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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이 다가 아니다, '존 윅4'의 또 다른 재미

[리뷰] 영화 <존 윅4>

23.04.25 11:32최종업데이트23.04.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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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존 윅4> 포스터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지친 뒷모습을 한 사람이 계단을 계속 올라가려 시도한다. 그의 주변에는 그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막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몇 번을 쓰러지고 두들겨 맞아도 다시 일어서는 그 남자는 수많은 방해에도 다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의 어깨는 축 쳐졌고 무척 외로워 보인다.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죽은 자신의 아내가 남긴 강아지와 함께 살다가 그 강아지 마저 죽자 그 복수를 시작했고, 계속된 공격을 받아왔다. 

<존 윅4>에서 존 윅은 모든 사람에게 공격받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그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계속된 공격에 겨우 버티고 있던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물러서는 것은 죽음이고 그 싸움에서 이긴하고 해서 특별히 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존 윅의 삶은 이미 지옥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액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영화

<존 윅> 시리즈는 액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간다. 1편을 시작으로 4편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몸을 움직이는 액션은 점점 복잡하고 화려해졌다. 존 윅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마음의 상처가 커지는 과정처럼 보인다. 그가 시리즈 초반에 보여주는 권총 액션은 무척 깔끔하고 간결하다. 하지만 자동차 추격을 벌이거나 근접 격투 액션이 이어지면서 인물들의 대결에 집중하게 된다. 

시리즈 속에서 온갖 고난을 겪는 존 윅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본적으로 애잔함이다. 이 이야기 안에서 가장 유명하고 전설적인 킬러지만 은퇴를 선택한 그를 죽음의 시장에 다시 끌어낸 건 작은 강아지였다. 결국 감정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인물이 무척이나 감성적인 이유로 다시 사람을 죽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수많은 킬러를 아무 거리낌없이 죽여나간다. 그럼에도 존 윅을 응원하게 된다. 액션의 통쾌함도 있겠지만 그가 보여주는 감성적인 동요에 마음이 간다. 
 

영화 <존윅4>장면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어쩌면 영화에 등장하는 강아지들이 그런 감성적인 느낌을 주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나왔던 4편에 모두 강아지가 등장하고 심지어는 킬러들과 함께 적을 공격한다.

존 윅이라는 캐릭터는 시종일관 무표정이다. 하지만 강아지를 대할 때나 강아지를 위험으로부터 구할 때 존 윅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감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런 장면들이 반복되면서 영화에 따뜻함을 불어 넣어준다.

액션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공감도 불러오는 이야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 윅4>의 액션이 훌륭하다고 이야기한다. 맞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무척 다채롭고 빠르고 난이도가 높다. 후반부로 갈수록 대단한 볼거리들이 이어진다. 특히나 후반부 개선문 앞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싱과 격투액션은 어떤 식으로 촬영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훌륭하다. 이외에도 중반에 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총격 액션 장면도 마치 게임 호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양한 액션 장면도 무척 훌륭하지만 이 시리즈 전반에 자리 잡고 있는 존 윅 특유의 감성도 꽤 훌륭하다. 과거 차가운 킬러였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그는 무척이나 감성적인 인물처럼 보인다. 영화는 존 윅의 뒷모습을 꽤 많이 비추는데, 어려운 상대를 연속으로 만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고단한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일 터다.

영화에서 존 윅에겐 몇 명의 조력자가 등장한다. 이번 4편에서는 킬러들이 쉬는 호텔을 운영했던 윈스턴(이안 맥쉐인)이 유일하다. 물론 후반부가 되면 조력자가 몇 명 더 등장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존 윅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건 윈스턴뿐이다. 윈스터는 본인의 빼앗긴 자리를 다시 되찾으려는 욕망이 무척 큰 인물인데, 한 편으로는 그가 존 윅을 돕는 것이 개인의 욕망 때문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가 개인적으로 존 윅에게 동료애를 느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말 그대로 윈스턴도 존 윅이라는 캐릭터에 정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영화 <존 윅4> 장면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계단에서 벌어지는 격투다. 200개가 넘는 계단을 모두 올라가야 최후의 결투를 벌일 수 있는 거리에 도착할 수 있다. 존 윅은 이 계단에서 수도 없이 넘어지고 굴러 떨어진다. 그럼에도 그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다시 계단 위를 향한다. 어쩌면 그는 궁극적인 삶의 목표를 잃었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조직에 대항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킬러의 세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기 위해 그는 수많은 적의 공격을 막아내며 계단 오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존 윅 역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는 예순에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액션을 훌륭히 소화한다. 이 영화에서 존 윅과 대결을 벌이는 케인 역을 맡은 견자단도 인상적인 액션을 보여준다. 장님역할을 맡은 그는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적을 물리치고 최종적으로 존 윅과 대결을 벌이면서 좋은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존 윅> 시리즈가 만들어낸 킬러들의 세계관도 다채롭다. 킬러들의 세계관 이야기로 또 다른 시리즈가 나올 수도 있겠다. 아나 디아르마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발레리나>가 현재 제작 중에 있고, 킬러들이 쉬는 호텔인 콘티넨탈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콘티넨탈>도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존 윅>에서 소개된 킬러들의 액션과 서사를 다양한 형태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존윅4 키아누리브스 킬러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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