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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대가는 비싸다"던 <조선> 전 논설위원, 언론재단 이사로

정권현 신임 이사 과거 칼럼 논란... 이사회에서 문제 지적됐지만 임명

등록 2023.03.13 18:38수정 2023.03.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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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입장을 옹호하는 칼럼으로 논란을 빚은 <조선일보> 전 논설위원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로 임명돼 물의를 빚고 있다. 이사 선임 관련 논의가 진행된 언론진흥재단 이사회에서도 해당 칼럼 내용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재단 측은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이사 임명을 강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아래 언론재단)에서 3월 14일부터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상임이사는 총 3명이다. 유병철 전 연합뉴스TV 전무이사는 재단 경영본부장, 정권현 전 <조선일보> 선임기자는 정부광고본부장, 남정호 전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는 미디어본부장을 각각 맡았다. 임기는 총 3년이다. 

이중 정권현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남정호 전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의 선임을 두고는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권현 전 논설위원의 경우, 2018년 12월 일본을 옹호하는 칼럼으로 비판을 받았던 인물이다.

당시 한국과 일본이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로 외교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었고, <조선일보> 논설위원이었던 그는 2018년 12월 5일 <조선일보>에 '반일(反日)의 대가는 비싸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냈다. 한국 정부보다 일본 정부 입장을 강조한 부분이 유달리 눈에 띈다.

이 칼럼은 일본과 각을 세우는 당시 문재인 정부를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빰을 때려 놓고 맞은 사람이 화를 낸다고 나무라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제 무대에서 한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온 일본이 태도를 바꿀 때 한국 외교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밑천이 금장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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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로 선임된 정권현 전 조선일보 선임기자의 칼럼 ⓒ 조선일

 
이 칼럼을 두고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2018년 12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1운동 때 이완용이 발표한 '담화문'의 기조와 판박이"라며 "저들이 100년 전의 이완용과 똑같은 주장을 펴는 건 이완용의 눈으로 한국민을 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초특급 매국노의 '불의하고 비인도적인' 정신은 <조선일보> 안에 아직 살아있다"라고까지 했다.

남정호 전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의 경우엔 2021년 언론재단이 낸 언론 신뢰도 조사를 '가짜뉴스'라고 폄훼해 물의를 빚었다. 언론재단과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조사한 세계 40개국 언론 신뢰도에서 한국이 40개국 중 40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하자 그는 지난 2021년 2월 16일자 <중앙일보>에 '한국 언론, 신뢰도 꼴찌란 가짜뉴스'라는 제목의 칼럼을 냈다.

그는 이 칼럼에서 언론재단 조사 결과를 "가짜뉴스"라고 단정하면서 질문 내용을 다르게 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언론재단은 별도의 설명 자료를 통해 "질문 내용을 바꿔도 완전히 다른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언론재단과 각을 세우던 인물이 이사로 오면서 내부적인 반발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언론재단 노조 측도 별도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언론재단 노조 관계자는 "노조 지도부가 해당 이사와 면담해, 과거 칼럼에 대해 해명을 듣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에서도 공식 문제제기 존재... 하지만 회의록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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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 연합뉴스

 
최종 후보 선임을 위한 이사회에서도 공식적인 문제 지적이 있었다. 언론재단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월 8일 열린 신임 이사 최종 선임을 위한 재단 임시이사회에서 '일본 옹호 칼럼'과 '언론재단 가짜뉴스' 칼럼에 대한 문제가 공식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임시이사회는 문제가 된 이사 2명을 포함한 이사 3명의 추천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사회 회의록에 작성된 참석자 발언 요지를 보면 "세 후보자는 면접 심사에서 최고점을 받았으며 전문성을 충분히 인정 받은 것으로 보임, 해당 후보자를 추천하는 데 이견이 없음"으로 적혀 있다. 문제의 칼럼 내용에 대한 이사진의 문제제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당시 이사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사실상 이사 후보들을 정해놓고 의사봉만 치는 요식행위를 위해 모인 것 같았다"며 "몇몇 위원들이 이사들의 칼럼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지만 재단 측에서 (칼럼까지) 다 걸러낼 의무가 없다고만 하면서 넘어갔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한국언론진흥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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