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멈췄다 다시 연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음악회 풍경
서부원
지난 목요일(13일) 교정에서 그동안 코로나로 열리지 못했던 추모 음악회가 있었다. 연습할 시간조차 녹록지 않았지만, 아이들도 교사들도 이심전심으로 손을 보탰다. 점심시간 식생활관 앞에 간이 무대를 설치하고 가수와 관객 구분 없이 참사를 기억하고 다짐하는 노래를 함께 불렀다. 조촐해도 뭉클한 시간이었다며 모두 뿌듯해했다.
9년째 내 팔목엔 노란 세월호 고무링이 채워져 있다. 거기엔 참사가 발생한 날짜와 함께 기억, 희망, 동행이라는 세 단어가 새겨져 있다. 잊지 않고 함께하겠다는 기억과 동행이라는 글귀보다, 희망이라는 단어에 마음속 방점을 찍게 된다. 유족을 욕보이고 정의를 조롱하는 야만과 반동에 맞서 끝내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긍정의 다짐으로 읽혀서다.
그 약속과 다짐을 아이들과 공유하고 가슴에 새기도록 하는 건 교육의 몫일 테다. 해마다 봄꽃 만발하는 4월이면 전국의 학교마다 추모 행사를 여는 것도 그래서다. 교과별로 시낭송회를 열고, 추모 영상을 시청하는가 하면 학생회에선 교정 곳곳에 노란 종이배와 바람개비를 세워놓기도 했다. 점심시간에는 추모곡 '천 개의 바람 되어'가 교정에 울려 퍼진다.
'콩나물에 물 주기'일지언정 아이들이 희망의 근거다. 계기 수업 때 소개한 한 석학의 일갈을 한 아이가 멋들어진 표현으로 맞장구쳤다. 버거운 일상에 치여 고통받는 이웃에게 눈길조차 주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각박한 세태가 부디 미래세대 아이들에게 전염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보내며,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야 하는 이유다.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보면 그 사회의 수준을 알 수 있다."
"그 말씀인즉슨, 좋은 사회란, 성공한 이들을 향해 박수갈채를 보내기보다 고통받는 이들의 눈물을 먼저 닦아주는 사회라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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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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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아직 내 팔목에 채워져 있는 노란 세월호 고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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