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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만 24조 세수 부족...나라 곳간 비는데 감세 '헛발질'

[지표로 본 윤석열 정부 1년 경제성적표] 법인세·종부세 등 감액, 5년간 64.4조 추계..."국채 발행 불가피"

등록 2023.05.12 06:56수정 2023.05.12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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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영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나라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 많이 써서가 아니라 돈이 안 들어와서 문제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3월 국세수입 현황은 전년동기 대비 24조원 감소로 나타났다. 올해 국세로 400.5조원을 걷기로 했는데, 3월까지 걷힌 게 87.1조원으로 진도율은 21.7%다. 

2022년 상반기엔 예년보다 세금이 많이 걷혔다. 코로나 19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1년에 받았어야 할 세금을 미뤄서 받았기 때문이다. 전년도 3월까지는 9.7조원이 더 걷혔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약 14.3조원 덜 걷혔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런 설명이 뒤따라도 세수감소 폭이 너무 크다. 2021년엔 344.1조원의 국세를 걷었지만 3월까지 88.5조원(진도율 25.7%)을 걷었다. 2020년 3월 진도율은 24.3%, 2019년 3월 진도율은 26.6%다. 이처럼 세금이 안 걷히는 건 부동산 거래 감소, 경기 둔화,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크다.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뒤집힐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 매수심리가 회복세'라고는 하지만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한국부동산원 4월 24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80.3)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3% 성장에 그쳤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고 삼성전자와 같은 거대 기업의 1/4분기 영업 실적도 나쁘다. 

마스크 해제와 같은 거리두기 완화와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 와중에 한국 경제는 이같은 성적을 냈고 세수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그래도 감세


하지만 감세 기조는 여전하다. 지난 3월엔 '반도체 감세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돼 국내 반도체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은 최대 25%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정부는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18.53% 깎았다. 공시가격 제도 도입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공시가격에 연동되는 종합부동산세 등의 국세뿐 아니라 재산세와 같은 지방세도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심의해 국회가 개정한 각종 세법에 따라 2023~2027년 5년간 감소할 세수는 64.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국회 예산정책처가 추계했다. 정부 세제개편안을 제출한 정부의 감세 취지는 기업 세금을 깎아줘서 투자를 유도하고 일자리를 늘려 정부가 아닌 민간주도로 경제 규모를 키우면 깎아준 세금은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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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영

 
세수가 줄어드는 데 감세는 계속되고 있다. 세수 결손의 대책으로 증세를 선택하긴 어렵다. 국채를 발행하는 것도 그동안 '균형 재정'을 강조해왔기에 최소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우선은 정부 지출을 줄일 것으로 보이는데,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의 결과로 세수 부족에 시달린 박근혜 정부는 정부 재정사업을 다음 해로 넘기기를 거듭했고 지방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 문제로 지방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2023년도 예산은 균형 재정을 목표로 '최대한 아껴쓰겠다'고 잡아놨는데, 돈이 안 들어오니 허리띠를 또한번 졸라야 한다. 공공부문은 한번 졸랐으니 다음엔 누구의 허리띠를 졸라 맬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게 진짜 문제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전 세계가 '부채 성장'을 했는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작년 3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가 105%이고, 기업 부채는 119%로 세계 평균보다 모두 높은 상황이다. 결국 우리 정부 부채가 GDP 대비 50%에 근접해서 세계에서 제일 낮은 수준"이라며 "구조적으로 가계부채가 많으니 소비할 여력이 크지 않고, 기업 부채가 높으니 투자할 여력이 별로 없다. 경제가 안 좋으니 결국 정부가 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재정지출을 줄인다고 하면서 또 감세 정책을 썼는데, 오히려 지금 세수만 부족해지고 어쩔 수 없이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생각을 좀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윤 대통령 "첫째도, 둘째도 경제" 올인했지만... 전망은 거듭 후퇴 https://omn.kr/23o39
-"역대 최고" 자랑했지만, 7개월 연속 뚝뚝 떨어진 수출 https://omn.kr/23oaa
 
#재정 #세수결손 #균형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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