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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박정아-배유나, 여자부 'FA시장' 오픈

[여자배구] A등급 15명 포함 FA선수 20명 공시, 선수대이동 예고

23.04.09 12:35최종업데이트23.04.0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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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많은 배구팬들의 예상을 깨고 2022-2023 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3위로 간신히 봄 배구 티켓을 따낸 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챔피언 결정전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흥국생명과의 챔프전에서는 역대 V리그 챔프전 최초로 2연패 뒤 3연승을 따내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아직 챔프전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V리그는 쉬어갈 틈이 없다. 지난 6일 남자부의 FA시장이 열린 데 이어 9일부터는 여자부의 FA시장이 열렸다. FA자격을 얻은 20명의 선수들은 9일부터 오는 22일 오후 6시까지 2주 간 FA계약 교섭을 갖게 된다. 이번 FA시장은 20명 중 무려 75%에 해당하는 15명이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A등급 선수이기 때문에 구단들 간의 눈치 싸움도 더욱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FA시장에는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을 비롯해 도로공사 우승의 주역 박정아와 배유나, 현대건설의 '살림꾼' 황민경, 리베로 김연견, 2020 도쿄올림픽 4강을 이끈 주전세터 염혜선(KGC인삼공사) 등 대어들이 대거 쏟아진다. 특히 이번 시즌 23억 원이었던 여자부의 연봉 상한액이 다음 시즌 28억 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라 전력보강을 노리는 각 구단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서 첫 FA 자격 얻은 배구여제
 

김연경이 현역 연장을 결정하면 FA시장에서 '역대급 영입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 한국배구연맹

 
이번 FA시장에서 배구팬들의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선수는 단연 '배구여제' 김연경이다. 일본과 튀르키예,중국 등 해외리그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느라 30대 중반이 되도록 한 번도 V리그에서 FA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던 김연경은 2022-2023 시즌이 끝난 후 드디어 흥국생명에서 6시즌을 채웠다. 이에 처음으로 V리그에서 FA가 된 김연경이 어떤 구단을 선택할지 배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록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프전 우승을 아쉽게 놓쳤지만 김연경은 챔프전 5경기에서 득점 2위(120점), 공격성공률 1위(45.31%)를 기록했을 정도로 발군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시즌 7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이 김연경 가세 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다음 시즌 김연경을 데려가는 팀은 단숨에 공수에서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후반 인터뷰에서 시즌 후 은퇴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김연경은 시즌이 끝난 후에도 은퇴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팬들이 계속 뛰기를 원한다"는 말로 현역 연장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만약 김연경이 현역연장을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FA시장에 뛰어들 경우 원소속팀 흥국생명을 비롯한 모든 구단에서 '역대급 영입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김연경은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역대 최고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IBK기업은행 알토스에서 도로공사로 이적해 6시즌 동안 활약하며 두 번의 챔프전 우승을 이끈 '클러치박' 박정아도 FA자격을 얻었다. 사실 박정아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리시브 효율 21.77%, 챔프전 리시브 효율 19.35%에 머물렀을 정도로 서브 리시브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 아웃사이드 히터다. 게다가 이번 시즌 5억8000만원에 달했던 고연봉도 선뜻 영입을 결정하기 부담스러운 부분.

하지만 박정아는 챔프전 5경기에서 87득점을 기록하며 도로공사의 두 번째 챔프전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평소에는 다소 기복을 보일 때도 있지만 승부처에서의 집중력과 파괴력은 단연 리그 최고 수준이다. 물론 박정아를 데려가는 팀은 서브 리시브 라인을 정리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되겠지만 박정아의 합류는 김연경 다음가는 공격력을 가진 아웃사이드 히터를 영입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김연경 없으면 실질적인 최대어는 배유나?
 

배유나는 FA를 앞둔 이번 시즌 데뷔 후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한껏 끌어 올렸다. ⓒ 한국배구연맹

 
지난 2018-2019 시즌 도로공사의 챔프전 준우승을 이끈 후 FA자격을 얻은 배유나는 무릎과 어깨부상 때문에 수술과 재활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에 배유나는 자신의 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연봉 8600원에 도로공사에 잔류했고 2019-2020 시즌 4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부상 복귀 후 두 시즌 동안 각각 266득점, 256득점을 기록한 배유나는 이번 시즌 미들블로커임에도 무려 443득점을 올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번 시즌 옵션을 포함해 연봉 3억3000만원을 받았던 배유나는 다음 시즌 충분히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이번 시즌 득점12위(국내 선수 7위), 블로킹2위(세트당 0.77개), 이동공격1위(51.70%)를 기록했던 활약을 다음 시즌에도 이어간다면 배유나는 충분히 모든 팀에서 탐낼 만한 선수다. 도로공사 역시 우승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박정아와 함께 반드시 잔류시켜야 하는 선수다.

김연경의 절친한 친구이자 2020도쿄 올림픽이 끝난 후 김연경, 양효진(현대건설)과 함께 대표팀에서 은퇴한 김수지(기업은행) 역시 FA자격을 얻었다. 1987년생으로 만 3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김수지는 이번 시즌에도 블로킹5위(세트당 0.69개)와 속공 9위(37.56%),이동공격5위(38.71%)를 기록했을 정도로 건재한 기량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김수지가 가진 188cm의 좋은 신장은 상대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서브리시브와 수비, 서브를 강화하고 싶은 팀이라면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의 '살림꾼' 문정원과 황민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정원은 이번 시즌 56.94%의 리시브 효율(2위)을 기록했을 정도로 어지간한 리베로를 능가하는 안정된 서브리시브를 자랑하고 특유의 '돌고래 서브' 역시 문정원이 가진 뛰어난 무기다. 황민경은 안정된 수비와 강약을 조절하는 서브 외에도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리더십을 겸비한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이다.

이 밖에 국가대표 출신의 베테랑 리베로 김연견과 오지영(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국가대표 주전 세터 출신 염혜선, 이번 시즌 데뷔 후 최고 활약을 선보인 페퍼저축은행의 주장 이한비 등이 FA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시험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의 간판스타 김희진 역시 이번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었지만 지난 2월 무릎수술을 받은 후 2023-2024시즌 활약이 불투명해 좋은 계약을 기대하긴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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