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호 전 문재인 대통령 연설비서관.
권우성
- 전·현직 대통령의 상반된 장면은 또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평산책방'을 열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오마이뉴스> 정보공개청구 결과, 2022년 5월 출범 이후 올 3월까지 단 한 권의 책도 구입하지 않았다( https://omn.kr/2312w ).
"청와대 여민1관 지하 도서관이 그대로 있다고 들었다. 독서도 소통이다. 역사와 눈에 보이지 않는 옛 스승들과 하는 소통. (윤 대통령의 이런 면모는) 다양한 세상과 다양한 삶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는 뜻 아닐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옥중에서 <제3의 물결>을 본 뒤 1998년 취임하면서 IT국가를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읽은 제러미 리프킨의 <수소혁명>은 문재인 정부까지 이어졌다. 책 한 권이 지도자에게 끼치는 영향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그것은 일종의 소통이고, 소통을 통해서 가장 적절한 현실과 미래를 같이 고민하게 되는 것이니까. 물론 똑똑한 참모들이 올려주는 것도 있지만 대통령만의 판단 기준이 없다면 제대로 국정을 운영하기 힘들다. 링컨, 오바마도 그렇고 독서를 많이 한 분들이 갖는 자기만의 철학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 지금까지의 '말'에서 엿볼 수 있는 '대통령 윤석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정치를 하던 분이 아니어서 자기 철학이 있는지 잘 모르겠고 또 철학을 국정에 어떻게 반영할지 잘 모를 수 있겠다 싶다. 어떤 방송에서 '커피숍이나 술집에선 누구든지 자기 주장을 말할 수 있어도 국정에선 그게 걸러지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윤 대통령은 술집에서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국정에 반영한다는 느낌이다. 뒷골목 리더십이다'라고 얘기한 적 있다. 그 리더십은 어떤 사람에겐 시원함을 줄 수는 있어도, 대다수 국민에겐 우려와 불안감을 줄 수밖에 없다."
- 더욱 살려야 할 장점과 자제해야 할 단점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면 한(恨) 맺힌 시간들이 있다. 식민지 백성의 한, 이산가족의 한, 산업화 세대의 한, 5.18의 한, 세월호의 한, 최근에는 이태원 참사까지 생겼는데... 그 한들을 위로해주는 것이 국가지도자의 역할이다. 윤 대통령의 장점이라면, 그중 '일부'의 한은 풀어주는 것 같다(웃음).
그 시각을 전체로 넓혀서 두루두루 살피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나는 한 놈만 패서 국민통합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 피곤하고, 힘들고, 지루하고, 성과가 더디더라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삶을 들여다보는 국가지도자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 '대통령 윤석열'보다는 아직도 '검사 윤석열'이란 평가도 있다.
"대학에 입학해서 읽은 철학책 중 하나가 '법이 먼저인가 죄가 먼저인가'로 시작했다. 보통 죄가 먼저라고들 여긴다. 그런데 그 책의 논지는 '법이 생김으로써 죄를 규정한다'였다.
당연히 법에선 죄와 벌이 중요하다. 그런데 국가지도자나 정치는 어떤 잘못이 있어도 아직 법이 없어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지 않는지, 또 세상이 변했지만 낡은 법으로 피해보는 사람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 무조건 '법대로, 법대로' 한다고 착한 사람들에게 좋지 않다. 오히려 워낙 많아서 착한 사람들 더 살기 힘들게 하는 게 법이다. 물론 문 대통령도 법률가였지만, 세상이 어떻게 법으로만 사는가. 국가지도자가, 정치가 국민들 숨통을 트여줘야 한다."
"지금 필요한 대통령의 말은 통합과 희망"

▲ 신동호 전 문재인 대통령 연설비서관.
권우성
- 문재인 전 대통령을 "아직 얼굴도 알 수 없는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옷깃을 여밀 줄 아는 분"이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의 가장 큰 덕목이 바로 이것일까.
"시대에 따라서 맞는 지도자들이 있다. 약간 인문학적으로 얘기하면 지금 현실에 필요한 공시적 지도자와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통시적 지도자랄까. 우리가 진짜 굶는 것부터 해결해야 할 때는 현실을 뚫고 가는 지도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고, 미완의 과제가 있고, 또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한 전망이 탄탄하지만은 않다. 이럴 때야말로 눈앞에 보이는 선거나 지지율보다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분이 필요하다."
-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연설이 5.18기념사였다. 곧 5.18인데 지금 대통령의 연설을 준비한다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은가.
"역시, 다시, 국민통합이다. 내용은 좀 달라질 것 같다. 지금 5.18 메시지를 쓴다면 첫째로 광주시민들에게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되돌아가는 진상규명과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넣고자 노력했다가 잘 안됐던 것에 대한 죄송함을 표현해야겠죠.
그러나 시민들이 5월 광주에서 보여준 것처럼, 또 앞장서달라고 하겠다.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 그 힘이 슬픔에 머물지 않도록, 그 힘을 희망으로 바꿔내는 데에 앞장서달라고. 그런 메시지로 국민통합을 말하고 싶다."
- 2023년 5월 현재 필요한 대통령의 메시지는 국민통합이란 얘기로 들린다.
"통합과 희망.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란 표현을 일본의 수출 규제 때 썼다. 당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보고를 듣고 깜짝 놀랐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게 싸고 외교관계 때문에 생산하지 않았을 뿐, 우리나라 중소기업 기술력으로는 충분히 다 대체할 수 있다고 하더라. 이미 다 준비됐다고.
어려운 상황에서 왜 현실하고 안 맞는 얘기를 하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록 힘을 주고, 희망을 주고 위로하는 게 지도자의 역할이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지지자가 아닌 사람들도 희망을 갖게 해주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 다음 인터뷰 기사 <"문 전 대통령이 바꾼 글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로 이어집니다. https://omn.kr/23v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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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 아니면 상처 주는 윤 대통령의 말, 국민 아닌 국힘의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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