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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의회 "보물섬 마늘나라 개보수, 행정의 천편일률적인 공간 표본" 질타

농업기술센터 "코로나19로 시행 늦어져" 설명... 의회 "신활력플러스 사업 계획대로 올해까지만" 주문

등록 2023.03.17 14:44수정 2023.03.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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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개장한 보물섬 마늘나라. 한 때는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었지만 지금 그 인기는 시들한지 오래됐다. ⓒ 남해시대

 

[기사보강: 20일 오전 11시 20분]

마늘 주산지 경남 남해군을 상징하는 건물로 세워졌던 '보물섬 마늘나라'. 2005년 5월 개장한 보물섬 마늘나라가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채 관광시설로서 명성을 잃어가면서 건물 활용도는 점차 낮아졌다.

이러한 가운데 남해군농업기술센터(소장 민성식)가 신활력플러스추진사업의 일환으로 개보수 계획을 세웠지만 남해군의회(의장 임태식)로부터 강하게 비판받았다. 한 마디로 "보물섬 마늘나라 개보수는 큰 고민 없이 그동안 행정이 보여 왔던 건물들을 답습하는 수준의 천편일률적인 공간의 표본"이라는 것이다.

남해군의회 3월 정례 의원간담회가 지난 9일 남해군의회 의장실에서 열렸다. 이날 남해군 집행부에서 제출한 안건으로는 △2023년 3월 공모사업 신청현황 △제29회 군민의 날 및 화전문화제 개최 일정변경 △남해경찰수련원 신축사업 업무협약 체결 △「남해군 양성평등기금」폐지계획 △2022회계년도 결산검사 계획 △공정관광 지방정부협의회 가입계획 △보물섬 인생학교 조성사업 군관리계획 변경 △보물섬남해 스포츠 클럽하우스 건립위치 선정(안) △제8기 지역보건의료계획 수립 △남해군 신활력플러스사업 보물섬공작소 건립계획 △코로나19 사망자 장례지원비 예산 성립전 사용계획 등 성립전 예산 사용계획 5건 등 모두 15건의 현안에 대해 집행부로부터 설명을 듣고 각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특히 보고된 안건 중 앞서 언급한 보물섬 마늘나라를 개보수하는 내용이 담긴 `남해군신활력 플러스사업 보물섬공작소 건립 계획안`을 두고 의원들이 "부실한 준비와 사업"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보물섬 마늘나라 개보수 `공작소`는?


남해군신활력 플러스사업 보물섬공작소 건립 사업은 보물섬 마늘나라를 개보수해 △공(共) 공유 공간(함께 쓰고) △작(作) 창작 공간(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소(紹) 소통공간(서로를 잇는 곳) 즉, 함께 만들고 소통한다라는 의미를 담은 공간으로 재탄생 시키는 내용이다. 

사업비는 국비 15억4천만원, 경남도비 1억9800만원, 남해군비 4억6200만원 총 22억원(국비 70%, 도비 9%, 군비 21%)이다. 1층은 운영사무실과 소회의실, 교육세미나실, 카페테리아, 전시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층은 공유사무실과 창작스튜디오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남해군농업기술센터의 계획대로라면, 올해 4월까지 건축협의와 계약심사 등 인·허가 절차를 추진하고 4월에 입찰공고와 사업대상자를 선정한 뒤 5월에 착공에 들어간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안으로 의회 임시회 기간 동안 보물섬 마늘나라 운영 조례를 폐지할 계획을 잡고 있다.

의원들 회의적 반응

박대만 농축산과장의 설명이 끝난 뒤 장영자 의원은 "2021년 8월에 진행했어야 할 사업인데 1년 반이 넘도록 늦게 시행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또, 신활력플러스사업은 올해 마무리되는 걸로 계획돼 있는데 건물 준공과 사업 지속 여부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박대만 과장은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신활력플러스사업 자체가 연기돼 이 사업도 덩달아 연기된 채 올해 진행하게 됐다"며 "의회의 승인을 거쳐 설계발주를 하면 올해 10월이면 준공할 수 있다. 추후 이 공간은 신활력플러스추진단에 위탁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장영자 의원은 "건물 관리와 이에 필요한 인건비는 집행부에서 계속 지원할 것인지, 또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집행부(남해군)에서 신축하거나 개보수 하는 건축물들 중 비슷한 공간이 참 많다. 군비를 4억 넘게 들여서 같은 공간들을 조성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밝혔다.

이에 박대만 과장은 "신활력플러스사업 중 인건비는 해당 지자체가 지급하기로 돼 있다. 사업 자체가 1년 반 정도 연기됐으니 아마도 내년까지 연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보수 후 관리운영비 군비로 충당 낭비성 예산 지적
수익성 없는 내용, 사업 연장으로 군비 투입 지속 비판


또한 박대만 과장은 "보물섬 마늘나라 건물 자체가 이미 노후화돼 있다. 신활력플러스사업이 아니더라도 개보수는 필요하다"며 "농민들의 휴식과 회의 공간으로써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대철 의원은 "군비든 도비든 세금이 투입이 되는데 추후 수익을 낼 수 있는 내용이 없어 보인다"며 "사업이 연장될 것이라면 군비 지원이 지속된다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정영란 부의장은 "기존 보물섬 마늘나라의 목적 중 하나였던 마늘 전시와 홍보는 어떻게 되는가"라며 "결국, 신활력플러스추진단 사무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군민들이, 농민들이 이 공간을 찾을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집행부에서는 의원들의 의견에 대해 이해가 된다고 답하는데, 결국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고자 하는 것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간담회 분위기는 신활력플러스사업 자체에 대한 성과나 사업 자체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점을 갖는 방향까지 확대됐다. 심각한 분위기 속에 민성식 소장이 답변자로 나섰다.

민 소장은 "보물섬 마늘나라의 전시 기능은 많이 상실된 상태"라며 "5~6년 전부터 개보수를 위해 예산 확보를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활력플러스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교육시설도 부족해 마늘연구소에 장소를 의존해왔다"며 "수익사업은 카페테리아와 공유사무실에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정 부의장은 "남해군에 교육공간이 그렇게 부족한가? 예산은 들어가는데 수익을 낼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전무하다"며 "또, 조례폐지는 결과적으로 마늘에 관심이 없는 걸로 해석된다"고 분노했다.

여동찬 의원은 "이 사업을 위해 국비를 확보한 점은 높이 산다"며 "그러나 현재 의원들이 질문하고 우려하는 내용들은 신활력플러스추진단이 이 공간을 주로 사용한다는 게 핵심"이라고 짚었다.

길어지는 질의응답 속에서 간담회를 마칠 시간이 한참 지나자 임태식 의장이 회의를 중재를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보물섬 마늘나라 #남해군 #남해군의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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