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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뛰고 장애물 넘고... 말과 소통하는 아이들

18마리 보유한 인천승마공원, 단계별 수업... "말 건강도 챙겨요"

등록 2023.03.15 17:37수정 2023.03.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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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승마공원에는 18마리의 말이 있다 ⓒ 현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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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이잉 히이잉~ 다그닥 다그닥"


승마는 돈이 많거나 귀족들이 즐기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많다. 하지만 190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회 올림픽경기 정식 종목이었고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도 교과 과목으로 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대중화된 스포츠다. 승마는 부지가 넓어야 해서 서울처럼 땅값이 비싼 곳은 운영이 어렵다. 수도권에는 주로 인천이나 경기 지역에 있는데 인천은 3곳이 운영 중이다.

인천 장수동에 있는 인천승마공원(www.인천승마공원.kr)에 찾아가 김혜진(45) 원장을 만나 승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적자에 허덕이는 승마장을 집안의 식구가 인수해 원장을 맡은 지 4년째다. 코로나로 지난 2020년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후반에는 코로나 특수(실내 마스크, 인원수 제한)로 오히려 잘 돼 현재는 흑자다.

인천승마공원에는 18마리의 말이 있다. 인천 승마장 중에서 가장 넓은 부지를 가지고 있고 교관 수도 제일 많다. 국가대표를 지낸 교관도 있고 생활체육지도사와 유소년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지도한다. 말은 예민하고 시각과 청각이 뛰어나 주변에서 들리는 경적이나 큰 소리에도 놀라 항상 신경을 써야 하는 동물이다.

사료의 원재료는 전량 수입해야 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려 2년 동안 7번이나 가격이 올랐다. 톱밥은 베트남에서, 건초인 알팔파는 미국에서 수입한다. 말은 좋은 풀을 먹어야만 에너지를 내고 질 낮은 풀을 먹으면 곧바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업은 학생의 수준에 맞게 평보(걷는 것)→속보(뛰는 것)→구보(빠르게 달리는 것)→장애물(장애물을 넘는 것) 등 단계별로 한다. 시간당 인원을 제한해 수업하는 건 말이 아파하고 힘들어해서다. 김 원장은 "동물을 사랑하며 아끼는 마음으로 세세하게 준비하며 말과 교감을 꾀한다"라며 "회원으로 오는 사람들도 당근을 잘라서까지 가져올 정도"라고 자랑한다.


말과 소통하러 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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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빈양의 장애물 넘기 ⓒ 현성자

 
경기 부천 역곡동에서 온 양태운(43)씨는 아들 지훈(9)군이 말을 좋아해 승마를 시켰다. 지훈군은 "영어 유튜브의 '할러'라는 여자 친구가 말을 타더라고요. 영국에 가서 할러랑 산에서 말 타는 게 꿈"이라며 "시골로 이사 가서 말을 키우고 싶어요. 움직이고 싶을 때 말 타고 도로를 한 바퀴 돌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한다.

청라에서 왔다는 김희중(44)씨는 외동딸인 채유(9)양이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해서 말타기를 1년 정도 가르쳤다. 채유양은 발레, 피아노, 승마를 배우는데 그중에 승마가 제일 좋아서 승마장에 있는 말의 이름을 다 기억한다. 승마가 끝난 후 마장에 말을 넣으며 당근을 주고 말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잊지 않고 말과 교감을 나눈다.

채유양에게 말을 타면 뭐가 좋은지 물으니 "말을 타고 달리면 기분이 좋아요. 강아지랑 어디에 놀러 갔다가 승마체험장이 보여 그때부터 말을 타고 싶어 했어요"라면서 "말마다 색깔, 크기, 갈기 모양이 다 달라 기억하기 어렵지 않아요"라고 설명한다.

박정재(41)씨는 부천에서 딸인 수빈(초등 6학년), 민서(초등 3학년)양과 아들인 석영(초등 2학년)군을 데리고 왔다. 

승마대회에서 2개 부문에 1등을 한 수빈양은 7년 이상 말을 타서 4개 높이의 장애물도 거뜬히 넘는다. 수빈양이 탄 말은 꽤 성질이 사나운데 장애물까지 넘고 40분을 달린 후에는 서서히 숨을 고른다. 사람도 달리고 나면 헉헉대듯 말도 서서히 걸으며 숨 고르기를 해야 한단다.

승마가 어린이들에게 이제 대세인 모양이다. 국가대표를 목표로 하든, 취미로 하든 그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니 올림픽에서 승마 메달을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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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승마공원을 운영중인 김혜진 원장 ⓒ 현성자

 
글·사진 현성자 i-View 객원 기자
#인천 #승마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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