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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앞 7시간 울부짖음 "어떻게 한번도 안 나와보나?"

[현장] 유가족들 벌써 3번째 면담 요청, 또 돌아온 '묵묵부답'

등록 2023.03.14 21:36수정 2023.04.0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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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앞 경찰과 충돌한 이태원참사 유가족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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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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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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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너희들 다 이렇게 죽게 만들어 놓고... 너희 억울함 풀어주려고 하는데 잘 안되네... 엄마, 아빠한테 힘 보내줘."

엄마는 휴대전화 속 2002년생 생일이 적힌 봉안함 사진을 보며 연신 딸에게 이야기했다. 14일 오후 5시께 용산 대통령실 앞, 13명의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의 연좌 농성을 지키고 선 경찰 대열 발치에서다. 고인의 어머니는 휴대전화 속 사진을 50여 명의 경찰 대열을 향해 비추고는 "경찰들 이렇게 많아. 그때 10명 정도만 도와줬다면... 너희들 원한 꼭 풀어야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4개 종단과 함께 대통령 면담과 공식 사과,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면담 요청에 대한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을 다시 요청했다. 접견실 등의 공간에서 면담 요청 서류를 직접 전하고, 관계자로부터 관련 설명을 직접 듣겠다는 요구였다. 

"어떻게 이렇게 한 번을 안 나오나"... 4개종단 "대통령 결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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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행정관(왼쪽)에게 정식으로 민원 서한을 접수를 요구하는 이태원참사 유가족들. 민원실로 향하는 길은 경찰이 막아섰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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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준비된 입장문이 구겨졌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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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지난달 23일 이후 벌써 3번째 면담 요청이었다. 대통령실은 당시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가족들의 요청에 대한 답은 이날도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 : "이렇게 하니 만나주더라, 그게 되면 안 되잖아요."
유가족 : "(다음에 만날 수 있다는) 그 말을 (대통령실) 행정관 그 분한테 듣고 갈게요."


대통령실의 답변이 돌아오지 않는 사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선 유가족들과 경찰의 대치가 반나절 내내 벌어졌다. 대부분 희생자들의 어머니들이었다. 한 희생자의 어머니는 경찰들을 향해 "내 새끼들 죽어갈 땐 왜 안 지켰느냐"며 오열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쥐 죽은듯이 해야 하나요? 누구한테 이야기해야 하는데요. 면담 신청했는데 대답을 안 해주잖아요. 왜 우리한테만 그만하라고 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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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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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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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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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또 다른 희생자의 어머니는 경찰 대열을 파고들다 그대로 아스팔트 위에 누워 소리쳤다. 오후 6시께, 길바닥에 주저 앉은 어머니들은 하나둘씩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경찰 제지 과정에 대한 항의를 전한 한 유가족은 "우리 아들 얼굴을, 영정을 아직도 못 본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한 번을 안 나오느냐"고 외쳤다. 


경찰 측은 유가족 일부와 대통령실 관계자와의 대면이 가능한 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이종철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유가족들에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무릎 수술을 했다는 한 유가족은 길바닥에 주저앉아 핫팩을 무릎에 붙이고 연신 다리를 주물렀다. 

오후 6시부터는 일교차로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답변을 기다리던 이 대표는 결국 유가족들에게 "다 퇴근했다는데, 건물 안에 있을 거라 본다. 국민들 외면하고 참사 피해를 인정 않는 세계 유일한 나라다"라면서 "여기 있다가 병 나면 우리들만 손해고, 할 일이 없어진다. 힘내서 다시 오자"고 했다.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위한 연좌 농성은 이렇게 7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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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한편, 이날 4개 종단은 입장문에서 "대통령은 상처 입은 유가족과 만나 사과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국회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독립적 조사기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태원참사 #윤석열 #대통령 #사과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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