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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무턱대고 시작한 주식과 코인, 그 결과는?

[도전기] 한때 손실 200만 원까지... 그래도 배운 게 있습니다

등록 2023.04.16 20:24수정 2023.04.1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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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광기까지 계산할 수는 없다"라는 뉴턴의 유명한 말이 있다. 뉴턴이 투자를 통해서 돈을 잃고 한 말이다. 이 말을 책에서 읽고, 뉴턴도 못한 사람의 광기를 내가 이겨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투자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힘겨운 고등학교 3학년의 입시전쟁을 끝내고 바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상당히 재미있었다. 어떨 때는 사자마자 값이 오르고, 또 어떨 때는 사자마자 값이 내려갔다. 잠도 거의 안 자고, 밤에 열리는 미국장과 아침에 열리는 한국장에서 미친듯이 투자를 했다.

하지만 주식은 변동폭이 생각보다 작고, 돈이 얼마 없는 대학생한테는 벌어도 번 것 같지가 않았다. 많이 벌어도 몇 천 원에서 몇 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래서인지 가끔 뉴스에서 코인, 즉 암호화폐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단어가 엄청 매력적으로 들려왔다.

대폭락장 후 만난 암호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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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의 입시전쟁을 끝내고 바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 elements.envato

 
2022년도에 갑자기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과 함께 대폭락장이 찾아왔다.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투자를 한 내 주식계좌는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쩔 줄 몰랐다. 잃은 돈의 액수는 상당했고, 어떻게 잃은 돈을 다시 벌어야 할까 고민했다.

신중하게 생각해 본 결과, 벌어도 번 것 같지 않은 것 같고, 하락만 하는 주식에서는 도저히 잃은 돈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암호화폐 시장은 크게 선물거래와 현물거래로 분류된다. 선물거래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운영하며 특정 코인이 오를지, 내릴지를 예측해서 배팅하는 거래이다. 반면 현물거래는 그냥 코인을 사고파는 거래를 말한다.

처음에는 현물거래로 코인을 시작했다. 부자가 될 기대를 가지고 현물거래를 시작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현물거래는 주식과 별반 차이가 없는 변동폭을 가지고 있었고, 오히려 주식보다 더 돈 벌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주식에서 잃은 돈을 되찾으려고 시작했던 현물거래에서도 돈을 잃기 시작했고,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물거래에 있는 돈을 다 빼고 빠르게 코인시장을 접었다. 이것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첫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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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은 떨어지면 계속 떨어지고, 오르면 계속 올랐다. ⓒ elements.envato

 
그렇게 코인 현물거래를 접고, 대학 생활을 열심히 하던 중 군대에서 코인을 통해 돈을 엄청나게 벌었다가 전부 잃은 한 형을 만나게 되었다. 그 형은 현물거래를 통해서 돈을 번 것이 아닌 선물거래를 통해서 돈을 벌었다고 했다.

현물거래는 해봤지만 선물거래는 안 해봤기에 어떤 시장일지 궁금했고, 형의 도움을 받아서 코인 선물거래 시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선물거래에는 배율이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배율을 20으로 한다면 0.1%의 가격이 올라도 2%를 먹는 것이다. 배율은 1~125까지 가능하다. 처음 배팅할 때는 배율을 10으로하고 5만 원 정도를 투자했다. 코인의 가격이 전에 올랐다면 하락 걸었고, 가격이 전에 비해 떨어졌다면 상승에 걸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코인은 떨어지면 계속 떨어지고, 오르면 계속 올랐다. 코인 시장은 흐름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었다. 배팅했던 5만 원은 자고 일어났더니 청산당하고 내 손을 떠나 있었다.

돈을 잃고 깨달은 것

주식이든 코인이든 잃어가는 돈의 액수는 점점 늘어났고, 이제 돈을 잃는 내 모습에 익숙해져 갔다. 여기서 모든 투자를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만두면 다른 사람들 배만 채워준 것이라는 생각에 어떻게든 잃은 돈을 회복하고자 경제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경제 지식을 쌓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도서관을 다니며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재무제표 읽기 등 관련된 책들을 읽었다. 인터넷 경제 뉴스를 매일매일 확인하며, 어떤 것이 이슈가 되고 있고, 경제 흐름이 어떤지를 파악했다. 더불어 주식 자본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과 관련된 CPI, 고용보고서 등 중요한 경제 지표들을 매달 확인을 했다.

CPI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회가 이 CPI를 보면서 금리를 인상할지 인하할지 결정할 만큼 매우 중요한 지표라서 특히 더 찾아보았다. 이런 나날들의 반복을 통해서 각종 지표의 연관성과 거시 경제의 흐름을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경제 분야를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던 흥미로운 지수가 하나 있었다. 바로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VIX 지수였다. 시카고 옵션 거래소 변동성 지수이며 이 지수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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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모델 VIX지수를 이용해서 회귀모델을 만들어서 직접 예측을 해보았습니다. ⓒ 한건희

 
이 지수를 통해서 시장을 예측해보고자 했다. 그래서 최근 시장 지수들을 긁어온 후 파이썬을 이용해 선형 회귀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을 통해서 미국 시장 지수들을 예측해 3배 ETF 상품에 투자하려고 했다. 만약 예측에 성공한다면 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큰 꿈을 가지고 매일매일 회귀모델의 결과값에 따라 투자를 했다. 그 결과 수익률은 마이너스였다. 예측은 예측일 뿐이었고, 주식 시장이나 코인 시장은 과거의 전례를 따르지 않았다. 여태까지 쌓인 손실액이 200만 원에 달하게 되었다. 대학생에게는 매우 큰 액수의 돈이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이 200만 원 덕분에 주식과 경제, 코인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입시를 위해서 학구열을 불태웠던 때 후로 대학에 입학해서 어떤 것에 이렇게 집중해 본 적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경제 지식이 많이 늘었고, 돈을 관리하는 방법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회귀모델도 만들어보고, 경제 공부도 하면서 주식과 코인을 열심히 한 결과, 깨달은 것이 있다. 바로 단타는 하지 말고, 꾸준히 비전 있는 종목을 찾아서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하자는 것이다.

당연한 소리지만 돈 앞에서는 이 말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은 배당주들을 찾아서 사서 모으고 있고, 주식 가격을 확인하는 텀을 늘리고 있다. 또한 근래에는 한국금리가 3.5%까지 오르고, 3.75%까지의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고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만큼 주식과 투자보다 예, 적금에 비중을 두고 돈을 운용하고 있다.

시중 은행보다는 인터넷 뱅크가 파격적인 이율의 예금, 적금 상품들을 내놓고 있어서 인터넷 뱅크에 많이 돈을 넣고 있다. 금리가 높을 때는 주식 시장이 빠지기 때문에 지금은 은행을 애용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주식 #코인 #대학생 #돈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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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저만의 이야기, 생각들을 기사로 쓰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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