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마라톤, 등산... 기어이 운동에 중독됐다

은퇴 이후에도 운동은 포기할 수 없는 일과

등록 2023.04.06 09:41수정 2023.04.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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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몸을 실고 고희의 청춘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자전거에 몸을 실고 전국을 누비는 친구들, 언제나 삶의 활력을 주는 신나는 몸짓이다. 전국의 산과 강을 따라 누비는 청춘들의 살아가는 신나는 모습이다. ⓒ 박희종


사회 첫발은 조용한 중소도시에서 시작했다. 시골에 가까운 중소도시, 한 많은 셋방살이 3년을 마치고 개인주택을 장만했다. 아파트가 부족했던 시절이기에 구입한 개인주택, 삶 중에 가장 좋았던 순간이기도 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좋아하는 꽃과 나무를 심을 수 있으니 말이다. 나만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개인주택의 삶은 몸을 그냥 두지 않았다.


신선한 바람이 부는 뒤뜰을 나서면 늘 자연과 함께 할 수 있고, 넓은 들판엔 깨끗한 물이 흘러 상쾌했다. 신선한 들판에 그려진 끝없는 농로 길, 길 끝에는 아늑한 산자락이 보였다. 산자락까지 달려갈 수 있을까? 할 수 있을까를 의심하기도 하면서 확인도 하고 싶었다. 산자락까지 죽을 힘을 모아 뛰기 시작했다. 한동안 달리자 몸이 달아 오르고 땀으로 젖어 왔다. 더위 속에 바람이 주는 시원함, 떨칠 수 없는 쾌감이었다. 젖은 몸을 찬물에 씻어낸 쾌감은 표현할 수 없는 환희였다. 운동을 이래서 하는 것이구나! 평생하는 운동의 시작이었다.

마라톤과 근육운동, 평생운동이 되다

학창 시절에 경험한 황홀함을 다시 찾은 것이었다. 죽을 힘까지 짜냈던 축구경기, 하루종일 오르내리던 대학시절에 만난 산자락이었다. 온몸을 적시는 뜨거운 땀과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과 물, 어디에 이런 조합이 있을 수 있을까? 서서히 운동의 기억을 되살리며 마라톤에 빠져들었다.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마라톤, 평생 함께하는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단거리를 즐기던 마라톤, 나는 풀코스를 달릴 수 없을까? 남들도 하는 것인데.

우선, 하프코스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나라고 못할 이유가 있을까? 하프코스의 고단함과 희열은 20여 년 동안 지속되었다. 곳곳의 마라톤 대회를 빼놓지 않았고, 달리기는 일상의 일이었다. 달리기가 곤란한 겨울, 체육관 러닝머신을 이용하면서 근육운동을 병행했다. 허리근육과 하체를 단련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세월이 흘렀고, 마라톤은 10km가 되었고 다시 5km가 되고 말았다. 무릎이 가끔 골을 부려서다. 기구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하고, 다시 5km를 뛰면서 땀을 흘린다. 일주일에 서너 번, 살아 있으면 하는 운동이다. 운동에 대한 열정에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자전거도 한몫했다.

즐거운 운동엔 자전거와 등산이 있다


단단한 근육과 날씬한 몸매로 무장한 자전거 마니아들이 세상에 가득했다. 무모한 듯 도전장을 내민 친구들과의 자전거, 전국 곳곳을 누빈다. 근처의 자전거길과 농로를 달리고,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 나선다. 길게는 포항에서 통일전망대까지의 3박 4일 코스, 섬진강변의 1박 2일 코스 등 전국을 돌아봤다. 남한강과 낙동강 그리고 북한강을 헤매며 자연을 즐겼다. 봄이면 봄대로 상큼하고, 여름이면 여름대로 좋다. 가을이면 영그는 계절을 친구 삼아 달리는 기분은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여기에 친구가 있고 먹거리가 있으니 언제나 포기할 수 없는 일상이다. 늙어가는 몸, 단련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시간이 없으면 새벽에 했고, 불가능하면 밤에도 했다. 기어이 운동 중독이 되고 만 것이다. 중독은 산에 오르는 것에도 번지고 말았으니 아직도 이어지는 산행이다. 오늘도 산에 올라야 한다. 친구들이 있고, 맛있는 먹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엔 삶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멀리서 친구들이 서성이고 있다. 검은 머리는 희끗희끗 색이 발했고, 머리칼은 헐렁한 머리다.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산을 오른다. 한 시간여를 올라 땀으로 젖어 오면 오래 전의 추억이 되살아 난다. 숨을 헐떡이며 달리던 논둑길, 싱그러운 강물이 흐르던 낙동강이 생각나고 섬진강이 떠 오른다.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단다

언제나 해야만 몸과 마음이 상쾌한 운동이다. 몇 년간 코로나의 급습으로 많은 것을 망설였다. 어떻게 할까? 홀로 산을 오르고 자전거를 몰았다. 마스크로 무장하고 체육관을 다녔다. 코로나도 서서히 물러가는 세월이 되었다. 서서히 운동에 대한 욕심이 되살아 나는 세월이다. 올해는 친구들과 어느 곳으로 달려볼까? 체육관에서 몸을 단련하고, 산을 오르며 몸을 다져놔야 한다.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휘젓고 다니기 위해서다.

언젠가 찾았던 춘천 호반의 황홀함을 다시 맛보고,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풍경을 만나기 위해서다. 굽이굽이 꿈틀대는 금강줄기도 빼놓을 수 없다. 새만금 방조제도 어서 오라 부르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전거길을 위해 힘을 준비해야 한다. 오늘도 친구들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하루다. 산을 올라 땀 흘리는 즐거움 뒤엔 시원함이 있다. 간단한 막걸리 한잔에 어우러지는 늙음의 이야기들, 그보다 더 좋은 삶이 어디 또 있겠는가?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단다. 언제나 근육을 비축하여 산을 찾고 자전거를 타는 이유이다.
덧붙이는 글 건강의 중요함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 운동을 시작했고, 어떤 운동을 하고 있을까? 늙음에 대비하지 못한 삶이었지만 도전삼아 시작한 운동이 삶의 기본이 되고 있다. 다양한 운동이 삶의 활력이 되는 은퇴자의 하루하루의 이야기다.
#근육운동 #마라톤 #자전거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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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무렵의 늙어가는 청춘, 준비없는 은퇴 후에 전원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가끔 색소폰연주와 수채화를 그리며 다양한 운동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월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고 싶어 '늙어가는 청춘'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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