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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족 "만개한 벚꽃, 꼭 조화처럼 보인다"

'윤석열정권 심판 1차 경남대회' 발언... 진실버스, 31일 창원 도착

등록 2023.03.30 19:42수정 2023.03.3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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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늦은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심판 1차 경남대회"에서 10.29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의 유족들이 참석해 발언했다. ⓒ 윤성효

 
"오는 길에 보니 벚꽃이 만개했던데, 꼭 조화처럼 보인다."

10·29 이태원 압사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가 한 말이다. 30일 늦은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심판 1차 경남대회"에서 유족들이 '특별법 제정 서명'을 호소하며 발언했다.

'이태원 참사 진실버스'가 오는 31일 경남을 찾아 활동한다. 이들은 이날 아침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출근선전전을 하고, 창원지역 여러 사업장을 돌며 간담회를 연 뒤, 경남도교육청을 방문해 박종훈 교육감을 만나 기자간담회를 열며 퇴근선전전을 벌인다.

진실버스의 창원 활동에 앞서 유족들이 집회에 참석해 호소한 것이다. 김운중(유족)씨는 "추운 겨울이 지나 따뜻한 봄이 되었다. 그런데 유가족은 봄도, 화려한 꽃도 아무 의미가 없다"며 "참사 이후 경찰 조사와 국정조사를 지켜보았지만 그 결과는 무의미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때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 세월호 참사 때 매뉴얼이 없었고, 정부 부재였는데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였다"며 "책임자 처벌, 제대로 된 진상규명조차 없었다. 그래서 정부는 숨기고 감추고 덮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국민을 지켜야 하는 정부가 제대로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사과를 해야 한다"며 "정부가 막을 수 있는 참사였는데 왜 막지 못했는지, 당일 구조는 왜 지연되었는지, 왜 유족을 만나주지 않는지 등에 대한 물음에 정부는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정미진(유족)씨는 "우리는 가슴에 응어리가 졌다. 여러분들을 만나니 눈물이 찡할 정도다. 같은 심정이고 싶다"며 "윤석열은 퇴진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식을 잃고 나서 보니까, 정말 모든 부모들이 같은 마음이겠지만, 소중하지 않은 자식이 없다. 같은 부모 입장이라 생각하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우리는 너무 간절하고 절실하다.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무엇이라도 해볼 수 있다"며 "진실버스가 서울에서부터 오고 있는데, 내일 창원에 도착한다.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 오늘 가게 문을 닫고 왔다. 힘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신지현(유족)씨는 "오늘 오는 길에 보니 벚꽃잎이 떨어지고 있더라. 만개한 벚꽃을 보니 조화처럼 보였다"며 "지난해 이맘때 우리 아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벚꽃이 이쁘게 피는 시기에 꼭 시험기간이라고. 그 말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고 말했다.

참사와 관련해, 신씨는 "우리 아이는 신분증 2개가 발견되었다. 참사 때 언론사 기자가 찾은 문건에는 '참사가 이 정부에 미칠 영향', '시민단체 움직임 동향 파악'을 해서 대통령실에 보고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며 "그들은 그날 회의 때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참사가 정부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고를 했을까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아이를 보내고 나서 한 달 정도 뒤에 경찰에서 문건 하나를 집에 보내 왔다. 거기에는 아이의 죄명이 '변사'라고 되어 있었다. 죄명이 '변사'가 있느냐"며 "시신을 왜 부검하려고 하느냐. 신원이 확인되었고 범죄자도 아닌데 왜 부검을 하려고 하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씨는 "특별법을 제정해서 진상규명을 해야 하고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 그리고 꼬리 자르기를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앞으로 참사가 일어나면 내가 희생자, 유가족이 아닐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느냐. 세월호와 대구 지하철 참사 유족들을 만나 보니 그 분들이 그 때 바로 잡지 못해서 참사가 일어났다고 하더라.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서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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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늦은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심판 1차 경남대회"에서 10.29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의 유족들이 참석해 발언했다. ⓒ 윤성효

#이태원 참사 #윤석열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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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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