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역대 최고" 자랑했지만, 7개월 연속 뚝뚝 떨어진 수출

[지표로 본 윤석열 정부 1년 경제성적표] 대중국 수출 감소폭 급격...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하기 어려워

등록 2023.05.10 04:17수정 2023.05.10 05:45
168
원고료로 응원
a

지난 2월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9개월 정책 성과를 홍보한다며 전국 146개 전광판에서 튼 영상의 한 장면. ⓒ 대한민국정부

 
a

ⓒ 박종현

 
"2022년 대한민국은 6839억 달러의 사상 최대 수출을 달성했습니다. 전세계에서 대한민국보다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뿐입니다."

지난 2월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약 9개월에 걸쳐 이뤄낸 대표적인 정책 성과와 결실 10가지"를 소개한다며 전국 146개 전광판에서 튼 영상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전국에 이 화면이 송출될 당시에도 수출은 크게 감소하고 있었다. 2022년 한 해 동안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늘어난 건 1~9월까지다. 10월부터는 감소 또 감소, 올해 4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윤 대통령 임기중 수출이 늘어난 달보다는 줄어든 달이 많았다.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0.3% 성장했지만, 여기서 순수출의 기여도는 -0.1%p로, 수출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대중국 수출↓·대미국 수출↑... 중국 수출 감소폭 훨씬 커
 
a

ⓒ 박종현

 
수출의 급격한 감소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에서 두드러진다. 대중국 수출은 2022년 6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난 3월에는 전년동월 대비 -33.4%라는 기록적인 폭으로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 감소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반도체 수출 부진이다. 2022년 4/4분기 –31.7%에서 2023년 1/4분기 –44.5%로 감소세가 커졌다.

2021년 한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 등의 악재에도 최고 수출 실적을 내면서 이듬해 7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후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풀면서 '리오프닝' 했지만, 중국으로의 수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2022년 한 해 동안 증가세를 지속했고, 2023년 들어서도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4월 대미국 수출액은 91.9억달러로 대중국 수출액 95.2억달러에 근접했다. 

문제는 이같은 변화가 반도체 한 품목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BOK 이슈노트>(4월 17일)는 중국 리오프닝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 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이유를 ▲중국 경제의 내수 중심 회복 ▲IT 부문 등에서의 높은 재고 수준 ▲중국의 자급률 상승 등으로 진단했다.

이같은 진단의 행간에는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가 있다. 중간재를 수입 가공해 수출하던 구조에서 중간재와 최종재를 같이 생산하는 '제조 2025 전략'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종재 생산 기술력도 크게 향상됐다.

'반도체 공급망' 중국 배제 미국에 보조 맞춰... 향후 변화 쉽지 않을 듯 
 
a

ⓒ 박종현

 
리오프닝으로 중국 경제가 활기를 띤다 해도 예전만큼의 수출 회복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반대로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이 당분간 부진할 것이고, 이는 경제성장을 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 1월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2%로 전망했던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현 시점에선 "그것도 좀 어려울 것 같다"고 진단했다.(관련기사 : 한국 닥터둠의 전망치는 1.2%... "감세정책 효과 없을 것" https://omn.kr/22alj)

김 교수는 "소비는 조금 증가하고 있지만  작년 말 기준 736조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투자를 안 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수출인데, 수출에서 하락폭이 예상보다 더 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오프닝 하고 있는) 중국을 통해 수출이 약간 증가할 수도 있지만, 중국 경제도 중성장 혹은 저성장 국면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수출이 크게 증가할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최근 미국으로 수출이 좋았는데, 미국 소매 판매가 2~3월에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는 올해부터 미국으로의 수출도 어렵다는 이야기"라면서 "미국으로의 수출이 잘 안 되면서, 성장률 예상치도 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관련기사]
- 윤 대통령 "첫째도, 둘째도 경제" 올인했지만... 전망은 거듭 후퇴 (https://omn.kr/23o39)
#수출 #위기 #중국
댓글16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