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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이승만 띄우기'... 주호영 "건국의 대통령, 재평가해야"

보훈처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 나서... 내년도 총선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등록 2023.03.28 10:33수정 2023.03.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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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힘이 정부의 '이승만 띄우기'를 지원하고 나섰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로 재평가하자는 것이다.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세력의 결집을 노리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반 시민 대부분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3.15 부정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를 퇴행시켰다는 취지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호영 "이승만, 공이 과보다 훨씬 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이제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한 합당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재평가는 그분의 공과 과를 균형 있게 평가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권 후반기의 커다란 잘못에도 불구하고,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틀을 놓았고, 6.25 전쟁 승리로 이끌었으며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 냈다"며 "이 조약이 없었다면, 우리는 늘 제2의 6.25 전쟁에 대한 위협을 받으며 살았을 것이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 성장도 이루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이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국가생존의 확고한 기틀을 만들어낸 이 업적 하나만으로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공은 과보다 훨씬 크다고 할 것"이라며 "이제 이승만 초대 건국 대통령에 대한 합당한 재평가를 통해서 국민 통합과 화해의 큰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이승만 기념관' 건립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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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탄생 148주년 기념식에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윤석열 정부는 '이승만 띄우기'를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국가보훈처는 지난 27일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계획을 밝혔다. 이에 발맞춰 여당 정치인들은 '이승만 재평가'라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6일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주관으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탄생 14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과 국력 신장은 안으로는 국민의 저력과 노력, 밖으로는 외교·안보의 든든한 버팀목인 한미동맹에 힘입은 바가 크다"며 "지난 70년의 우리 역사는 이승만 대통령님의 혜안이 옳고 또 옳았음을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진석 의원은 같은 행사에 참석해 "한국전쟁 이후 70년간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은 한미상호방위조약, 한미동맹이라는 안전판 위에서 가능했고, 이런 거대한 판을 깔아준 이는 우리의 건국 대통령 이승만"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같은 행사에서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내 "대한민국의 국부(國父)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가치와 업적이 업적과 진영에 따라 축소되거나 왜곡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겠다"고 피력했다.

정부여당의 이유 있는 이승만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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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탄생 148주년 기념식에서 황교안 이승만대통령 기념사업회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여당이 이승만 띄우기에 나서는 건 내년도 총선 승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지지층인 보수 세력 결집과 더불어, 2030 세대의 포섭을 노린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은 내년도 총선에서 전국적인 지지를 얻기는 어려우니,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이승만을 등장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며 "6.25 전쟁으로 공산 세력을 물리친 이승만이라는 영웅화로, 역사 인식이 부족한 2030 세대에게 소구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승만 정권이 얼마나 악랄했는지 알고 있는 4050 세대를 오히려 포위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 입장에선 매력적인 카드였을 것"이라며 "물론 어떤 방식으로 효과가 나타날지는 아직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이승만 띄우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인식은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3.15 의거 63주년을 맞아 지난 달 27일부터 열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31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93.5%는 3·15 의거가 "한국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3.15 의거는 1960년 3.15 부정선거에 항거해 마산 지역 시민들이 일으킨 민주화 운동이다. 이승만 정권하의 경찰은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실탄을 발포했다.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12명이 죽고 250여 명이 부상했다. 이 시위에 참여했던 16세 김주열 군의 시신이 머리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 바다에서 발견됐고, 이것이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이승만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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