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한화진 장관, 똑똑히 들으세요... 국민 돈 갈취해"

[환경새뜸] 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 29일 환경부 앞에서 2차 대정부 순회 연설

등록 2023.03.29 18:16수정 2023.03.2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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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는 29일 세종시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제2차 대정부 순회 연설회’를 열었다.(사진은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공동행동 대표의 연설 모습) ⓒ 김병기


"설악산의 아픔, 지리산의 아픔, 새만금의 아픔, 흑산도의 아픔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오직 모르는 것은 그곳을 보존하고, 관리해야할 주체인 환경부입니다. 국토부만 모르고 있습니다. 이것만은 지키자고 정해놓은 땅마저 그들 스스로가 돈으로 바꾸는 어처구니없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뭉개지는 산과 오염되는 바다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눈을 뜨게 만들고, 뭇생명이 죽어가며 울부짖는 소리를 그들이 들을 수 있도록 귀를 뚫고, 헛소리를 지껄이는 그 입이 닫히도록 하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구호 100번 외치고 마치겠습니다."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공동행동 대표의 연설은 간명했고 단호했다. "설악산 케이블카 취소하라", "환경부 해체하라", "환경부장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연달아 외치다가 이렇게 연설을 마쳤다.

"지난달 환경부가 설악산케이블카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조건부 동의를 해줬을 때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제 설악산은 끝난 것 아닌가?' 이에 대한 저의 대답은 '단지 투쟁의 기간이 늘어났을 뿐이다'였습니다. 그러면 또 묻습니다. 왜 놓을 수 없냐고? 케이블카를 놓을 수 없는 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저항해야 합니다. 외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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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는 29일 세종시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제2차 대정부 순회 연설회’를 열었다. ⓒ 김병기


29일, 세종시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열린 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의 '제2차 대정부 순회 연설회'에서 박 대표가 한 말이다. 이날 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 김나희 집행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전날인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앞에서 열린 연설회에 이어서 열렸다. 전날 9명의 연사가 4월 14일에 세종에서 열릴 기후정의파업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이날은 7명이 마이크를 잡았다.

최지한 지리산산악열차반대 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은 "산악열차는 회외에서 산악지역 주민들을 위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개발됐고, 그 기간은 1886년부터 1935년까지 한정되는데, 그 이후 100여년 간 건설된 산악열차는 거의 없다"면서 "하지만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2013년 산악철도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정부와 국회, 재벌의 의지에 따라 2013년 0.69, 2016년 0.31이라는 경제성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비용편익 분석(B/C) 결과에도 불구하고 산악열차 기술개발 사업은 점점 구체화되어 갔다"면서 "결국 숫자 조작은 이루어졌고, KDI에서 특수한 경우에 한해 적용해야 한다고 한 '유발 수요'를 인정하면서 1.69로 상승, 그야말로 '돈을 긁어모을 수 있는 사업'으로 거듭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현욱 가덕도신공한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의 경제성을 입증하는 비용대비 편익분석 결과 0.51~0.58로 1조원을 들이면 5천억원이 손해를 보는 적자공항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환경파괴의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공항건설은 필연적으로 환경파괴가 뒤따릅니다. 하지만 정부는 사전타당성 조사 때보다 친환경적이라고 거짓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생태자연도 1등급, 해양생태도 1등급을 모조리 없애는 것이 친환경적입니까? 항공기 운항 안전과 매립토 확보를 위해 인근에 있는 생태자연도 1급인 국수봉, 남산, 성토봉을 허물어 매립토로 사용한답니다. 지형보전-생태자연-해양생태 1등급 지역인 바다를 매립하면서 친환경이라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이렇게 사기를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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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는 29일 세종시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제2차 대정부 순회 연설회’를 열었다.(사진은 최소영 414기후정의파업 공동집행위원장의 연설 모습) ⓒ 김병기


최소영 414기후정의파업 공동집행위원장은 "가덕도신공항 14조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광주공항이 각각 10조원, 제주 2공항 5조원 등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신공항 건설 사업들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하며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무엇을, 누구를 위해서 이 어마어마한 세금을 공항 건설에 쓰겠다는 것인가"라고 호통을 치듯이 따져 물었다.


최 위원장은 이어 "기존 15개 공항도 대부분 해마다 막대한 만성 적자를 누적시켜 왔다"면서 다음과 같이 성토했다.

"2016년에서 2020년 사이 5년 동안 무려 3천 8백억입니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시기에는 14개 공항 모두가 적자에 허덕였고, 코로나로 국제 여객 감소에 따른 항공사들의 매출 피해 8조원을 정부는 공적 자금으로 메꿔줬습니다. 왜 항공사의 적자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꿔주는지 기가 막힌 일입니다. 이 적자 공항들을 폐쇄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 밑빠진 독에 물붓듯 국민들의 피같은 세금이 새어나갈 것입니다."

최 위원장은 이어 "국토부는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며 신공항 건설을 밀어 붙이려 하는 데 적자공항 건설이 지역경제에 무슨 보탬이 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한 뒤 국토부 청사를 향해 다음과 같이 외쳤다.

"국토부 장관 원희룡은 들으십시오. 국민의 돈을 갈취해 토건 기업들에게 주지 마십시오. 우리에게 뜯어낸 돈으로 땅장사하는 이들의 배를 불리지 마십시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거짓말을 갖다 붙이지 마십시오. 신공항은 결국 세금 도둑질에 불과합니다. 국민들에게 어마어마한 재정적자의 부담을 떠넘기는 짓입니다."

최 위원장은 환경부를 향해서도 일갈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똑똑이 들으십시오. 당신들은 생태계를 보존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할 자신들의 임무를 배신하고 생태학살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의 주무 부처로서 역할을 배신하고, 대규모 탄소 배출이 예상되는 사업에 마구잡이로 면죄부를 내어주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일회용품 쓰지 말고 탄소 중립실천하자 하면서, 가덕도와 새만금, 대구 신공항까지 줄줄이 동시다발적으로 공항을 건설할 때 발생할 어마어마한 탄소 배출은 눈감아주고 동의해주는 꼴이 얼마나 우스운지 모르십니까. 대규모 탄소배출 사업에 들러리나 서는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사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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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기후정의파업 포스터 ⓒ 414기후정의파업조직위

 
이밖에도 이날 순회 연설회에서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 위원장은 세종산업단지 건설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서봉균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4대강 사업의 폐해 등을 신날하게 비판했다.

오는 4월 3일에는 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의 제3차 대정부 순회연설회는 기획재정부 앞에서 열린다. 이날 조직위는 '공공요금 인상을 멈추고 공공교통 요금 확보하라' '대기업 전력요금 특혜 멈춰' '에너지기업들에게 횡재세 걷어라' '에너지 기본권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정부 순회연설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관련기사 : "국민의 고혈 짜내, 기업 전력 요금 17조 5천억 지원" https://omn.kr/23a5b  
#414기후정의파업 #기후정의 #지리산산악열차 #설악산케이블카 #가덕도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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