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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에 새롭게 조성된 인천 롱비치파크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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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 그 경계의 시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곳이 있다. 인천의 바닷가에서는 하루가 끝날 무렵, 바다 위로 일몰의 뜨거운 순간을 선물한다.
서해의 물결 위로 붉게 물들이는 일몰의 풍경은 물론이고, 물이 빠져나간 갯벌에 노을이 스민다. 포구의 선착장으로 지는 노을은 비길 데 없이 아름답다. 일몰 조망지를 다양하게 품은 인천에 최근 또 하나의 일몰 명소가 생겼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해안길에 조성된 롱비치파크는 송도 8공구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아파트를 넘어가면 바다와 함께 나타난다. 명칭은 랜드마크시티1호 수변공원, 이른바 '롱비치파크'가 바로 이곳이다.
해안산책길에 들자마자 눈앞에 탁 트인 바다가 시원하다. 막힘없는 경치의 바다 저편으로 인천대교의 멋진 곡선이 들어온다. 다리 중간쯤의 주탑 두 개가 금방 눈에 들어온다. 늦은 오후의 여유 있는 산책을 즐기는 몇몇 사람들이 오갈 뿐 널찍한 해안산책로는 한가롭다.
코 앞 바다, 생생히 느끼는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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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 북서쪽에서 남북으로 길이 1.2㎞, 평균 폭이 50m 정도인 기다란 공원으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수변공원이다 ⓒ 이현숙
바다를 옆으로 두고 펼쳐진 길이 총 1.2Km다. 방파제와 산책길의 높이를 맞추어 시공해 바다가 바로 산책길 옆이다. 바다를 향한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투명판 난간을 설치한 센스가 돋보인다. 철썩이는 파도소리의 시원함도 잔잔한 물결의 찰랑임도 들으며 걸을 수 있다. 코앞에 바다를 두고 걷는 맛을 생생히 느끼는 산책길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긴 산책길을 걷다 보면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 공간을 마련한 노력이 엿보인다. 2층으로 구성된 수변공원이다. 쉼터 데크와 모양의 변화를 준 흔들의자에 앉아서 유유히 바다를 바라보는 이들의 여유로움도 보기 좋다.
길게 이어진 선베드 스타일의 벤치는 여름에 찾는 이들이 많을 듯 하다. 피크닉 하기 좋은 테이블 의자도 곳곳에 비치되어 있다. 따뜻해지면 커피 한잔 담아서 책 한 권 들고나와 봄 볕아래 한없이 앉아 있어도 좋은 공간이다.
놀이를 위한 노을 그네와 미끄럼틀, 바닥에 트램펄린이 마련되어 있어서 걷다가 한 번씩 펄쩍 뛰어보기도 한다. 해안산책로엔 공원의 테라스로드와 비밀정원, 암석원, 버스킹을 할 수 있는 공연장 등이 연결되어 있어서 혼자서 걸어도 심심치 않다. 이제 막 완공되어서 앞으로 지속적인 보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바다를 앞에 두고 LONG BEACH PARK라는 레터링이 해안길의 포인트다. 오후의 빛이 레터링 구조물의 긴 그림자를 만들었다. 모래사장은 아니어도 롱비치파크 글자가 수변공원 해안산책로의 몫을 제대로 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잠시 멈추며 물멍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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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휴식 공간이나 놀이시설 끊임없이 이어진다 ⓒ 이현숙
쉼터정자가 보인다. 돔형의 둥근 원형으로 마치 신전에 다가가는 기분이다. 정자 안에서 신전 기둥과도 같은 여섯 개의 기둥 사이로 바라보는 바다는 느낌이 다르다. 둥글게 둘러있는 계단에 앉아 바다를 향해 '물멍'하는 이들의 모습 또한 편해 보인다. 산책길 끄트머리 너머로 인천 크루즈터미널도 보인다.
뉘엿뉘엿 해가 저무는 듯하더니 이윽고 바다 저편 하늘 색감이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빠르게 일몰이 지고 있었다. 서해를 물들이며 길게 바다 위로 해그림자가 반짝인다. 붉은 노을이 웅장한 서해대교와 멋지게 어우러진다. 노을 속으로 새가 날아가고 비행기가 지나간다.
일몰의 순간은 짧다. 바닷속으로 해가 잠기고 나서도 사람들은 한참씩 그 자리에 서서 여운을 즐긴다. 붉었던 하늘이 옅어지고 마젠타레드의 색감으로 변한다. 점차 어둠이 짙어지지만 희미한 노을 속의 해안 길을 걷는 발걸음들을 본다. 일몰직전과 일몰의 절정, 그리고 일몰이 어둠에 잠긴 시간까지 모두 가슴 떨리게 하는 순간처럼 짧은 시간이다.
바다 위에 기다랗게 이어진 인천대교 주탑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의 아찔함을 이렇게 즐길 수 있다니. 롱비치파크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푸짐하게 노을을 누릴 수 있어서 뿌듯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복잡한 길을 따라 떠나지 않아도 서해의 일몰을 이렇게 편하게 만날 수 있다. 도심 속에서 살면서도 바다에 내리는 노을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인천 송도의 노을맛집 롱비치파크가 있었다.
간 김에 한 곳 더
송도 롱비치파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볼거리가 있어서 몇 군데 소개해 본다. 구 송도 방향으로 가면 인천상륙작전박물관과 가천박물관이 있고, 사찰 흥륜사가 서로 가까이 있어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한꺼번에 들러볼 만하다.
역사 속으로 산책, 인천상륙작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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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상륙작전박물관 ⓒ 이현숙
맥아더 장군이 먼저 떠오르는 인천상륙작전,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사실과 참전용사들의 정신을 기리고자 마련된 기념관이다. 인천의 호국유적지 중의 하나다. 멀리서도 보이는 자유수호의 탑이 우뚝하다. 전시관과 영상실, 그리고 야외 마당에 전시된 전투 장비를 둘러보면서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만하다.
이색박물관 탐방, 가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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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천박물관 ⓒ 이현숙
한국의료생활사 전문박물관이다. 한국사에 나타나는 의료생활사를 조명한 국내최대의 의료사 박물관으로 의학 관련 신기한 전시물을 볼 기회이며 체험교육실도 있다. 국보 보물관도 있어서 귀한 문화재를 관람할 기회다. 박물관은 청량산 중턱에 있어서 전망도 좋고 휴식공간으로 가천문화공원이 옆으로 있다.
사찰나들이, 청량산 흥륜사(興輪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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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량산 흥륜사 ⓒ 이현숙
흥륜사에 오르면 탁 트인 전망이 압권이다. 입구의 정토원을 시작으로 계단을 한참 오르면 송도 시내가 보이고 서해가 눈에 확 들어온다. 고려 말 나옹 화상이 이곳에 청량사(淸凉寺)를 창건했는데 전쟁을 거치면서 후에 흥륜사(興輪寺) 바꿨다. 차분한사찰의 엄숙함과 함께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송도를 굽어보는 조망만으로도 기분전환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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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낮의 수변공원은 얼핏 이국적이기도 하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호젓하게 걷기 좋은 분위기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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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히 출렁이는 바다와 환상의 풍경을 선사하는 산책길에 마치 신전과도 같은 쉼터가 멋스럽게 서 있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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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이 가득한 하늘과 출렁이는 바다, 선으로 이루어진 인천대교의 웅장한 배경, 그리고 노을 속으로 날아가는 비행기까지 환상의 조합이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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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몰의 시각이 지나갔어도 그 여운을 즐기며 걷는 이들의 한밤의 산책 ⓒ 이현숙
글·사진 이현숙 i-View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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