장한 수달... 이들을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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