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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가까운 활동" 주장했다가 일본 발표에 뻘쭘해진 외교부

[국회 외통위] 일 경제산업상 "후쿠시마 시찰단, 안정성 평가 아냐"

등록 2023.05.09 18:11수정 2023.05.0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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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태호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5.9 ⓒ 연합뉴스

 
9일 오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한미·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두고 상반된 평가를 하면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집중적으로 홍보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실익 없는 외교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날 회의에는 해외 출장 중인 박진 외교부장관을 대신해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출석했다.

국민의힘 "워싱턴 선언, 역대급 확장억제 정책"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한미 정상회담 당시 워싱턴 선언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역대급 확장억제 정책이라고 본다.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억제 방안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미국 전략 핵잠수함(SLBM)의 한반도 기항과 관련해선 "한 척만으로도 북한 전체 핵 전력을 완전히 능가하고 남는다"며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북핵 억제 방안이 있느냐"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을 계기로 한일 관계도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경색 국면을 타개하고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면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한일관계는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지난 이 시점에 셔틀 외교가 복원되는 등 한일 관계가 회복되고 정상화됐다"라고 평가했다.

같은 당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도 "가장 궁금하고 기대했던 것이 핵 억제 관련이다. (워싱턴 선언에) 핵 잠수함을 (한반도 인근에) 상시 배치한다고 돼 있는데 과거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진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의원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선 양국 정상간 셔틀 외교를 복원했다면서 "히로시마 원폭 위령비에 함께 참배하겠다고 했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관해서 시찰단을 파견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경북 경주)은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돌리면서 "윤석열 정부가 한일 외교를 잘하고 있느냐, 못하고 있느냐, 이것은 과거 문재인 정부 때 한일관계를 어떻게 했느냐를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죽창가, 일본 상품 불매운동 이런 식으로 강경책으로 나갔다. 그러는 바람에 한일 정상이 2019년부터 3년 가까이 아예 만나질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한미 핵협의그룹, 전문가들은 핵전략그룹보다 낮은 단계라는데..."

야당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가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대일 외교 기조 역시 굴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구리)은 워싱턴 선언에 따라 구성될 한미 핵협의그룹(NCG)에 대해 "전문가들은 핵전략 그룹보다 한 단계 낮은 것이라고 지적하지만 유독 우리 정부만 (긴밀한 협의라는) 그 주장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또 기시다 일본 총리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와 관련해 "혹독한 환경에서 일한 분들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한 발언이 "2015년 아베 담화와 비교해도 오히려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그냥 가슴 아프다는 제3자 시점의 발언을 듣고 과연 진전이 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외교부 제1차관 "후쿠시마 시찰단, 검증 가까운 활동" 발언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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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고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같은 당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은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을 위한 한국 시찰단 파견 문제를 끄집어 내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왜 검증단이 아니라 시찰단이냐"며 "정부가 시찰단이 아니라 검증단이라고 공식 발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추궁했다.

이에 장호진 차관은 "용어의 문제인 것 같다"며 "실제로는 검증에 가까운 활동을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국 시찰단 파견이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 결정을 내리는 데 구색 갖추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조정식 의원의 지적에 장 차관은 "아직 시찰단이 가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예단할 필요는 없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서 분명하고 명확하게 이 문제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 시찰단이 "검증에 가까운 활동을 할 것"이라는 장 차관의 답변은 회의 중 일본 언론에서 나온 보도 때문에 무색해졌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9일 오후 일본 각의 후 정례회견에서 "한국 시찰단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처럼 오염수의 안전성을 평가하거나 확인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 시찰단에 오염수 저장 상황과 방류 설비 공사 현황을 설명하고, 오염수의 방사성물질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춰 방류한다는 점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찰단의 역할이 오염수의 안전성 평가는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박정 민주당 의원(경기 파주을)은 "조금 전 일본 경제산업상이 '한국 시찰단의 오염수 평가는 안전성 평가는 아니다. 검증 작업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우리는 '검증하겠다, 평가하겠다' 이렇게 발표하고, 저쪽은 아니라고 하면 그런 엇박자가 어디있느냐"라고 장 차관을 질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 #한미정상회담 #한일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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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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