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 찾기 원한다면... 강화 '잠시섬 빌리지' 어떠세요?

MZ세대 새 대표로 협동조합 재정비... "청풍의 새로운 10년 준비할 것"

등록 2023.03.30 14:22수정 2023.03.3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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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의 새로운 대표가 된 파도. 가능성이 가득한 조직을 일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안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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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아삭 순무민박, 스트롱 파이어, 진달래섬 그리고 강화 유니버스까지. 인천 강화도의 로컬 문화와 여행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질 높은 콘텐츠를 보유한 '협동조합 청풍(이하 청풍)'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요즘 같은 시기라면 강산이 변해도 수십 차례 바뀌었을 긴 시간, 청풍은 꿋꿋이 살아남아 강화섬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그런 청풍에 최근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첫 10년을 이끈 유명상(마담) 대표가 자진 퇴임하고 2년 차 조합원이자 20대 나서경(별칭파도)씨가 신임 대표로 나선 것. 지난 3월, 새 대표로 취임한 파도를 만나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10년에 대해 들어봤다. (청풍의 구성원은 각자 별칭으로 소통한다. 이 기사에서도 이름 대신 별칭으로 표기했다. -기자 말)

강화에 머물며 찾는 '자기다움'  

- 취임을 축하한다.

"아직 얼떨떨해요. 앞서 10년간 이끈 유마담이 역할을 제안했을 때 부담도 되고 걱정이 앞선 게 사실이에요. 동시에 그간 청풍이 쌓아온 유무형의 자산, 특히 그간 함께 관계를 맺어온 사회적 자산이 탄탄하고 그 바탕에서 새롭게 할 수 있는 일, 해보고 싶은 일도 많아서 설레기도 해요."

- 청풍과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


"강화의 대안학교인 산마을고를 졸업하고 서울의 스타트업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직원들 스스로 자기를 갈아 넣어서 일할 만큼 힘들었지만 당시 6개월 뒤면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어요. 그 무렵에 함께 산마을고를 다녔던 선배에게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학교 다닐 때 직접 협동조합을 운영하기도 하고 청풍과도 알고 지냈기 때문에 낯설진 않았지만, 처음에는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어요.

이후에 다시 한번 제안받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당장의 보장된 미래보다 내가 만들어보고 싶은 모습을 구현해보는 것도 좋겠더라고요. 그렇게 강화 유니버스 프로젝트팀으로 합류했고 지난해 청풍 조합원이 됐어요."

- 청풍과의 만남, 무엇에 매력을 느꼈나.
 

"내 삶의 목표와 이곳의 활동이 다르지 않다는 거였어요. 회사 생활할 땐 회사의 일과 내 삶의 목표가 일치하진 않았어요. 내가 살고 싶은 삶, 원하는 모습을 이곳에선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나 일로써 구현을 해볼 수 있어요. 게다가 그 일을 자기 주도적으로 할 수 있고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유마담의 비전에도 매력을 느꼈어요. 앞으로는 로컬 여행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까요. 단순히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자기의 관심사와 정체성을 고민하고 여행에서 나름의 경험을 쌓고 구체화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간 청풍이 그런 관점에서 해온 일이기도 하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뭔가를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해요."

- 지난 10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살아남기 위해 애쓴 시간이기도 하지만 청풍과 함께하는 사람과 공간 등 사회적 자산을 축적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당장 눈에 보이진 않지만 가장 든든한 자산이죠. 지난 10년이 생존과 체력 다지기를 위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잘 살아가고 지역에서 우리의 지향과 가치를 어떻게 구현해 나갈지라고 생각해요. 강화유니버스라는 정체성도 그런 고민에서 나왔고요."

- 신임 이사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힌다면.

"체계를 잘 갖추는 것이에요. 그간은 속도감 있게 여러 일을 진행했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융통적으로 일했다고 생각해요. 꼭 어떤 룰을 만든다기보다 그간 우리가 해 온 것과 앞으로 할 것들을 구체화하고 싶어요. 더불어 청풍의 매력은 각자가 주도성을 갖고 능동적으로 일을 한다는 거예요. 그런 주도성이 팀으로서도 잘 이뤄지면 좋겠어요. 서로의 정보가 잘 공유되고 팀으로서 함께 고민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어요."

- 올해 새로운 공간인 잠시섬 빌리지를 열었는데.

"네, 최근에 인천 강화 국화리 저수지 부근에 새로운 게스트 하우스를 열었어요. 그간 아삭아삭 순무민박을 일반 게스트하우스로도 운영했는데요. 이제는 기존 공간과 새로운 공간인 잠시섬 빌리지 모두 잠시섬 프로그램으로만 운영할 계획이에요.
(잠시섬 프로그램은 방문자가 탐험가, 기록가 등 7가지 섬살이 유형 중 하나를 선택해 2~5일간 강화섬에 머물면서 자기다움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자 말)

물론 일반 숙박 손님만 받는 게 당장은 이득이겠지만 저희가 지향하는 방향과 그에 맞게 관계망을 쌓아가는 게 장기적으로 맞는다고 봐요. 실제로 잠시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도 처음엔 '가성비 여행'에 초점을 뒀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취지에 공감해주는 분들이 늘고 있어요."

- 임기를 마칠 때 무엇을 남기고 싶나.

"가능성이요. 각자 개인으로 머물 땐 현실의 한계를 빠르게 마주하게 되잖아요.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고요. 함께 이 공간에서 각자의 삶과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건 참 멋진 일이에요. 자기 삶의 방향, 지향점을 이곳에서 실현해나갈 수 있음이 막연한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 말이죠. 그 가능성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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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진행한 잠시섬 연극제 성료 후 찍은 단체 사진 ⓒ 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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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롭게 문을 연 게스트하우스 ‘잠시섬 빌리지’, 아삭아삭순무민박과 함께 잠시섬 프로그램 참가자를 위한 숙소로 쓰인다 ⓒ 안병일

 
글· 사진 안병일 강화 책방 시점 대표, 자유기고가
 
#강화 #잠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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