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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지 않은 롯데, '미성년자 약취' 서준원 방출

[KBO리그] 1차 지명 출신 투수의 몰락, 팬과 구단 기대 저버린 서준원

23.03.23 16:48최종업데이트23.03.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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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서준원 ⓒ 연합뉴스

 
2019년 1차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투수 서준원이 구단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미성년자 관련 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롯데 구단은 23일 오후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서 "롯데 자이언츠가 투수 서준원을 방출하기로 했다. 구단은 서준원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법행위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현재 검찰로 이관되었음을 확인하자마자 오늘 23일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검찰의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최고 수위 징계인 퇴단을 결정했다. 선수의 관리소홀을 인정하고 앞으로 엄격하게 성인지 교육을 시행하여 엄정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게 롯데 구단의 입장이다.

지역과 팀을 대표했던 투수 유망주의 몰락

개성중과 경남고를 졸업한 서준원은 입단 전부터 구단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투수 유망주였다. 다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 문제가 늘 발목을 잡았고, 매년 2%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4시즌 동언 1군 통산 성적은 123경기 318⅔이닝 15승 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5.56으로, 지난해에는 33경기 60이닝 3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보다 불펜에 집중하기 시작했는데, 분명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한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호주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에 파견돼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패스트볼뿐만 아니라 변화구로 두루 점검했고, 영점이 잡힌 경기에서는 위력적인 공을 선보이기도 했다. 호주에서의 경험도 분명 본인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소속팀으로 돌아온 이후에는 스프링캠프에 이어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14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16일 SSG 랜더스전, 20일 삼성 라이온즈끼지 총 3경기에 등판했다. 그리고 20일 삼성전은 서준원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마지막 경기가 됐다.

서준원은 최근 미성년자 약취 및 유인죄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구치소에서 대기하다 풀려나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프로 선수의 일탈, KBO리그에도 큰 악재

롯데 구단은 대표이사 명의로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서 "최근 구단의 소속 선수가 일으킨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법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고 전했다.

이어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고 선수들을 보며 꿈을 키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일어난 이번 불미스러운 행위는 많은 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구단은 선수의 관리 소홀을 인정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국야구는 2023년 초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번 건의 경우 별개의 문제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롯데가 발빠르게 조치에 나섰으나 서준원에 대한 팬들의 분노와 실망감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보인다. 구단에서의 관리와 교육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성인으로서, 또 프로 선수로서 '기본'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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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서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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