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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독소에 이어 메탄가스까지... 그래도 4대강 보 활용하겠다고?

[주장] 메탄가스 최근 연구의 의미... 윤석열 정부, 국민 건강 위해 '이것'부터 해결해야

등록 2023.05.08 10:07수정 2023.05.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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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서 올라오는 메탄가스. 강바닥에서 메탄가스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는 현장. 달성보 위 화원유원지 탐방로 위에서 촬영 2018년 9월. ⓒ 장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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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메탄가스 ⓒ 정수근

   
사진과 영상을 봐주기 바란다. 강물 안에서 위로 보글보글 거품이 마구 올라온다. 낙동강 곳곳에서 물방울이 올라온다. 이 사진과 영상은 낙동강 달성보 상류 화원유원지 앞 탐방로에서 2018년 9월에 찍은 것이다. 저 물방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나 또한 낙동강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저 거품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이 컸다. 그런데 그 의문이 최근에야 풀렸다. 박지형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에 의해서다. 연구팀은 선행연구와 현장조사 등을 통해 이 물방울의 정체가 메탄가스이며, 메탄가스가 낙동강 곳곳에서 올라오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는 지난 5월 2일 <뉴스타파> '낙동강서 메탄 대량 배출 확인 ... 원인은 보 때문에 쌓인 녹조'란 제목의 기사로도 알려졌다.

기사에 따르면 "메탄은 지구온난화 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30배 강렬한 온실가스"로 이 강력한 온실가스가 낙동강서 마구 생성된다는 것은 여간 걱정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기사는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박지형 교수의 연구 논문을 소개하면서 이런 사실을 증명해간다.

"낙동강 물방울의 정체, 메탄가스"
   
뉴스타파는 보도를 통해 "낙동강 중하류 메탄가스 발생의 원인은 바로 보 때문에 생겨난 녹조다. 연구진은 '보 건설로 상류의 상주보와 하류의 창녕함안보 사이의 체류시간이 5배 증가했는데, 이렇게 물 흐름이 느려지고 대구 지역과 주변의 산업단지로부터 유입된 영양분이 계절적으로 증가해 녹조발생에 좋은 조건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고 소개한다.

메탄은 통상 지구온난화 원인으로 이산화탄소가 꼽히지만, 메탄 또한 오존 형성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기후 및 청정대기연합(CCAC)' 또한 농업 관련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핵심이라고 평가한 적도 있다(관련 기사: '설국열차' 꼴 날 수도... 그럼에도 지구 구할 놀라운 방법 https://omn.kr/20kp2 ).

실제 연구진 연구결과에서 볼 때도, 낙동강의 보 구간에서 측정한 메탄 농도를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q: 온난화 효과를 기준으로 다른 종류의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으로 표시했을 때 보 구간의 단위 면적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그 흡수량보다 최대 60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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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의 지독한 녹조.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실로 어마어마한 양의 온실가스가 보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결과로 증명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이는 심각한 악재로 보인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온 나라가 노력하고 있는 이때에, 보로 인해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은 심각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보를 가뭄 극복의 대안으로 밝히면서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추가 논란이 예상된다. 보를 적극 활용한다는 것은 보로 강물을 계속해서 막아놓겠다는 것인데, 이는 보로 인한 지속적인 메탄가스 방출로 지구온난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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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로 가득찬 낙동강 달성보. 이 녹조로 인해 메탄가스가 발생한다는 게 박지형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메탄가스 방출로 지구온난화 심화시키는 4대강 보

이에 대해 뉴스타파는 "이와 같은 (윤석열) 정부의 계획은 메탄 배출이 늘어나도록 해 온실기체를 감축해야 할 더 큰 정책 목표와 모순되는 결과를 낳는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비해 낮은 상황인데, 여기에 더해 새로운 배출원을 만드는 것은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짚는다. 이 기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 최소한 배출원을 더 보태지는 말아야 한다"라고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말한다. 


공기 중으로 녹조 독이 날아 흩어지고 있다는 녹조 독소 에어로졸 사태, 낙동강 주변 공원·주택가 등지의 공기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돼 논란이 됐던 사건에 이어 메탄가스 방출까지 강 주변에도 녹조 독과 메탄가스 배출이 유력히 의심되는상황이다. 이는 건강상 심각한 위해를 일으킬 수 있다.  

4대강 보로 인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또 어떤 다른 심각한 부작용이 생겨날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상황이 이런 데도 4대강 보를 활용할 것인가?

4대강 보가 가뭄 극복의 대안이 된다는 것도 허술한 주장이라는 게 드러났다. 보로 막아 생겨난 녹조 독이 창궐하는 강물일망정 이를 보낼 도수로가 없고, 보의 수위가 떨어지면 취·양수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놓은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4대강 보 활용 운운은 결국 사기에 가까운 주장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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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장의 취수구를 더 깊이 내리는 공사를 해야만 보 수위가 떨어져도 안정적으로 강물을 공급할 수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4대강 보를 진실로 활용하고 싶다면, 한강과 낙동강에만 9000억원 예산을 들여서 취·양수장 구조개선 작업부터 먼저 해놓고 또한 수조원의 예산을 들여 가뭄지역까지 도수로 공사를 마무리한 다음에라야 4대강 보를 진실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은 비용 대 편익 분석에서 이미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이어서, '4대강 보 활용' 운운하는 건 사실상 정치적 수사에 불과할 뿐이다. 현실에서는 실현가능한 논리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윤 정부는 4대강 보 활용 운운 이전에 녹조 독소 에어로졸과 메탄가스 방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국민이 숨쉬는 공기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다른 무엇보다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메탄가스 연구의 의미라고 말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가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 지난 15년 동안 낙동강을 모니터링하면서 4대강 보로 인한 낙동강의 변화상을 기록하고 고발해오고 있습니다.
#낙동강 #메탄가스 #녹조 #박지형 교수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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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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