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전 국회의원이 지난 1월 11일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조정훈
"웬만하면 입 닫고 있으려 했는데, 한심해서 한마디 한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난 제3차 전당대회 이후 공개적인 발언을 자제하던 그가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을 조목조목 비판한 것. 용산 대통령실부터 여의도 국민의힘 지도부까지 비판 여론을 진화하기 위해 연일 메시지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여당 내부에서도 이번 회담의 성과를 두고 비판적인 의견들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유승민 "이게 외교적 성공? 어이 없다"
유 전 의원은 20일 오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외교에 대해 대통령실이 '일본인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다'고 자랑한다"라며 "과거사에서 일본이 가해자, 우리가 피해자였다는 역사의 진실은 변할 수 없다. 피해자가 왜 가해자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마음을 열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학교폭력도 이치가 그러한데 한일 역사에서는 더더욱 그렇지 않은가?"라며 "일본은 강제징용, 강제노동의 '강제성'조차 부인하고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 상황을, 피해자가 가해자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 상황으로 전도시켜 놓고는 이것을 외교적 성공이라 자랑하니 어이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대한민국이 허구한 날 일본의 사과와 배상에 매달리는 것, 저도 찬성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의 대일외교가 잘못된 것도 맞다"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역사의 진실마저 부정하려는 일본에게 (한국이) 저자세를 취할 이유는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독도, 위안부, 강제징용,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등 주권과 역사의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의 단호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지소미아, 한미일 안보협력, 쿼드, 칩4동맹, 수출규제 등 경제와 안보에서는 우리의 국익을 기준으로 협력하면 된다"라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만 생각해서 대처하면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닥치고 반일'도 안 되지만, 역사를 부정하는 친일도 안 된다"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대일외교에서 지켜야 할 선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우리가 그 선을 지키고 일본도 그 선을 지킬 때 비로소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유 전 의원이 이처럼 현안과 관련해 의견을 밝힌 건 지난 9일 이후 11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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