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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시장 끝나자마자... 김지영-유승희 '맞교환'

[여자프로농구] 1일 우리은행-신한은행 트레이드 단행, KB-하나원큐도 추가 트레이드

23.05.02 09:26최종업데이트23.05.0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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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시장이 막을 내린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두 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우리은행 우리원 구단과 신한은행 에스버드 구단은 1일 공식 SNS를 통해 우리은행의 가드 김지영이 신한은행으로 이적하고 신한은행의 가드 유승희가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는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보상선수 엄서이의 이적이 있었던 KB스타즈와 하나원큐 역시 추가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KB에서 활약했던 최지선이 하나원큐로 이적하고 하나원큐에서 뛰었던 이채은이 KB로 옮기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지난 4월 30일 FA 김정은(하나원큐)에 대한 보상선수로 우리은행의 지명을 받았던 김지영은 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신한은행으로 다시 팀을 옮기게 됐다. 한편 지난 2016년부터 7시즌 동안 신한은행에서 활약했던 유승희는 다음 시즌부터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의 연속 시즌 우승에 힘을 보태게 됐다. 신한은행은 김지영의 활동량과 스피드를, 우리은행은 유승희의 경험과 외곽슛을 선택한 셈이다.

베테랑 이경은의 후계자로 낙점된 김지영
 

FA시장에서 이렇다 할 전력보강을 하지 못한 신한은행은 트레이드를 통해 젊고 빠른 가드 김지영을 영입했다. ⓒ 신한은행 에스버드

 
지난 2013년 인성여고의 전국대회 4관왕 멤버로 활약했던 김지영은 2015-2016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전체 9순위)로 하나원큐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온양여고의 윤예빈(삼성생명)이나 수원여고의 진안(BNK 썸)처럼 신장 180cm가 넘는 장신 유망주들에게 밀리는 거야 어쩔 수 없다 해도 9순위가 돼서야 이름이 불린 것은 김지영에게 다소 아쉬운 결과였다.

김지영은 2015-2016 시즌 단 4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지만 2016-2017 시즌 34경기에 출전해 24분 27초를 소화하며 5.89득점 1.54리바운드 1.83어시스트로 박지수(KB)에 이어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다. 특히 2016년 11월 14일 KDB생명 위너스(현 BNK)와의 경기에서는 여자농구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유로스텝에 이은 더블클러치 득점을 성공시키며 농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김지영은 이후 두 시즌 동안 더딘 성장을 보이며 김이슬, 서수빈 등 포지션 경쟁자들에게 밀리는 듯했다. 그렇게 팀 내 입지가 줄어드는 듯했던 김지영은 김이슬이 은퇴하고 강계리(신한은행)가 팀을 옮긴 2021-2022 시즌 28경기에서 6.89득점 2.89리바운드 4.4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지영은 2022-2023 시즌에도 평균 28분 20초를 소화하며 6.80득점 3.17리바운드 3.93어시스트 1.47스틸로 데뷔 후 최고 활약을 경신했다.

시즌이 끝난 후 김정은의 보상선수로 우리은행의 지명을 받은 김지영은 하루도 되지 않아 트레이드를 통해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실 신한은행에는 오는 6월에 열리는 아시아컵에 출전할 대표팀에 선발된 국가대표 가드 이경은이 있다. 하지만 이경은은 리그에서 김한별(BNK)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1987년생 노장선수로 신한은행은 이경은을 보좌할 젊은 포인트가드의 보강이 절실히 필요했다.

김지영은 리그 전체에서도 돋보이는 스피드와 활동량을 자랑하는 선수다. 통산 24.6%에 불과한 3점슛 성공률만 보완한다면 충분히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당장은 강계리와 함께 이경은의 백업가드 경쟁을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김지영이 이경은의 뒤를 잇는 신한은행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성장해야 한다. 과연 트레이드로 김지영을 영입한 신한은행의 승부수는 훗날 탁월한 선택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부상 잦았던 유승희, 김정은 빈자리 메울까
 

우리은행은 프로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유승희를 영입해 김정은의 공백을 메우려 한다. ⓒ 우리은행 우리원

 
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이슬(KB), 최이샘(우리은행)에 이어 전체 3순위로 삼성생명에 입단했던 유승희는 2016년 12월 3:3 트레이드를 통해 신한은행으로 이적했다. 에이스 김단비(우리은행)를 보좌할 신한은행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 받던 유승희는 지난 2018년 박신자컵에 출전했다가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고 2019년 연습경기에서 다시 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하며 두 시즌을 통째로 걸렀다.

하지만 2020-2021 시즌 코트로 돌아온 유승희는 6.03득점 2.63리바운드 1.73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주전으로 활약한 2021-2022시즌에는 11.97득점 5.50리바운드 3.30어시스트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두 번의 큰 부상을 극복하고 복귀해 신한은행의 주축선수로 성장했기에 유승희에 대한 팬들의 애정은 더욱 컸다. 유승희는 2022-2023 시즌에도 이적생 김소니아, 김진영과 함께 신한은행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허리와 팔꿈치가 좋지 않았던 유승희는 2월 23일 하나원큐전을 끝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코트에 돌아오지 못했다. 아무리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어도 부상이 잦은 선수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없고 결국 신한은행은 유승희를 포인트가드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김정은의 보상선수 김지영을 유승희와 트레이드 했으니 결과적으로 다음 시즌 김정은의 빈자리를 유승희가 메우게 되는 셈이다.

잦은 부상은 분명 유승희의 치명적인 불안요소지만 부상이슈만 없다면 유승희는 우리은행의 전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2022-2023 시즌 좋지 않은 몸 상태에도 33.8%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외곽슛이 좋고 최근 두 시즌 동안에는 50%의 높은 2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박혜진과 박지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정도의 보조리딩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코트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

우리은행에는 신한은행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김단비를 비롯해 삼성생명에서 함께 생활했던 고아라, 드래프트 동기 최이샘, 트레이드 상대였던 박다정 등 유승희와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우리은행은 유승희가 적응하는 데 상당히 좋은 환경을 갖춘 팀이라는 뜻이다. FA로 떠난 베테랑 김정은을 대신하게 될 유승희가 우리은행의 '백투백 우승' 도전에 좋은 퍼즐조각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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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우리은행 우리원 신한은행 에스버드 김지영 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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