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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리고 증언한 유동규 "정진상이 호주 같이 가라 했다"

[현장] 이재명 공직선거법 위반 3차 공판... "패키지 여행 갔다고 친해지지 않아"

등록 2023.03.31 20:48수정 2023.04.0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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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대면했지만 증인석에 앉은 유 전 본부장은 공판 내내 이 대표에게 등을 돌린 채 증언했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배석판사 정현욱·정의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2010년 3월 리모델링 설명회 당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으로부터 '이 대표와 따로 통화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며 "서로 아는 것 같더라"고 증언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은 2009년 8월에도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던 성남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 이 대표와 김 처장이 참석했다고 밝히며 "엄청나게 큰 세미나였다면 모를 수 있는데 대화하고 소통하는 자리다. 서로 소개하고 토론했다"라고 밝혔다. 

고 김문기 전 처장이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이 되기 전부터 두 사람의 인연이 닿아 서로 잘 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김문기 처장은 개인적으로, 시장 재직 때 좀 아셨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성남시장) 재직 때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알게 된 것은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 발언을 두고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 사실'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3일 이후 격주 금요일마다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2021년 12월, 김문기 전 처장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진행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동규 "정진상이 (이재명과) 호주 같이 가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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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1월 열하루 동안 진행된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언급하며 "정진상이 전화 와서 (이 대표와) 호주를 같이 가라고 해서 성사됐다. 믿을만한 사람을 데리고 가라고 해서 아무래도 아는 사람이 이재명에게 편하니 이아무개 팀장 대신 김문기로 교체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 전 본부장은 호주·뉴질랜드 출장 중에 있었던 일화들을 상세히 소개하기며 "(이재명과 김문기가) 당연히 다 아는 사이라 자연스럽게 굴었다"도 강조했다. 

"멜버른에서는 셋(이재명·유동규·김문기)이서 골프를 쳤다. SUV 같은 차를 따로 준비해 호텔에서 타고 갔다. (같이 온 일행들을 두고) 골프장에는 운전자와 김문기, 저, 이재명 넷만 갔다. 골프장에서는 렌털도 같이 하고 (장비도) 빌려서 골프 끝나고 오는 내내 골프 이야기를 했다. 누가 잘 쳤다, 못 쳤다, 캐디도 없었는데 힘들었다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김진욱 당시 성남시 비서관, 김 전 처장이 함께 바다낚시를 갔고 자신은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대신 요트를 빌리는 비용(3000 호주 달러)을 내줬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요트를 빌리는 비용을 낸 이유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이 시켜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키지 여행 갔다고 친해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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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유 전 본부장의 증인 신문에 앞서 이날 오전 공판에서는 이 대표 측 변호인 이승엽 변호사가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 사실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이 변호사는 검찰이 핵심적으로 내놓은 호주·뉴질랜드 출장 간 찍힌 이재명 대표와 김문기 처장의 동행 사진에 대해 "패키지 여행을 다 가봤을 것"이라며 "매일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고, 같이 밥 먹고, 상당 기간을 함께 보낸다고 해서 다른 참석자와 친해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김 처장이 함께 나온 여러 사진에 대해서도 "(패키지) 여행자들을 사진을 찍는다. 얼마든지 이런 장면 나온다"라고 항변했다.

"밤에 술을 먹고 개인적으로 접촉한다면 가까워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침 인사 정도 하고, 그렇게 상당 기간 함께 보내는 관계다. 그렇다고 해서 '너 패키지 갔으니 걔랑 엄청 친하겠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에 검찰은 "저도 제 처와 관계가 매우 좋지만, 웨딩사진 말고는 눈을 마주친 사진이 없다"면서 "찰나의 순간에 그러한 장면이 없다고 친분 교류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주 출장 중 대화나 눈을 맞추고 있는 사진이 없었다는 주장을 하는데 사진은 찰나의 결과물"이라며 "눈 맞춤 사진이 없었다고 친분을 쌓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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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한편, 이날 법정 안팎에서는 크고 작은 혼란이 이어졌다. 이 대표가 이날 오전 10시 25분쯤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중앙지법 서관 입구로 들어서자 80대 남성은 미리 준비한 달걀 두 알을 이 대표를 향해 던졌다. 다행히 투척 지점이 이 대표와 거리가 멀어 닿지 않았지만, 자칫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뻔했다.

이 남성은 현장을 통제하던 경찰 및 법원 직원 등에 의해 제지당한 후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대표는 이 남성에 대한 처벌 불원 의사를 전달했고,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대표의 처벌 불원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재명 #유동규 #김문기 #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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