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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 사학과 105명 시국선언 "역사 정의에 반하는 윤석열"

'단일학과 최초' 교수·졸업생·재학생 동참... "윤석열 19점 받은 근본원인, 전도된 역사관 때문"

등록 2023.05.18 13:03수정 2023.05.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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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사학과 전현직 교수, 재학생, 졸업생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운현캠퍼스에서 역사정의 실현을 다짐하는 덕성 사학과 100인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덕성여대 사학과 95학번 선배와 21학번 후배가 한 자리에 섰다. 여기에 전·현직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도 동행했다. "역사 정의를 배우고, 실천하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덕성 사학인"으로서 "역사 정의 실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온몸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하기 위해서다.

덕성여대 사학과 전현직 교수 4명, 졸업생 70명, 재학생 31명(총 105명)은 "역사 정의를 거스르는 자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덕성 사학인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이 되는 날에 맞춰 시국선언을 준비한 이들은 18일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 학과로서는 최초의 시국선언이며 교수·재학생·졸업생이 함께하는 공동 선언 역시 최초"라고 밝혔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윤석열은 역사 정의에 반하는 대통령"이라며 "3.1운동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세계사의 변화에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는 망언을 해 일본제국의 침략행위에 면죄부를 주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을 '파트너'라고 (칭하며), 자신의 발언이 '104년 전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외친 선열들의 정신과 다르지 않다'고 하여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열들을 모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3.1절 망언이 나온 지 일주일이 안 돼 일제하 전범기업들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금을 국내 재단이 대신 배상하는 '제3자 변제안'이 발표됐다"라며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단죄하는 세계사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반인권적이며 반인륜적인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전문가 종합평가에서 19점(100점 만점)을 받았는데, 그가 낙제점을 받은 근본원인도 전도된 역사관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그릇된 역사관을 가진 대통령에게 올바른 국정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4월 전국 4년제 대학교수 345명을 대상으로 국정운영 평가를 실시했고, 윤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는 19점에 그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역사 정의를 거스르는 자는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라며 "우리는 역사 정의 실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온몸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라고 밝혔다. 

"82학번부터 22학번까지, 40년 차이나는 사학인들 모여 같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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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사학과 전현직 교수, 재학생, 졸업생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운현캠퍼스에서 역사정의 실현을 다짐하는 덕성 사학과 100인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최주희 덕성여대 한국사 교수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과 여성교육운동의 산실로 알려진 덕성학원에서 역사정의 실현을 다짐하는 시국선언을 하게 됐다"라며 "87년 6월 항쟁이 있기 몇 달 전 덕성여대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이처럼 민주화 운동에 앞장 섰던 덕성인들이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회견에 참석한 한상권 덕성여대 명예교수는 "스승의날을 맞아 덕성여대 현직 사학과 교수님들이 제게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다 '사학인들의 의지를 밝히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해서 13일부터 서명을 받았는데 105명이 모였다"라며 "역사를 배우고 실천하고, 강의하고 연구하는 양 축의 주체가 모여 목소리 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덕성여대 사학과가 81년도에 시작됐는데 82학번부터 시국선언에 참여했고 막내 학번인 22학번까지 40년 연배가 차이나는 사람들이 모여 같은 역사 의식을 갖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점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은 3명의 사학과 전임 교수 중 2명, 전체 사학과 재학생 75명 중 31명이 시국선언에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재학생 대표로 선 21학번 나보현씨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외면하고 있는 현 정부의 실태를 바로잡기 위해 시국선언에 참여하게 됐다"라며 "역사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강제동원 피해자분들을 포함해 식민지 시대를 겪으신 분들이 얼마나 처절한 삶을 살아오셨는지,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버텨내셨는지 배웠다. 더 이상 이분들이 외면당하고 국격이 훼손되는 일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나씨는 "민주화 운동을 이끈 자랑스러운 덕성여대 사학인으로서, 윤석열 정부에 진정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95학번 졸업생 손효진씨는 "교수님께 설명을 듣고 짧은 시간 동안 서명을 받기 시작했는데, 굉장히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셔서 모두 현 시국에 대해 굉장히 고민하고 걱정하고 있구나를 다시 느끼게 됐다"라며 "나이와 학번, 모든 걸 떠나서 105명이 선언했다는 것을 윤석열 정부가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시국선언에 참여한 '역사 정의를 배우고, 실천하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덕성 사학인' 전체 명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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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사학과 전현직 교수, 재학생, 졸업생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운현캠퍼스에서 역사정의 실현을 다짐하는 덕성 사학과 100인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전·현직교수(4명): 한상권(명예교수), 최주희·김성운(사학전공 교수), 정요근(전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현 서울대 역사학부교수)

졸 업 생(70명): 박선희·유서경(82), 이상의(84), 박근혜‧송미영(86), 김선희·김정란‧김조은·모순앵·이미옥·최은영(87), 강수정·김민경(88), 김정신·김희숙·안신재·이혜정‧한경희(89), 김승은·윤미영(90), 성현진(91), 강미숙·김현지(92), 이범정·전윤경·조혜진·최나영‧한의정(94), 김현주·손효진·여민경·홍재현(95), 김혜원·변지윤·손고은·이상분·이은영·임성미·정유진·최윤정(96), 민지영·양민희·이경아·이상미·임나영(99), 김기현·김설아·박경아·박현옥·윤아름·최정화(00), 윤미선(01), 박보영(03), 김진아(04), 김세림·서혜진(05), 김자영(06), 김시현(12), 김윤영·김채원·이지현·홍기정(13), 김수빈·박보경·서세영(15), 나재연(16), 김설송‧오민영(17), 백지윤(18), 김채영(19)

재 학 생(31명): 하늘‧강유민(18), 황윤영·김희연(19), 김태희·류지애‧류현진·이다은·이민서·이승현·허진·현다현·홍승연(20), 김유진·나보현·박진희·박현미·송정원·심지우·양도연·유예린·이하림·전나련·진예인(21), 고준서·김은주·오희정·이정인·임규리·임다은·진시우(22)

이상 총 105명.
#시국선언 #덕성여대 사학과 #10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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