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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거부'에 62만 간호인 "1인 1정당 가입...총선에서 국힘 심판"

[현장] 광화문에서 '간호법 제정 거부권 행사 규탄' 집회 열어... 주최 측 "5만명 운집"

등록 2023.05.19 16:42수정 2023.05.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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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로 거짓 선동한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 규탄 - 간호법 제정 거부권 행사 규탄 총궐기대회'가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 부근 세종대로에서 대한간호협회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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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로 거짓 선동한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 규탄 - 간호법 제정 거부권 행사 규탄 총궐기대회'가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 부근 세종대로에서 대한간호협회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5월 25일, (본회의가 열리는) 그 날 우리를 꺾겠다면 2024년 4월 10일이 우리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간호법을 부정하면 간호협회 총선기획단은 '화살'이 되어 우리의 적을 노리게 될 것입니다."

전국 간호대생으로 구성된 '차세대간호리더'의 박준용(27·부산보건대 간호학과 4학년) 대표의 말이다. 그는 19일 오후 광화문 일대에서 대한간호협회가 개최한 '간호법 제정 거부권 행사 규탄 총궐기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후, 간호법은 다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지게 됐다. 간호법이 부결될 시 내년 총선에서 62만 간호인들이 힘을 모아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경고인 셈이다.

실제,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집회에서 '2024년 4월 10일(22대 국회의원 선거날)'을 이야기하며 16개 시도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켰다. 간호협회는 "50만 간호인과 12만 간호대학생은 다가올 총선 투표에 참여해 간호법에 악법 프레임을 덧씌운 부패정치인들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모두 1인 1정당 가입에 동참할 것이며 올바른 간호정책을 추진하는 정치인을 지지하며 합법적 정치후원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간호법을 악법으로 몰아 대통령 거부권에 이르게 한 부패정치인과 관료들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약속을 뒤집는 배신의 정치, 신뢰를 저버린 가짜 정치를 단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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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로 거짓 선동한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 규탄 - 간호법 제정 거부권 행사 규탄 총궐기대회'가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 부근 세종대로에서 대한간호협회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윤 대통령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간호인들 집결 

이날 집회에는 이제 막 간호대학에 들어간 이들부터 나이 지긋한 간호사까지 많은 수의 간호인들이 참석했다. 주최측은 "5만 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얀색 티셔츠와 민트색 마스크로 드레스코드를 맞춘 집회 참석자들은 '간호법'이라 적힌 플래카드를 손에 들고 "앞 뒤 다른 국민의힘 총선에서 심판하자", "국민건강 외면하는 국민의힘 규탄한다", "간호법 거부 책임, 복지부는 각성하라"를 외쳤다. 집회 참석자들의 행렬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청광장 대로까지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서 김영경 간호협회 회장은 "5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가 간호법 반대 단체의 허위주장을 근거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은 간호법 제정 약속을 어겼고, 보건복지부는 간호법 가짜뉴스 확산에 앞장섰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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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김 회장은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저항할 것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보다 나은 간호 돌봄을 누릴 권리를 박탈당한 국민들도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라며 "우리는 간호법 제정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회장은 "간호법으로 간호사 업무만 하고자 했던 우리의 명분과 정당성을 되찾을 것"이라며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불법 업무지시는 강력히 거부해달라"라고 당부했다. 간호협회는 지난 17일부터 법에 정해진 간호사 업무만 하는 '준법 투쟁'을 시작한 바 있다. 의사 지시에 따라 불법적으로 해 온 대리 처방, 채혈, 초음파 검사 등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집회 발언대에 오른 서동현 간호사는 "대리 처방하고, 식사 신청하고, (환자) 이송하고, 약 준비하고, 수액 믹스하고... 우리 간호사들의 업무는 대체 몇 개여야 하냐"라며 "언제까지 헌신이라는 단어 아래 간호사들이 희생돼야만 합니까"라고 목소리 높였다. 서 간호사는 "간호법에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는 건 청년 간호사들의 바람이었다"라며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간호사들은 어떻게 일할 수 있겠냐"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자리에 없는 간호사들은 환자 곁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고 국가가 의료 위기에 있을 때마다 간호사들은 국민 곁을 지켰다"라며 "우리 동료들을 더이상 전쟁터로 내몰지 말아달라, 청년 간호사들은 끝까지 목소리를 내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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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로 거짓 선동한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 규탄 - 간호법 제정 거부권 행사 규탄 총궐기대회'가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 부근 세종대로에서 대한간호협회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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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이 서울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21년간 군대에서 간호장교로 일했다는 김영희 중령 역시 발언대에 서서 "의사협회는 (간호법 내에 있는) '지역사회' 문구가 걱정되냐,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이 문구 하나로 무너지냐"라며 "간호법은 의료와 간호사의 쟁탈전이 아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사회 의료 대상자를 위한 거"라고 날을 세웠다. 

김 중령은 "의사들이 가가호호 방문하여 직접 치료를 제공할 수 없다면 간호법을 반대해서는 안 됐다"라며 "(지역사회 문구로 인해) 존재하지도 않는 간호사의 단독 개원 가능성이라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도움이 절실한 지역사회 환자들이 간호법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차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핍박 받고 있지만 환자 옆에서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하는 의료인은 간호사라는 자부심으로, 어려울 때 빛나는 간호사들의 단결이 필요하다"라며 "다시 시작하자"라고 외쳤다. 
  
한편, 여야는 오는 25일과 30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간호법 제정안 재의 안건은 이 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법안이 재의결 되려면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2/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115석을 지닌 국민의힘이 부결로 당론을 모은 상황이어서, 간호법 제정안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간호법 #62만 간호인 #대통령 거부권 #국민의힘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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