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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속에 기후대응 현장이 숨어있었다고?

[내일의 기후] 화제의 드라마 속에 숨어있는 주차장 태양광

등록 2023.03.22 21:29수정 2023.03.2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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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속에 기후대응 현장이 숨어있다. 극속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와 가정폭력 피해자 강현남(염혜란 분)이 비밀접선하던 주차장이다. 사진은 <더 글로리> 스틸컷. ⓒ 넷플릭스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속에 기후대응 현장이 숨어있다. 어디일까?

학교폭력(학폭)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와 가정폭력 피해자 강현남(염혜란 분)이 비밀접선하던 그 곳. 맞다, 그 주차장이다. 밤마다 학폭 가해자들의 사진이 담긴 SD 카드를 교환하던 그 주차장. 밤이라서 잘 안 보이지만, 자동차들이 서 있는 자리 위에 있는 둥그런 지붕들은 그냥 지붕이 아니다. 태양광 패널들이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에는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고 그 밑에 서 있는 자동차들에게는 그늘이 돼주고 비 오는 날에는 비와 바람도 막아주는, 일석이조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일명 '주차장 태양광'이라고 한다.

실제 '더 글로리'의 비밀 접선 장소는 세종시에 위치한 공공기관의 주차장으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서는 주로 '세명시'로 나오는데, 이 비밀접선 장소는 실제 세종시 중앙공원에 위치한 국립세종수목원 주차장이다.

주차장의 다수 면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는 세종수목원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물전시 유리온실이 있다. 여기에 조상들의 정원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한국전통정원, 금강에서 가져온 원수로 수로를 조성해 습지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청류지원, 분재원까지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심형 국립수목원이다(탄소중립 정원문화 관련 행사도 많이 열린다).

주차장 태양광, 어느 정도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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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자료사진). ⓒ K-휴게소

 
주차장 태양광의 최대 장점은 일단 태양광에 대한 민원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데 있다. 곳곳의 공유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자동차에게 그늘과 비바람 막이 역할을 하는 등 사람들에게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큰 거부감없이 많은 면적에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282개 수도권 대형 주차장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국내 전기차 전력 수요의 1.4배에 해당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022년 8월에 경기, 인천, 서울 수도권 지역 282개 대형 주차장을 주차장 태양광으로 활용할 경우 연간 417.5GWh(기가와트시)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2020년 기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정하는 국내 전기차 총 전력 수요 300GWh보다 1.4배 많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대형 주차장만 적극 활용해도 현재 1% 미만인 수도권의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을 개선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는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모든 대형 주차장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2022년 11월 프랑스 상원은 자동차 80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기존 주차장과 신설 주차장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앞으로 차량 80~4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은 향후 5년 이내에 태양광 패널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고, 더 큰 규모의 주차장은 3년 이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이 법이 시행되면 최대 11GW(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원전 11기 용량과 맞먹는 규모라고 한다.

프랑스, 대형 주차장에 태양광 설치 의무화... 한국 수도권에서는?

한국도 수도권에서부터 이런 주차장 태양광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며 환경운동연합의 보고서를 읽어내려갔더니 거기에 이런 대목이 있다. 경기, 인천, 서울의 대형 주차장 중 주차장 태양광을 설치할 수록 큰 효과는 보는 최적지 1순위는 바로 인천국제공항이라는 것이다. 무려 21.2MW의 발전효과를 기대한다고 한다.

인천공항이 2022년 당시 주차장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은 1.2MW 수준이기에, 앞으로 많은 활약이 기대된다. 마침 인천공사는 오는 2040년까지 모든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차장에서부터 실천하면 어떨까?

그 밖에도 주차장 태양광 최적지로 꼽히는 곳이 경기도에 아주 많다. 일산 킨텍스(15.4MW), 과천 서울대공원(13.7MW), 하남 미사경정공원(7.2MW), 서울 탄천(5.4MW), 수원월드컵경기장(4.9MW), 과천 렛츠런파크 서울(4.8MW), 김포공항(4.6MW), 고양국제꽃박람회 (4.5MW),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4.5MW) 등으로 주차장 태양광 잠재량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대응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주차장에도 답이 있다. 이제 실천할 때이고 그 실천을 응원할 때이다.

*오는 3월30일 개국하는 수도권 FM 99.9MHz OBS 라디오는 지상파 최초의 기후위기 라디오 프로그램 <기후만민공동회 오늘의 기후>(매일 오전 11시~12시) 방송을 진행할 '기후환경디제이(DJ)'를 공개오디션으로 뽑을 계획입니다. 서류마감은 오는 26일까지, 자세한 내용은 OBS 누리집을 참고하세요(관련 기사: 모두가 '승자'인 오디션... "기후 캐스터를 찾습니다" https://omn.kr/22udh) 
덧붙이는 글 [참고 자료]
- 국립세종수목원 누리집 https://bit.ly/3TwMunY
- 기민도, <“수도권 주차장에 태양광 설치땐 전기차 총 전력수요 1.4배 공급 가능”>, (한겨레, 2022년 8월23일)
- 권선형, <프랑스, 모든 대형 주차장에 태양광 패널 설치 의무화 한다>, (인더스트리뉴스, 2022년 11월21일)
#더글로리 #주차장태양광 #재생에너지 #기후위기 #OBS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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