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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사원 공사장 돼지머리 140일 만에 치워졌다

부패하고 썩은 냄새 진동하자 가져다 놓은 주민들이 치워, 사원 건축 둘러싼 갈등은 여전

등록 2023.03.16 16:27수정 2023.03.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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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 공사현장 앞에 놓여있던 돼지머리가 지난 15일 오전 주민들의 의해 치워졌다. ⓒ 조정훈

 
대구 북구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공사 현장 인근에 놓여 있던 돼지머리가 모두 치워졌다.

이슬람사원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주민들은 지난 15일 오전 이슬람사원 건립현장 앞에 놓인 돼지머리와 담벼락에 걸린 족발 등을 모두 없앴다. 돼지머리가 치워진 것은 지난해 10월 27일 사원 입구에 처음 등장한 지 140일 만이다.

이슬람사원 반대대책위 관계자는 "어제(15일) 돼지머리 3개와 족발을 모두 치웠다"며 "날씨가 풀리면서 썩고 냄새가 나 치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슬람사원 공사를 용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주민들 의견을 모아 다른 방안들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처음 등장한 돼지머리는 연이어 3개까지 늘었고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은 돼지 꼬리와 족발도 내걸었다.

반대 주민들은 또 공사장 앞에서 바비큐 파티를 벌이거나 수육 파티를 벌여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12월에는 돼지머리 등을 놔뒀던 주민 2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검찰에 출석해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조만간 이슬람사원 공사현장 입구에 설치해놓은 시위용 천막도 철거한다는 계획이다. 대구 북구청이 지난 6일 '도로상에 노상적치물을 설치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붙였기 때문이다.

무슬림 유학생 "일단 환영, 평화적 해결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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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공사현장 입구. 사원 건축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140일 만에 돼지머리를 치웠지만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 조정훈

  
돼지머리가 사라지자 무슬림 유학생들은 일단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무아즈 라작 경북대이슬람커뮤니티 미디어 대표는 "돼지머리를 치운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문제들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 2020년 무슬림 6명 등 건축주 7명이 경북대 인근 주택을 매입해 이슬람사원을 건축하면서 시작됐다.

북구청으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은 이들은 그해 12월 공사를 시작했지만, 뒤늦게 안 주민들이 반대에 나서자 북구청은 2달 만에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건축주와 시민단체 등은 공사중지명령 취소 청구소송을 내 1·2심에서 승소했고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사원 건축은 70% 정도 공사가 진행된 상태에서 중단돼 있고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다른 방법으로 공사를 막겠다는 입장을 여전히 보이고 있어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사원 #돼지머리 #대구 북구청 #무슬림 #이슬람사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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