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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빨대 금지에 노인·아동들 "그럼 우리는요?"

섭식장애 시니어·아동·장애인 등에겐 필요품... 미 일부 주, 필요 계층에 예외적 허용

등록 2023.05.23 10:02수정 2023.05.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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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24일부터 시행된 1회용품 사용 규정 변경 안내문이다. 이를 어길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 환경부

 
1년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11월부터는 카페에서 1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들을 장애인 등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이 가장 편리한 사회적 약자층을 배려한 보완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 노인 요양 통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씹기 장애가 있고 치아 상태가 건강하지 않은 시니어들은 빨대를 사용해야 하는데 플라스틱 빨대가 단순 스테인리스/종이 등의 대체 빨대보다 훨씬 유용하다.

"스테인리스 같은 딱딱한 금속 재질의 빨대는 잘못하면 손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종이 빨대는 물에 젖으면 쉽게 탄력을 잃으며, 쌀과 옥수수 같은 친환경 소재 빨대는 높은 온도를 버티지 못해 음료보다 뜨거운 음식의 섭취에는 취약하기 때문"이다.

봄내 아동센터 관계자도 "아이들은 섭취할 때 흘리면서 먹기 때문에 빨대를 사용하면 쉽고 빠르게 많은 양을 먹게 할 수 있는데 아이들은 빨대로도 서로 장난을 치기 때문에 다소 말랑한 재질의 플라스틱 빨대가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를 위한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금지의 목소리가 커지자 그 대표적 품목인 1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지 않는 음식점들도 많아졌다. 대의를 위한 소수의 희생 차원에서 "필요한 이는 개인적으로 빨대를 소지하고 다니라"는 의견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장애인종합복지관 측은 "장애인들에게 플라스틱 빨대는 치아 건강이나 턱관절 등 구강 쪽의 문제와 마비 같은 불편 증상으로 인한 섭식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고개를 숙이거나 꺾어 음식을 섭취할 때 기도로 음식물이 넘어가 폐로 유입되는 위험을 방지해주는 만큼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장애인복지 카드와 복용하는 약, 그 밖의 개인 소지품 등 외출시 이미 수많은 것을 챙겨야 하는 장애인들이 빨대까지 신경 쓰기엔 벅찬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경문제는 전 인류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복지관 측은 "모두가 함께 관심을 두고 행동해야 하는 주제인 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이후 정책이 만들어졌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플라스틱 빨대 금지 조치가 환경 보호라는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거시적 관점에서 출발했더라도, 개개인의 상황들을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봤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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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빨대와 생분해빨대 외에도 보이는 또 하나의 플라스틱 빨대 대체품인 드링킹 리드이다.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겠다는 명목하에 교체되었으며 모두 일반인의 기준에서 제작됐다. ⓒ 엔제리너스, 맥도널드

  
미국, 플라스틱 빨대 요청 고객에 예외적 제공

국내 현실과 달리, 북미의 뉴욕주, 뉴저지주와 워싱턴주 등에서는 일찍이 플라스틱 빨대의 제공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검토했으나 장애인 단체의 반대에 따라 법안의 내용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체에 장애가 있을 경우 음료를 마시기 위해 플라스틱 빨대를 필요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장에 적절한 물량의 빨대를 비치, 고객의 요청 시 장애에 대한 증명을 요구하지 않고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타벅스는 홈페이지에 "1회용 빨대가 필수적인 취약계층을 알고 있다"며 "플라스틱 빨대가 있어야 하는 고객들 또한 폭넓고 다양한 음료 경험에 도움을 주기 위해 튼튼하고 안전한 플라스틱 빨대를 요청하는 고객에게는 예외적으로 제공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시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정책이라 하더라도 차별적 요소가 발견된다면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예외 상황을 적시하고 더 많은 사람이 그 정책에 포함될 수 있게끔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김윤아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플라스틱 빨대 #1회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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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한림미디어랩>의 뉴스룸입니다.학생기자들의 취재 기사가 기자 출신 교수들의 데스킹을 거쳐 출고됩니다. 자체 사이트(http://www.hallymmedialab.com)에서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실험하는 대학생 기자들의 신선한 "지향"을 만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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