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레흐트시 도시 개발과 선임정책자문관 허버트씨가 밝히는 '2040 위트레흐트'compact, green, connected, inclusive, future-proof, slow. 6개의 개성을 가진 위트레흐트의 미래를 설명했다. 이로써 인구 35만 수준의 현재에서, 45만을 수용하는 도시로 대비하기 위해 정교한 설계를 진행 중임을 발표했다. 허버트씨는 파리의 15분 도시에 빗대 위트레흐트는 10분 도시가 구현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위트레흐트시
예측되는 변화를 대비하는 위트레흐트의 도시계획
일행들의 감탄과 탄식이 여기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우리의 궁금증인 '위트레흐트는 어떻게 오늘날의 모습을 만들었을까?' 대신 '위트레흐트는 어떤 미래를 계획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해 나갔다. 프레젠테이션의 제목이 '2040 프로젝트'이다. 2019년 현재 35만여 명의 인구를 2040년엔 45만 명으로 늘리는 도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주택은 6만 채가 필요하며 일자리는 7만여 개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에 대원들이 앞 다투어 질문한다. "한국사회는 지방도시의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고 인구 감소는 세계적 추세인데 산업구조의 변화나 인구 유입 요인이 있어서 그렇게 설정한 것인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2040 프로젝트의 근거를 묻는 것이다. 이에 대한 허버트씨의 답은 이랬다. "수십 년간 이어진 추계 속에서의 산출이며, 위트레흐트의 지리적 요건(네덜란드의 중심부)과 몇몇 산업에서의 변화 요인을 감안한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이다."
다시 탄식이 인다. '우리의 경우 희망사항이 담긴 근거 없는 수치를 제시하는데 반하여 이들은 추세 속에서 늘어날 인구, 그리고 그에 대비한 도시계획을 하고 있구나'라고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허버트씨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이어간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설계된 공간을 만들 생각이며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곳에 들어올지 아닐지를 선택하게 만들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위트레흐트 시민들은 자동차를 적게 보유하고 있을까? 허버트씨의 설명에 따르면 가구당 대략 1대꼴로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보유한 자동차는 비교적 외곽에 주차해 두고 주로 주말에 여행을 할 때 사용하거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등에 이용한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그렇다면, 자전거 도시를 먼저 걸어온 입장에서 한국의 도시들에 대한 조언은 무엇일까.
셀리씨와 허버트씨가 방문단에 건넨 조언
이에 관한 대답은 DCE의 셀리씨의 이야기를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긴 안목에서 10~15년간의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대할 필요가 있겠다. 아까 설명했지만 자전거 도시의 출발은 '우리 아이들을 더이상 죽이지 마라(도로 위의 안전 캠페인)'와 같은 움직임에서 비롯되었다. 오일 쇼크 등의 몇 가지 중요한 요인과 엮여 전개되어온 거다. 결코 자전거를 앞세운 건 아니었다."
허버트씨는 오히려 "한국의 도시들이 자전거 도시로 가는 데 어떤 도움을 주는 게 필요하겠느냐"는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광주시의회 명진 의원은 "깊은 영감과 철학을 배워간다. 자주 교류하고 서로 방문도 하면서 많은 걸 배워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모든 걸 배워 가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원정대원들은 "이번에 우리가 방문해서 들은 내용들을 자료로 주시면 좋겠고, 궁금한 내용들을 이메일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여쭤 보는 게 가능하겠나? 그리고 향후 많은 소식을 주고받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DCE의 셀리씨와 위트레흐트시의 허버트씨에게 청했다. 그리고 이는 한국으로 돌아온 후 현재 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저 세트장처럼 여겨졌던 현실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그들과 우리의 방법론은 다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의 변화 역시 일순간에 이뤄지지 않았으며, 셀리씨의 조언처럼 긴 안목으로 실마리를 풀어갈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여러분의 도시는 자전거로 충분합니까?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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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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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5%만 다니는 도시, 이게 진짜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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