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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대 '친윤 싹쓸이'... 김기현 52.93% 1위

[현장] 용산 뜻대로 '어대현'... 안철수 뒷심 부족, 이준석계 '천하용인' 지도부 입성 실패

등록 2023.03.08 17:12수정 2023.03.0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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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 남소연


[기사 보강 : 8일 오후 6시 43분] 

'어대현(어차피 당 대표는 김기현)'이었다.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에 김기현 후보가 당선됐다. 집권여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일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는 52.93%(24만4163표)를 모으며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안철수 후보는 23.37%(10만 7803표)로 2위에 올랐으나 김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는 데 실패하며 결선 시나리오를 만들지 못했다. '비윤' 천하람 후보는 14.98%(6만9122표)로 3위에 그쳤고, 황교안 후보는 8.72%(4만225표)로 4위였다.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3.8 전당대회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하고 당선자를 확정했다. 이로써 별도의 결선 투표 없이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부터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 정황, 중앙당 선관위의 공정성 시비 그리고 울산 KTX역 연계 도로 관련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불거졌지만 대세를 뒤집지 못했다.

위기의 안철수와 이준석... '천아용인' 지도부 입성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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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뒤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철수-천하람 당대표 후보. ⓒ 남소연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 선거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최고위원은 김재원(17.55%, 16만67표)·김병민(16.10%, 14만6798표)·조수진(13.18%, 12만173표)·태영호(13.11%, 11만9표) 후보가 당선됐다.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웹소설 논란이 불거진 장예찬 후보가 55.16%(25만36표)로 과반을 달성했다(관련 기사: [단독] 성관계로 불치병 완치? 장예찬, 여성연예인 성적 대상화 논란). 그야말로 '친윤 싹쓸이'였다.

이는 '민심(여론조사)'을 배제하고 '당심(당원투표)'으로만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룰을 바꿨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당 대표 선거 기준으로 83만 7236명의 선거인단 중 46만 1313명, 55.10%가 투표에 참여했지만, 애초에 세대 구성이 지나치게 불균형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지지층이 결집돼 있는 '2030세대'의 합산 비율은 17.81%였지만, 전통적인 보수층에 가까운 60대 이상의 비율은 41.32%였다(관련 기사: 국힘, 84만 명 선거인단 분석... 전광훈 영향권 4만 3천 명 변수?).


'수도권 공략'을 바탕으로 '총선 승리'를 내세웠던 안철수 후보는 간신히 2위로 체면치레했다. 단일화나 '철수' 없이 끝까지 전당대회를 완주하기는 했지만, 레이스 초반에 비해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또다시 '뒷심' 논란만 남겼다. 수도권과 영남권의 책임당원 격차가 크게 줄어들며,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여 온 안 후보의 선전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결선투표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용산 대통령실과의 애매한 거리두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대선후보급'이라는 안 후보의 정치적 자산에도 상처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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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와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개표 결과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천하람, 김병민,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 남소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은 모두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친윤계에서 전략적으로 밀었던 현역 의원들이 고배를 마신 반면, 이준석계 네 명의 후보는 1차 컷오프에서 모두 살아남으며 반전에 대한 예측도 꽤 있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결과가 예견됐던 청년 최고위원뿐만 아니라, 김용태·허은아 두 사람 다 본경선에서 낙선하고 말았다.

'2위로 결선 진출'을 기대하며 '태풍'을 자신했던 천하람 후보 또한, 김기현 후보의 과반 저지는 물론, 본인의 득표도 3위에 그쳤다. 결국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난 셈이다.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천하람 후보의 출마, 전면에 나선 이준석 전 대표까지 톺아보면, 사실상 당내 '비윤'의 총력전이었지만 지도부 입성엔 실패했다. 이들의 당내 입지는 지금보다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전 대표를 위시한 '비윤'의 당내 지분이 약 10~15%가량은 있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재기 역시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천하람 후보는 낙선 직후 페이스북에 "선거 때마다 길에 무릎 꿇고 한 번만 살려달라고 외치는 모습 대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분노의 정치 대신, 사회문제를 자유롭게 논의하며 이성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보수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여러분의 성원을 씨앗으로 삼아 앞으로도 진정한 천하람의 정치를 하고자 한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물론, 거의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천하람 후보가 선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오히려 실질적인 승자는 천하람으로 볼 수도 있다"라며 "본인 생각을 확실히 보여주면서도, 막판에는 윤 대통령과 너무 각을 세우지도 않았고,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줬다"라고 평했다. "처음부터 '천아용인'에게는 어려운 선거였기 때문에, 소위 이준석계가 바로 몰락할 것 같지는 않다"라면서 "오히려 최대 피해자는 안철수 후보다. 이번 선거에서도 본인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라고 꼬집었다.

김기현 일성 "우리는 하나"... 그러나 갈등의 씨앗 여전히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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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뒤 환호하고 있다. ⓒ 남소연

 
김기현 신임 당 대표의 일성은 '화합'이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말을 반복하며 "하나로 똘똘 뭉쳐서 총선압승을 이루자"라고 외쳤다.

김 대표는 "온몸을 바쳐 국민의힘을 성공시키고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고, 내년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을 강조하며 "우리 당원동지들과 함께 민생을 살려내서 내년 총선 승리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라고 공언했다. "연대와 포용과 탕평의 대통합 국민의힘을 만들겠다"라며 "희생하고 섬기는 대표가 되겠다. 당원을 주인으로 모시는 대표가 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이후 기자들과 짧게 간담회 자리를 가진 그는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원들께서 52%라는 획기적 지지로 결선 없이 통과시켜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그 뜻을 받들어, 그 힘을 바탕으로, 확고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원팀을 만들어 내년 총선을 압승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와 황교안 후보는 그의 땅 투기 의혹부터 대통령실 선거 개입 논란까지 전당대회 '이후'에도 계속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이미 천명한 바 있다(관련 기사: 사실상 연대? 황교안-안철수 "김기현 사퇴하라"). 갈등의 씨앗이 남아있어 김기현 신임 대표가 말하는 '원팀'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관련 질문에 "임야와 관련해서는 15년 전부터 민주당이 지속해서 그걸 갖고 방송하면서 떠들었던 사안"이라며 "검증에 검증을 거쳤다. 재탕·삼탕이 아니라 구탕·십탕까지"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필요한 건 얼마든지 더 조사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불법은 없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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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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