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희준 점장이 자신있게 추천하는 흑임자크림커피
허정인 자유사진가
'도서특성화사업'으로 작년 여름 문을 연 마을 카페를 지키는 사람은 임희준(27) 점장. 마을 이장인 아버지 임병삼(57)씨의 권유로 운영을 맡게 됐다. 뭍으로 공부하러 간다고 했을 때, 태권도 국가대표를 그만두고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언제나 아들 편이던 아버지의 곁을 이젠 장성한 막내아들이 든든하게 지킨다.
좌석은 예닐곱개로 아담하지만 주말이면 수 만 명이 다녀가는 여행지답게 대형 카페만큼 메뉴가 다양하다. 에스프레소부터 돌체라떼, 비엔나커피까지 13종의 커피, 시원한 과일 에이드와 스무디, 건강차까지 수십 가지를 임 점장이 직접 개발했단다.
마을 이름을 달고 하는 카페라 어느 하나도 허투루 한 게 없다. 올봄 계획을 묻자 "'벚꽃 라떼'를 준비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새하얀 꽃잎이 훈훈히 풍기는 4월에 만날 영흥도의 커피 맛이 궁금하다.
영흥 카페 터미널 옹진군 영흥면 영흥로176번길 8 0507-1352-1952
하늘고래전망대

▲ 영흥대교의 야경
허정인 자유사진가
진두방파제를 지나 해안로를 걷다 보면 웅장한 영흥대교를 배경으로 늠름하게 서 있는 '하늘고래전망대(높이 4m)'에 다다른다. 파란 하늘을 바다 삼아 뛰어오를 것 같은 형상이다. 바다와 생명, 꿈을 상징하는 전설의 동물로 주민들의 풍요로운 삶과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의미로 세웠다. 밤에도 섬을 밝혀, 그림 같은 밤바다의 야경을 고스란히 즐기기에 제격이다.
하늘고래전망대 옹진군 영흥면 영흥북로 74
생명의 바다, 어머니의 바다
하늘고래전망대 맞은편, 온몸을 꽁꽁 싸맨 아낙들이 쉴 새 없이 조새질을 하고 있다. "드셔봐. 굴 맛이 꿀맛이야." 할머니에게 다가가자 뽀얗게 살 오른 굴을 입안에 넣어준다. 싱싱한 바다 냄새가 확 퍼진다. 섬사람 송부선(83)씨는 "아침에 내가 다 잡은 거야"라며 조새(굴 까는 도구)로 좌판의 굴, 바지락, 갱을 가리킨다.

▲ 내리어촌계 아낙들의 봄. 사시사철 생명이 넘치는 영흥 앞바다는 주민들의 오랜 자부심이다.
허정인 자유사진가

▲ 내리어촌계 아낙들의 봄. 사시사철 생명이 넘치는 영흥 앞바다는 주민들의 오랜 자부심이다.
허정인 자유사진가

▲ 내리어촌계 아낙들의 봄. 사시사철 생명이 넘치는 영흥 앞바다는 주민들의 오랜 자부심이다.
허정인 자유사진가
할머니는 평생 맨손으로 바다에서 삶을 일궜다.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캐고 잡는 재미에 바다가 좋다. 아직은 바람 끝이 차가운 3월, 새벽 바다에서 억척스럽게 캐 온 해산물을 바람막이 하나 세워진 노상에서 저녁까지 판다.
"여긴 몸만 건강하면 평생 먹고살 걱정은 없어. 사시사철 바다가 주는 대로 잡고 따고 캐면 돼." 소쿠리 하나만 있어도 먹고살 걱정 던다는 주민들은 영흥 앞바다가 오랜 자부심이다.
특히 섬의 동쪽은 갯벌이 좋아 최고의 마을 어장을 갖추고 있다. 물때마다 바닷물에 잠겼다 드러나기를 반복하며 성장한 물살이 생물들은 영양과 풍미가 일품이다. "달짝지근하지. 맛이 천지차이야." 까맣게 그을린 섬 아낙의 얼굴에 봄 햇살이 반짝 부서진다.
영흥어촌계직판장 하늘고래전망대 맞은편
푸른 봄, 깊은 밤

▲ 깊고 푸른 영흥도의 봄 바다
허정인 자유사진가

▲ 깊고 푸른 영흥도의 봄 바다
허정인 자유사진가
살랑살랑 계절이 봄의 문턱을 넘어서면 영흥도의 바다는 푸른빛을 더해간다. 햇살 아래 하늘을 품고 있다가, 어스름 녘이면 소리 없이 내려앉은 어둠 사이로 파란 물결 넘실대는 빛의 바다가 펼쳐진다.
진두항에서 10리를 걸어 도착한 십리포해수욕장. 깊고 푸른 밤을 마주하니 바다가 걱정 근심을 다 씻어주는 듯하다. 지친 마음 훌훌 털어놓고 잠시 쉬어 가란다. 바다로 통창을 낸 카페엔 서로를 도닥이는 눈길이 마주 보며 웃고 있다. 덩달아 마음이 느슨해진다. 짐을 내려놓고 밤바다의 색과 소리와 움직임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바다 향기를 가득 들이 마신다.

▲ 깊고 푸른 영흥도의 봄 바다
허정인 자유사진가
들락날락. 바다는 바위에 제 몸을 몰아붙였다 창백한 포말로 부서진다. 하이얀 모래밭은 너른 가슴 펴고 부서진 짠물을 담담히 놓아준다. '굳게 달려드는 결심'도 있지만 '움켜잡은 것을 놓아주는 용기'도 있음을 바다에서 배운다. 그러쥐고 있던 나만의 작은 세상을 열어야 밀물썰물이 인다는 것을.
짧은 바다 여행을 가슴에 품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내일을 너끈히 살아낼 수 있는 용기를 십리포에서 길어 올렸다. '고맙다. 바다야, 너와 내가 변치 않는다면 다음 계절에 또다시 만나자.'

▲ 인천시티투어 선재·영흥 노선
굿모닝인천
인천시티투어 선재·영흥 노선
운행 일정 매주 1회(수) /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약 8시간)
탑승 장소 인천종합관광안내소(센트럴파크역) 또는 인천역
* 예매 시 지정한 탑승 장소에서만 탑승 가능
이용 요금 성인 1만 원 / 소인(5세~고등학생)·경로·인천시민 8000원

▲ 바다로 통창을 낸 십리포해변의 카페 '하이바다'
허정인 자유사진가

▲ 바다로 통창을 낸 십리포해변의 카페 '하이바다'
허정인 자유사진가
십리포해수욕장 옹진군 영흥면 내리 734
032-886-6717
하이바다(매주 수요일 휴무) 옹진군 영흥면 영흥북로 374-25
032-880-0596
글 최은정 본지 편집위원│사진 허정인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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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만 가능, 최고의 호사 누릴 수 있는 영흥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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