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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무라카미 끝내기' 일본, 멕시코에 극적인 역전승

[2023 WBC] 경기 중반까지 잘 버텼던 멕시코, 7회부터 무너지며 결승행 좌절

23.03.21 13:44최종업데이트23.03.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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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창설 이후 가장 극적인 경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위기에 몰렸던 일본이 9회말 끝내기 안타로 역전극을 써냈다.

일본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파크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서 멕시코를 6-5로 제압하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9년(2회) 대회 이후 14년 만의 결승 진출이다.

대회 전부터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등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일본은 2라운드(8강)까지 한 번도 지지 않고 전승 행진을 이어나가는 중이었다. 자칫 한 경기로 결승행이 무산될 수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21일(한국시간) 일본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파크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서 멕시코를 이기고 기뻐하고 있다. ⓒ AP Photo

 
요시다로 시작해서 무라카미로 끝났다

멕시코는 랜디 아로자레나(좌익수)-알렉스 버두고(우익수)-조이 메네세스(1루수)-로우디 텔레즈(지명타자)-아이작 파레데스(3루수)-루이스 유리아스(2루수)-앨런 트레호(유격수)-알렉 토마스(중견수)-오스틴 반스(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 중책을 맡은 투수는 패트릭 산도발이었다.

사사키 로키를 선발로 내세운 일본은 라스 눗바(중견수)-곤도 겐스케(우익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요시다 마사타카(좌익수)-무라카미 무네타카(3루수)-오카모토 카즈마(1루수)-야마다 테츠토(2루수)-겐다 소스케(유격수)-나카무라 유헤이(포수)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0-0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던 4회초, 멕시코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사 이후 텔레즈, 파레데스의 연속 안타에 이어 유리아스가 볼카운트 0-1서 사사키의 2구 커터를 잡아당겨 3점포를 쏘아올렸다. 실투를 놓치지 않은 유리아스의 집중력이 빛났다.

공격에선 유리아스가 있었다면, 수비에서는 아로자레나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5회말과 6회말 연이어 외야에서 호수비를 펼쳐 팀을 실점 위기서 구해냈다. 특히 5회말 무사에서 오카모토의 홈런성 타구를 점프 캐치로 낚아챈 뒤에는 관중석에 있던 팬의 사인 요청에도 응했다. 말 그대로 대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경기의 흐름이 바뀐 것은 7회말이었다. 일본이 요시다의 동점 3점포로 단숨에 균형을 맞췄다. 멕시코가 8회초 버두고, 파레데스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으나 8회말 야마카와 호타카의 희생플라이로 격차를 1점 차로 좁혔다.

운명의 9회말, 본선 1라운드서 해결사 본능을 보여주지 못했던 무라카미가 스타로 등극했다. 무사 1, 2루 볼카운트 1-1서 지오반니 가예고스의 3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직격했다. 그 사이 2루주자 오타니, 1루주자 슈토 우쿄가 차례로 홈으로 들어와 마침표를 찍었다.

미국-일본 매치업 성사

일본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이날 4이닝을 던진 사사키에 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두 번째 투수로 기용했다. 결승보다도 당장 눈앞에 있는 준결승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게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의 계산이었다.

야마모토는 3⅓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 한때 멕시코의 공략에 고전했다. 그러나 경기 중반 이후 실점을 최소화하며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뒤이어 등판한 유아사 아츠키(⅔이닝)-오타 타이세이(1이닝)의 무실점 투구도 중요했다.

본선 1라운드와 2라운드(8강 이탈리아전)에 비해서는 일본이 원했던 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휴식일 없이 곧바로 22일 결승전에 임해야 하는 일본이 믿는 구석이다.

이제 2023 WBC에서 남은 팀은 미국과 일본, 두 팀뿐이다. WBC 흥행에 사활을 건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원했던 결승 매치업이기도 하다. 양 팀 모두 '역대급' 전력을 구축한 상황이라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쉽게 승패를 예측할 수 없다.

미국이 정상에 선다면 대회 2연패, 일본이 전승 우승을 이뤄낸다면 14년 만의 우승이다. 어느 팀이 트로피를 차지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해피엔딩으로 대회를 마무리할 팀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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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준결승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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