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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맹탕' 운영위... 민주당, '굴욕외교' 국정조사 추진한다

여야 의사일정 합의 실패로 의사진행발언만... 국힘 "민주당이야말로 국회 정상운영해야"

등록 2023.03.21 11:21수정 2023.03.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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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송언석 국민의힘 간사가 회의 개회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더불어민주당이 한일정상회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실의 업무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의 거부로 흐지부지됐다. 민주당은 '굴욕외교'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국정조사 추진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319호 운영위원회 회의장, 전날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자리에 앉아있었지만 여당 의원들의 자리는 텅텅 비어 있었다. 몇 분 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소속 의원들의 노트북에 하나씩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갑시다'란 푯말을 놨다. 맞은편 민주당 의원들의 노트북에는 태극기 바탕에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라는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10시 21분, 국민의힘 간사인 송언석 의원과 장동혁 의원이 입장했다. 송 의원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등에게 잠시 상황을 설명한 뒤 주호영 위원장 대리로 개의를 선언했다. 그는 "의사일정은 국회법 49조 2항에 따라 위원장이 간사와 협의하여 정하도록 돼있다"며 "오늘 의사일정은 간사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서 개의를 요구한 의원님들의 의사진행발언을 먼저 듣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된다며 양당의 스티커, 푯말 제거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거부했다. 간사 진성준 의원은 "여야가 지속적으로 업무보고를 가져야한다고 하는데도 대통령실이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며 "오늘 업무보고를 받고, 현안질의를 할 시간이 됐다면 회의 진행에 방해되는 피켓을 게시하면서까지 회의를 진행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실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출석을 요구하는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만큼, 피켓을 거는 것은 회의에 전혀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회의 결렬 두고 책임 공방... 민주당, 국정조사 추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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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실 업무보고와 현안 질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강득구 의원도 "(새해가) 80일이 지났음에도 여태까지 업무보고를 받지 못했는데, 대통령실도 문제지만 주호영 원내대표도 문제"라며 "대통령실을 성역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운영위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 운영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심한 자괴감과 모멸감을 느낀다"며 "대통령실이 이렇게 운영위를 회피하는 것에 대해서 여야 원내대표와 두분 수석부대표들이 다시 한 번 확인해서 날짜를 잡는 게 첫 번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민주당이 국회 운영의 비정상화를 초래한다고 맞받아쳤다. 장동혁 의원은 "국회가, 운영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데에 200% 동의한다"며 "그런데 왜 여야가 바뀌면 다른 입장이 되는 것을 계속 봐야 하는가"라고 했다. 그는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지난해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까지 포함해 안건조정회의를 진행한 점을 언급하며 "국회가 정상 운영되어야 한다는 이 말씀, 다른 상임위에서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국회 업무보고와 별개로 한일정상회담 관련 국정조사 추진 의사를 드러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운영위 회의 전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 언론 보도대로 독도와 위안부 문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여부까지 거론됐다면 "역사뿐 아니라 국민 생명과 건강권까지 팔아넘긴 셈"이라며 "윤 대통령과 정부는 정상회담 논의 내용을 국민 앞에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정조사 추진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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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유성호

 
 
#민주당 #국민의힘 #한일정상회담 #한일관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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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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