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호 조형물 횡성호의 5구간을 따라 다양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운민
망향을 동산을 지나 횡성호수 트레킹 코스를 향해 본격적으로 진입해 보기로 하자. 입장료 이천원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 돈만큼 지역화폐로 제공하기에 근처의 카페나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다.
5구간길은 크게 4.5km의 A코스와 안쪽으로 4.5km를 더 둘러볼 수 있는 B코스로 구성되었다. 어느 고장이든지 수변공원 하나쯤은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지만 횡성호수는 웅장한 산세가 진하게 다가오는 덕분에 비치는 물그림자가 낯선 선경을 연출한다.
호수를 조용히 응시하며 다시 한번 재기를 노렸을 태기왕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본다. 길은 구불구불 우리의 앞날처럼 한 치 앞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반도형상의 트레킹 코스는 모퉁이를 돌 때마다 호수의 경관이 수차례 바뀌며 다양한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횡성은 또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독특한 축제를 열고 있다. 바로 장례문화를 주제로 한 것이다. 얼마 전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회다지소리축제가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회다지는 죽은 사람의 무덤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흙에 석회를 부어 발로 단단히 밟아 다져가며 부르는 노래라 한다. 노래에 맞춰 상여꾼들이 막대를 들고 소리에 맞춰 동작을 취한다. 그 광경은 어디서도 보기 힘든 횡성만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겠다.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회다지소리축제를 보기 힘든 경우에는 우천면에 위치한 회다지소리문화체험관에서 그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다. 회다지소리의 구성은 상여의 행진과 하관 후의 소리로 양분된다.
처음에 상여가 행진하면서 망자의 액을 달래는 방상씨를 선두로 깃발이 나오고 요요, 상여, 백가마를 따라 상주가 상여소리를 내며 외나무다리를 건너 입장한다. 가장 하이라이트는 회다지 과정에서 나오는 율동과 소리인데 마냥 구슬프게 들리기보다 남겨진 이들에 대한 강한 생명의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다.
상여꾼들은 회다지를 하며 죽은 자를 위해 신명을 끌어내며 마지막 축제의 장으로 도달하고 있었다. 현재 횡성 우천면 정금마을을 중심으로 이런 회다지가 아직도 행해지고 있고, 전횡성군수의 장례를 치렀던 사진과 영상자료가 생생히 남아있다. 우리가 한우, 찐빵 등 몇몇의 이미지로 만 알았던 횡성의 매력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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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팟케스트 <여기저기거기>의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obs라디오<굿모닝obs>고정출연, 경기별곡 시리즈 3권, 인조이홍콩의 저자입니다.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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