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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 복당? 지도부 '미안하다'부터 나와야"

[스팟 인터뷰]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 "헌재, 우리 잘못도 지적... 이러면 저들과 똑같다"

등록 2023.03.27 18:11수정 2023.03.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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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동학 전 최고위원이 2022년 7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치개혁·정치교체 행동선언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국회의 입법권에 정면 도전한 한동훈 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합니다(3월 24일 박성준 대변인).
- 한동훈 장관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하십시오(3월 24일 오영환 원내대변인).
- 자유와 법치, 헌법 수호 외쳐놓던 입으로 헌재 결정을 부정하면 부끄럽지 않습니까(3월 25일 서용주 상근부대변인).
- 누가 정부와 여당에 헌법재판소 판결을 부정하라고 지시하고 있는 것입니까(3월 26일 오영환 원내대변인).

- 김기현 대표는 헌재 결정을 매도한 반헌법적 망언을 당장 사죄하기 바랍니다(3월 26일 임오경 대변인).
- 한동훈 장관은 위법 시행령을 입법 취지에 맞게 정상화하십시오(3월 26일 임오경 대변인).
-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여당의 헌법재판소에 대한 공격을 멈추게 하십시오(3월 27일 안호영 수석대변인).
- 한동훈 장관은 검사 기득권 지키는 검찰부 장관입니까(3월 27일 이수진 원내대변인).

지난 23일 헌법재판소는 국민의힘 유상범·전주혜 의원이 2022년 4월 국회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 받았다면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사건에서 '당시 법사위원장의 개정안 가결 선포는 잘못됐다'며 이들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다만 위법·위헌 정도가 크진 않다면서 무효확인 청구는 기각했다. 두 결정은 모두 5대 4로 재판관들이 팽팽하게 갈렸고, 이미선 재판관의 판단에 따라 다수의견이 정해졌다.

그런데 법사위 의결 절차를 문제삼은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은 2022년 4월 18일 법사위로 보임된 민형배 의원이 이틀 만에 탈당, 비교섭 단체 몫인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에 참여한 것을 두고 "법사위원장이 회의의 주재자로서의 중립적인 지위에서 벗어나 조정위원회에 관하여 미리 가결의 조건을 만들어뒀다"며 국회법 57조의2 4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미선 재판관 역시 "안건조정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반하여"라며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민주당은 '법사위 의결 절차에 문제는 있지만, 법안 자체는 유효하다'는 헌재의 결정 가운데 뒷부분만 주목한 논평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3월 25일과 26일 연달아 페이스북에서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한다" "헌재 결정이 우리의 잘못도 지적하고 있다. 어떻게 당당할 수 있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는 2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 차원의 사과 없이 민형배 의원 복당 문제만 거론되는 상황을 개탄했다.

"'유감' 말고 '복당'부터 얘기하니 '꼼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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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법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최근 '민주당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한다' '민형배 의원 복당 문제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민형배 의원의 탈당이 개인의 숭고한 판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더욱 이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 헌재 판단이 나자마자 계속 '개인의 숭고한 판단'이라는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있지 않나. 그러니까 사람들이 '결국 꼼수탈당이었네' 하지 않나. 우리는 그동안 '꼼수탈당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민 의원 문제를 빨리 해소하려고 바쁜 모습은 앞뒤가 안 맞는다."

- '법사위 의결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헌재 다수 의견이 나왔는데도, 민주당이 자꾸 그 얘기는 빼고 있다는 뜻인가.


"적어도 우리도 말끔하진 않다. 이걸 그냥 '우리가 이겼으니까 절차적으로 문제 있던 부분도 넘어간다'? 그러면 (헌재 결정을 두고 유리하게만 받아들이는 국민의힘, 한동훈 장관과) 똑같은 것 아닌가."

- 하지만 헌재 결정 바로 다음날 박범계·박주민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형배 의원의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안민석 의원도 페이스북 글로 같은 주장을 했다.

"당의 규율은 '탈당 1년 후 복당'이라고 분명히 돼 있다. 그런데도 헌재 결정이 나오자마자 민 의원 복당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우리 잘못도 지적 받은 마당에 복당 소리가 나오고, 한동훈 장관 저격하고. 저도 한동훈 장관이 잘못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의 비판에 힘이 더 실리려면 (법사위 절차 부분에) 유감 표명 정도는 하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하면서 가야 하지 않겠나.

다들 1년 전, 2년 전, 3년 전에 (민주당을 두고) 했던 얘기를 똑같이 한다. '민주당이 뭐가 달라지고 있는 거지?' '내로남불인데?'라고. 이 상태로 계속 진흙탕 싸움으로 간다면, 우리보다는 저쪽(여권)이 훨씬 전문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가 진짜 세상을 바꿀 기회를 또 가질 수 있을까? 저는 여기에 회의적이다. 

어쨌든 젊은 세대들은 공정이든 정의든 '내로남불을 덜 하는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발견되는데, 저쪽이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않다고 우리한테 그들의 지지가 쏠리는 것도 아니지 않나. 우리가 그들에게 우리를 찍을 명분과 이유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여전히 그 노력은 하나도 안 하고 있다."

"시행령 문제 급하다? 근데 왜 민형배 얘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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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2022년 4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실 앞에서 안건조정위원회 위원 추천 요청과 관련해 유상범, 전주혜, 조수진 등 3인을 추천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들어보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헌재 결정이 나온 뒤 '검수원복 시행령(법무부는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범위를 2대 범죄로 제한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발,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범위를 상당히 넓게 해석한 시행령을 내놨다. - 기자 주)'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니까 그게 급한데 왜 민형배 의원 이야기를 꺼내나? 또 법무부와 검찰이 시행령으로 검찰 직접 수사권 축소 법을 다 형해화한 문제뿐 아니라 우리가 만든 법 자체가 경찰이 검찰에 보내지 않은 고발사건의 경우 고발인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훨씬 시급한 문제다. 이 상황에서 민형배 의원 복당문제를 이슈화하는 게 도저히 이해 안 된다.

민 의원 문제를 다루려고 해도 유감 표명이 먼저다. 저는 우리의 '앞뒤 다름'을 지적하는 거다. 검찰개혁은 원래 우리가 해야 했던 거고, 한다고 했던 일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조금씩 실수하는 게 있지 않나. 그런 건 털고 가야 한다. 우리가 말을 안 한다고 사람들이 그걸 보지 않는 것도 아니다.

우리야 세세한 차이점을 인식하고 (국민의힘과) 싸운다 해도, 국민들이 볼 땐 그게 아니다. '다른 민주당'으로 가야 한다. 원칙을 지키고,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고. 우리의 태도와 자세부터 변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은 안 보이고 계속 상대방만 지적하고 있지 않나. 국민들 입장에선 '그냥 똑같네'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 민형배 의원의 복당 자체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도부에서 '미안하다'는 말부터 나와야 한다. 유감 표명이란 전제가 있어야 하고, 시기적으로도 탈당 1년이 지난 시점에 다뤄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원칙은 세워가야 하지 않나."

[관련 기사]
양향자 이탈에 민형배 전격 탈당..."검수완박 처리 위한 꼼수" https://omn.kr/1ygcd
국회 직격한 법무부 "'검수완박' 법안, 민주주의 위배" https://omn.kr/1zk2j
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 효력 유지... 재판관 이미선 선택이 갈랐다 https://omn.kr/237qw
#검수완박 #검찰 수사권 축소 #민형배 #민주당 #이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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