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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보호종 6종 발견... 이 지역에 토목공사라니요?

'금호강 난개발 저지 공대위' 성명 내고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 원점 재검토 주장

등록 2023.04.04 10:27수정 2023.04.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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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난개발 저지 공대위 소속 녹색당 대구시당 당원들이 지난 2월 금호강 고모지구 현장에서 공사중지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벌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환경부는 283억 원 혈세 탕진 생태파괴 토건사업 즉각 철회하라!"
"6종의 법정보호종 발견된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법정보호종 야생생물 서식 실태조사 제대로 다시 면밀히 수행하라!"
"환경부는 주민 핑계 대지 말고 생태파괴 사업 철회 스스로 결단하라!"


지난 11월 공사가 잠정 중단된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이 최근 공사 재개 움직임을 보이자 3일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가 긴급 발표한 성명의 핵심 주장들이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벌이는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이 결국은 283억 원의 혈세만 탕진하는 생태파괴 토건사업일 뿐이란 주장이다. 이 사업 구간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최근 6종이나 목격되면서, 개발보다 생태보전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지역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법정보호종 6종 발견된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 현장

이들은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구간에서 법정보호종 야생생물인 수달과 흰목물떼새와 원앙에 이어 삵, 얼룩새코미꾸리, 황조롱이까지 추가로 발견됐다"고 말한다. 이곳에 6종의 법정보호종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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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고모지구 사업 구간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원앙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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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지구 사업 구간 금호강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얼룩새코미꾸리. 한반도 고유종이다. 한반도에서 사라지면 이 지구상에서 절멸되는 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들은 "지난겨울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사업 구간 생태조사에서 수달과 흰목물떼새, 원앙의 서식이 확인됐고, 올해 초 생태조사에서 삵과 얼룩새코미꾸리, 황조롱이까지 추가로 서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공대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은 집(서식처)까지 발견됐다. 또한 역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얼룩새코미꾸리는 공사구간 내 세 지점에서 서식이 확인된 만큼 이들에 대한 보호대책이 철저히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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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집의 수달 가족 ⓒ 정수근

   
실제로 대구지방환경청에서 낸 이 사업(평서서 사업 명칭은 "대구시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을 보면 "공사 전 평가서에 제시한 법정보호종(수달, 삵, 원앙) 외에 추가로 서식을 면밀히 조사하고, 서식이 확인될 경우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해당 종의 특성에 따른 적정 보호대책 수립·실시 후 공사 시행"하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따라서 공대위는 "민간 조사에서 이들 6종의 법정보호종이 확인된 만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들의 서식 실태를 면밀히 조사한 후 적정 보호대책을 수립·실시하는 것이 우선이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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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환경청이 낸 본 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 ⓒ 환경영

   
이렇듯 "해당 공사구간은 대구의 3대 습지 중 하나인 팔현습지와 반야월습지 구간으로 이미 그 생태적 중요성이 인정돼 수성구에서 2017년부터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놓았고(팔현습지), 생태자연도 1등급(반야월습지)에 해당하는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공대위는 "이런 생태적으로 민감한 구간에 대한 하천공사를 계획할 경우에는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면밀히 조사한 후에 공사를 계획하는 것이 옳다. 더군다나 사업 주체가 생태환경 보호에 가장 앞장서야 할 환경부(낙동강유역환경청) 아닌가. 환경부가 금호강의 중요한 습지의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공사를 벌일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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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구간에 야생생물 보호구역과 생태자연도 1등급지가 그대로 포함돼 있다. ⓒ 환경영향평가서

   
애초에 입지상 무리한 측면이 있는 사업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대위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하천공사를 계획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고, 슈퍼제방 공사로 보호해야 할 민가도 없는 곳에 제방공사를 계획한 것 또한 무리였다. 또한 생태적으로 민감한 생태연결 통로에 해당하는 무제부 구간(산지)에 산책로용 교량을 설치한다는 발상 자체가 반생태적인 무리한 계획이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공대위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금이라도 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무리한 사업을 그대로 강행할 시 환경부로서의 존립 근거에 심각한 의문을 가지게 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굳이 공사를 강행하겠다면 환경부 간판을 떼고 공사를 실시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주민 일부 공사 재개 성명 발표

한편, 수성구 고산동(시지) 주민 일부는 3월 29일 '수성구 고산동 주민일동'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지난해 11월 중단된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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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 겸 산책로 조감도. ⓒ 환경영향평가서

   
주민들은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은 관련법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는 등 행정절차가 완료됐고 이미 사업 일부가 진행됐으므로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보도교 설치를 비롯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공사가 진행돼야 한다. 산책로는 인간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완충지대로 기능할 수 있고 이용객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이 대해 대구환경운동연합 이승렬 의장은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된 사업'이란 주장은 6종의 법정보호종 확인으로 엉터리 평가임이 입증됐고, 생태 민감 구간에 인공적인 구조물을 설치하고 생태 감수성을 높인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수성구 고산동(시지) 일부 주민들이 산책로 공사 재개를 주장한다고 하는데, 그 고산동에서 산책로가 놓이는 구간은 6~7㎞가 떨어져 있다. 6㎞가 넘는 구간을 산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더군다나 1㎞ 앞 가천동 일대에 이미 흙길 산책로가 잘 놓여 있는데, 6㎞가 떨어진 그 멀리까지 산책하러 간다는 자체가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이런 비합리적 주장에 대해서까지 중요 민원으로 고려해 행정소모적 쇼를 벌인다는 것은 다른 속셈을 의심케할 수밖에 없다"면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더 이상 주민 핑계 대지 말고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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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사업이 진행되면 저 아름드리 왕버들 숲이 모두 사라지고 저 일대에 교량이 놓이게 된다. 숲의 파괴뿐 아니라 산과 강의 생태 단절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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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강행되면 이 아름다운 하천숲이 모두 사라지게 되고, 생태계는 단절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끝으로 공대위 또한 "283억 원의 혈세만 탕진하는, 오직 토건을 위한 사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 사업을 환경부가 수행한다는 자체가 난센스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금이라도 이 사업을 철회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환경부로서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바로 선다. 환경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은 2025년 3월까지 약 283억 원을 투입해 수성구 매호동에서 동구 효목동 일원 금호강 약 4㎞ 구간에 대해 하도정비 및 제방보강 등 하천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추가로 보도교 등 교량을 비롯해 1.5㎞ 길이의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연결도로 포장까지 계획된 토건공사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지난 15년 동안 낙동강과 금호강을 비롯한 우리 강의 자연성 회복운동에 주력해오고 있습니다.
#금호강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 #고모지구 #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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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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