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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좌절 이어 유로파도 불투명, 커리어 꼬이는 손흥민

아시아 선수로 최다출장-최다득점 기록 보유한 손흥민, 빈손으로 시즌 마칠까

23.05.14 09:50최종업데이트23.05.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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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과연 톱레벨에서 우승과는 인연이 없는 것일까. 올 시즌도 무관에 그친 손흥민이 설상가상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진출도 물건너가며 토트넘에서의 커리어가 점점 꼬여가고 있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5월 13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하면서 다음 시즌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이 최종적으로 좌절됐다.

토트넘은 전반 8분 제이콥 램지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27분 더글라스 루이스에게 프리킥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무너졌다. 끌려가던 상황, 후반 45분에야 해리 케인이 PK로 만회골이 터지며 뒤늦게 추격의 불씨를 지폈으나 끝내 경기를 따라잡지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로 출격하여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추가하는데 실패했다. 지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수비형 윙어에 가까운 역할을 소화해야 했던 손흥민이지만 이날은 좀더 공격적으로 전진배치됐다. 케인-히샬리송과 함께 팀의 공격을 책임져야 했지만 손흥민의 장기인 뒷공간 침투가 번번이 오프사이드에 가로막히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만 무려 3차례나 맞이했다. 전반 20분에는 슈팅이 상대 골대를 강타했고, 종료 직전에는 환상적인 침투 이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모두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득점이 취소되며 머리를 감싸쥐었다. 결국 기록상으로 이날 손흥민의 슈팅은 공식적으로 '0개'였다. 반면 오프사이드는 무려 4개였다. 볼터치는 총 21회, 패스 정확도는 81%에 그쳤다. 

토트넘은 17승 6무 13패·승점 57(골 득실+6)로 현재 리그 6위다. 같은 날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승 6무 9패)가 울버햄프턴을 꺾고 승점 66점을 확보하면서 토트넘과의 승점 차를 9점으로 벌렸다. 이로써 토트넘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맨유가 모두 지더라도 4위는 탈환할 수 없게 됐다.

토트넘은 2010년대 꾸준히 톱4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매년 UCL 무대를 밟는 강팀으로 올라섰다. 특히 2018-19시즌에는 UCL 결승무대까지 밟기도 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2020년대들어 하락세다. 2019-20시즌 6위, 2020-21시즌 7위에 그치며 연이어 UCL 진출에 실패했다. 2021-22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함께 3년만에 톱4 복귀에 성공하며 UCL 티켓을 거머쥐고 반등하는 듯 했지만, 올시즌에는 다시 성적부진 속에 UCL에서도 16강에서 AC밀란(이탈리아)에 밀려 탈락했고 리그에서도 4위 경쟁에서 밀려났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UCL 출전 여부는 다음 시즌 구단의 수익과 더불어 선수 영입과 계약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스타급 선수들일수록 가급적 UCL에 출전할 수 있는 팀을 선호한다. 이미 간판스타 해리 케인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UCL 티켓을 놓친 것은 토트넘의 다음 시즌 전력보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을 예고하는 장면이다. 

손흥민도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가운데 톱레벨에서 우승에 도전하고 커리어를 쌓아올릴 기회를 상실한 것은 뼈아프다. 손흥민은 UCL 통산 55경기에서 나서서 19골 5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다출장-최다득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6월에 토트넘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은 바로 다음 시즌에 톱4를 탈환한다고 해도 33-34세가 되는 2024-2025시즌에야 다시 UCL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사실상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UCL 도전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를 사고 있는 손흥민이 과연 2년 뒤에도 UCL 무대를 기약할만큼 최고 수준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을지는 현재로서 장담하기 어렵다.

설상가상 UCL에 이어 한 단계 아래인 유로파리그(UEL)행도 불투명하다. UEL 본선 조별리그 직행 티켓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팀과 5위 팀에 주어지는데, 올 시즌에는 FA컵 결승에 오른 팀이 리그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4위 맨유이다보니, 6위까지도 유로파리그에 나갈 수 있다. 

그런데 이날 토트넘을 좌절시킨 7위 애스턴 빌라(승점57·골득실+4)와는 이제 골득실에서 간신히 앞선 상황이고, 8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승점55)은 토트넘보다 3경기나 덜 치렀다. 7위를 기록할 경우 현존 유럽클럽대항전중 가장 하위 대회인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티켓이 주어지고, 8위 이하까지 떨어지면 아예 빈손으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설상가상 다음 시즌 출전할수 있는 대회의 급수가 낮아질수록 손흥민의 남은 후반기 프로 커리어도 깎이는 셈이다. 불과 1년 전 톱4 탈환과 함께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까지 차지한 손흥민이기에 현재의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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