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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지나도 악쓸거냐" 석동현, 12년전 일본 의원들 내쫓았다

[이슈와 검사] '윤 대통령 40년 친구'가 검사 시절 김포공항에서 했던 일

등록 2023.03.08 12:49수정 2023.03.0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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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0월 1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슈] 2023-03-08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소셜미디어 글 논란

"이제는, 마치 우리가 아직도 일제 식민지배하에 있어서 독립운동이라도 해야 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좌파들의 비참한 인식에서 좀 탈피하자.

일본에게 반성이나 사죄 요구도 이제 좀 그만 하자! 식민지배 받은 나라 중에 지금도 사죄나 배상하라고 요구하는 나라가 한국말고, 어디 있나... 일본에서 사죄를 안 한 것도 아니다. 여러 번 했지만 진정성 없다고 또 요구하고 또 요구하고... 

100년 지나서도 바지가랑이 잡아당기면서 악쓸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이 얼마나 의젓하고 당당한가. 국격과 위상에 걸맞는 지도자의 결단에 대한민국을 오늘의 모습으로 발전시킨 성숙한 국민과 재외동포들이면 누구나 호응할 것으로 믿는다." (7일 석동현 사무처장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중)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이 최근 정부가 내놓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대책을 높이 평가하는 과정에서 쓴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서울대 법대 79학번으로 윤석열 대통령 동기면서 40년 친구로 알려져 있다.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 캠프에서 '상임대외협력특보'로 활동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 변호사 모임' 공동대표도 역임했다. 그리고 그는 검사로 26년 간 일했던 인물이다. 

[검사]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현 민주평통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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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지난 1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석동현 사무처장은 1960년생으로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5년 사법연수원 제15기를 수료했다. 1987년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이후 춘천지검 원주지청(1989), 서울지검 남부지청(1990), 대구지검(1993)을 거쳐 1995년부터 법무부 법무과 파견검사로 재직했다. 

1998년 서울지검으로 돌아와 서울고검검사·청주지검 영동지청장(1999), 대검 검찰연구관(2000), 대검 공보담당관·특별수사지원과장(2002), 법무부 법무과장(2003), 서울고검 검사(2004) 등을 두루 거쳤다. 2005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로 승진했다. 


이후 대전지검 천안지청장(2006)과 서울고검 송무부장(2008)으로 재직했고, 대전고검 차장검사(2009)로 일하다가 2009년 8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으로 발령났다. 부산지검장(2011년 8월)을 거쳐 2012년 7월부터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재직 중 터져 나온 부하 검사의 성추문 의혹에 책임을 지고 그해 11월 검찰을 떠났다. 

2013년 법무법인 화우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대외적인 활동도 활발히 전개했다. 그해 9월부터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 변호사 모임 공동대표를 맡아 2022년 10월까지 재임했다. 2014년 1월부터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법률지원단 부단장을 시작으로 자유한국당 법률자문위원회 부위원장 겸 자문위원(2019), 미래통합당 법률자문위원회 부위원장 겸 자문위원(2020)으로 정치권에서도 활동했다.

2018년 12월에는 청와대 특별감찰관실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수사관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특이사항] "일본 의원들 입국 불허... 법무부 장관에게 내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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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현 전 검사(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7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 석동현 페이스북

 
"독도는 일본 땅이다."

2011년 8월 1일, 울릉도를 방문해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입국했던 일본 의원들이 했던 말이다. 앞서 법무부가 이들에게 입국 금지 방침을 공개했는데도 김포공항에 나타난 이들은 "법치국가인 한국에서 법적 근거도 없이 입국을 막는다"는 등의 입장을 밝히며 자신들의 일정을 강행하려고 했다. 

이때 이들 일본 의원들 맞선 이가 바로 당시 법무부 외국인정책본부장 파견직으로 재직 중이었던 석동현 전 검사였다. 석 전 검사는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이들 의원들의 입국 불허 방침을 정했다"면서 "앞으로도 독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부적절한 입국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상황은 방송뉴스를 통해서도 전해지면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는데, 그로부터 6년 후 석 전 검사는 인터뷰를 통해 "당시 외교부나 청와대에서 일본 의원들을 입국시키지 말라는 명시적 지시가 내려온 것은 없었고, 법무부만 독자적으로 입장을 정하기 미묘한 문제였다"면서 자신이 입국 불허 과정에서 사실상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당일날 즉 2011년 8월 1일 오전 8시께 출근 준비 할 무렵 그 일본의원들 3명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는 뉴스가 나오기에 저는 국내 여론 등을 비추어 이 사람들의 입국 자체를 막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고, 법무부장관께 전화로 일단 입국을 불하하는 방향으로 대처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유사시를 대비해 제가 과천의 사무실 대신 곧바로 김포공항에 나가 있겠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장관이 뭐라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입국을 불허하는 쪽으로 하되 청와대와 외교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대처하라고 지시한 것 같습니다." (2017년 8월 13일자 프레시안 인터뷰 중)

석 전 검사는 또한 당시 일본 의원들과 맞서는 과정에서 "내가 검사장이다. 한국 정부의 고위직이라 주장하고 독도 방문 목적이라면 절대로 입국은 안 된다"며 "마지막 비행기로 되돌아가지 않으면 의원 신분이라도 오늘 밤은 공항내 입국 불허자 대기실에서 자야할 것이라고 최후 입장을 밝혔다"는 등의 뒷 얘기도 함께 전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다시 6년 여 만에 "100년 지나서도 바지가랑이 잡아당기면서 악쓸 것인가"라며 "이제는 좌파들의 비참한 인식에서 탈피하자"는 글을 남겨 논란을 자초한 석 전 검사.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런 말도 했다. 

"옛부터 크고 작은 외침을 늘 받아왔던 우리 선조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그 무엇! 이제 마음을 다시 다스려야 한다. 정치권의 가치 없는 좌우 이념논쟁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를 위한 재도약의 힘을 길러야 한다."
#석동현 #민주평통 #일제 강제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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