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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농락" 박용진 지적에 "에이"로 받아친 한동훈

[대정부질문] '노웅래 늑장기소' 놓고 설전... "이재명 예행연습했나" vs. "비약 너무 심해"

등록 2023.04.03 18:26수정 2023.04.0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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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맞붙었다. 박 의원은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 3개월 뒤에야 노웅래 의원이 기소되자 "한동훈 장관이 총괄지휘한 입법부 농락 사건"이라 했고, 한 장관은 "중대한 사안이라 영장을 청구했고 증거가 충분했다. 뭐가 문제인가"라고 또 반문했다. 

박 의원은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에게 "노웅래 의원 사건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부결 후 기소까지 보통 열흘이나 한 달 정도 걸렸던 다른 의원 사건과 달리 91일이나 걸렸다"라며 그 이유를 물었다. 한 장관은 "첫째, 최장기록은 아닌 것 같고 과거 5개월 걸린 사안도 있다"고 답한 다음 "현금 띠지를 추가적으로 추적하는 수사가 있었고, 구속이 꼭 필요한 사안이라고 봐서 회기가 연장되지 않았을 경우 재청구까지 염두에 두며 수사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박용진의 질문, 한동훈의 반문

박용진 의원 : "뜻밖이다. 이 본회의장에서 장관께서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아주 자신있게 얘기했는데, 기소와 관련해서 다른 것들이 필요했다 이 말씀인가?"

한동훈 장관 : "아뇨. 별건이다. 새롭게 나온 돈의 출처를 찾기 위한 거고. 돈의 녹음까지 있는데 증거가 더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박 의원은 "별건수사가 가능하게 돼 있나"라고 짚었다. 한 장관은 "금지되는 별건이란 다른 수사를 하는 수단으로서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고, 별개 수사는 가능하다. 범죄가 있는데 왜 수사를 안 하나"라고 되물었다.

박 의원은 이번엔 "다른 의도로 덜컥 영장부터 보낸 것 아닌가"란 질문을 던졌다. 한 장관은 "수사가 부족하다? 아이, 말씀 다시 드리지만 돈 주는 장면 녹음된 사건은 제가 본 적 없다"며 "증거가 부족해서 검찰이 기소를 못했다, 이런 말씀인가"라고 또 물었다. 


박용진 의원 : "체포영장 청구는 인신구속이 필요한 상태에서 피의자 본인한테 확인할 게 많고 수사할 게 많다는 얘기 아닌가. 그런데 제가 알기로 노웅래 의원을 그 긴 91일 동안 검찰은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 반드시 구속수사해야 될 사람인 피의자를 한 번도 직접 확인 수사를 안 했다. 그렇게 하는 게 국민적으로,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한동훈 장관 : "네, 대단히 상식적이다. 녹음까지 있어서 6000만 원 뇌물 부분은 이미 증거가 탄탄한 상태이고, 추가수사를 하는 데다 이정도 사안이면 구속할 수 있는 사안이고 구속해야 된다고 다른 국민과 형평성을 본 거고. 국회가 이렇게 3.1절까지 끼워서 연속으로 방탄할 것이라는 걸 예상하기 힘들지 않나. 그 전까지 감안했기 때문에 새로운 영장 청구까지 염두에 두고 수사한 것인데, 어떤 부분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


박용진 의원 : "궤변이다."
한동훈 장관 :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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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한동훈 장관은 "더 나아가 새로 발견된 현금 출처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것, 그런 수사하는 게 뭐 잘못됐는가"라고 다시 물었다. 박용진 의원은 "제가 말씀 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박용진 의원 : "증거가 차고 넘친다는 법무부 장관이 석 달 동안 기소도 못하는 검찰을 두고 봤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 체포영장을 보낸 검찰이 그 긴 3개월 동안 직접수사 한 번도 안 했다. 이게 말이 되나.

동료의원 여러분, 지난번에 우리가 처리한 체포동의안은 도대체 뭔가? 우리를 갖고 논 것 아닌가? 검찰과 한동훈이 우리를 이렇게 농락해도 되나? ...(중략)... 답정기소, 정치적으로 기획된 부실수사이고 이재명 겨냥한 사전예행연습용, 국회 간보기로 활용된, 한동훈 장관이 총괄 지휘한 입법부 농락사건이라고 저는 얘기할 수밖에 없다."


박 의원은 "하실 말씀 있나"라며 발언권을 한동훈 장관에게 넘겼다.

한동훈 장관 : "비약이 너무 심하시다. 녹음까지 있는 뇌물사건이다. 여기에 연장으로, 삼일절까지 끼워서 방탄한 것에 대한 반성할 문제지 이 부분에 대해서 부르지 않았다고 비약이다? 에이, 저는 국민들께서 위원님 말씀하시는 거 어떻게 볼지 걱정된다.

(중략)... 위원님. 지금까지 제가 수사한 사건에 대해서 구속사건 계속 주장하지 않았나. 그 사안은 혐의가 부족하거나 증거가 부족해서 그랬나? 그렇지 않다. 화이트칼라 범죄에선 범죄의 중대성이 구속의 필요성이고 이건 반드시 구속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라 영장을 청구한 거고, 증거가 충분했다. 뭐가 문제죠?"


"여긴 대정부 질문" vs. "제가 물어보는 게 안 되나"

이후 정순신 변호사(국가수사본부장 낙마자) 관련 질의에서 박 의원이 인사검증시스템 보완을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어떤 법을 만들겠다는 취지인가"라고 또 물었다. 박 의원은 "제가 왜 질문을 받아야 하나. '대정부' 질문이다. '대국회' 질문이 아니고"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 장관은 "지금 저와 얘기하는 건 일방적으로 호통치는 게 아니라 국민이 보기에 건설적인 답을 도출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제가 물어보는 게 안 되는가"라고 다시 반문했다.

박용진 의원 : "저 하고 토론하고 싶으면 별도의 방송, 유튜브를 통해서 그렇게 하자. 여기는 대정부 질문하는 자리다."
한동훈 장관 : "제가 답변할 수 있다."


박 의원은 "(이곳은) 영국 의회가 아니다"라며 "영국 의회는 답변하는 장관도 의원이다. 그러니까 토론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 장관은 말없이 웃었다.
#박용진 #한동훈 #대정부질문 #검찰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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