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교육·시민사회단체, "단재고 정상 개교" 한목소리

13개 단체 '단재고 정상개교를 위한 도민행동' 구성... "미래교육 운운하면서 뒤에서는 입시교육 강조"

등록 2023.05.24 18:00수정 2023.05.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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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고등학교 정상개교를 위한 도민행동’은 24일 충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건영 교육감과 충북교육청은 원 계획대로 2024년 단재고등학교 개교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 충북인뉴스


충북의 13개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단재고등학교 정상개교를 촉구했다.

가덕면발전대책위원회, 가덕면이장단협의회, 전교조충북지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충북교육연대 등 충북의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은 24일 충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5년여 동안 충북대안교육연구회 교사들이 만들어놓은 교육과정을 충북교육청이 뒤집고 입시위주 교육과정을 새로 설계해 단재고를 개교하려 한다며 충북교육청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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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면발전대책협의회장이자 가덕면 주민인 유장환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충북인뉴스


가덕면발전대책협의회장이자 가덕면 주민인 유장환씨는 "저는 교육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교육감이 바뀌면서 5년 동안 연구했던 연구회가 해체되고 교육과정도 수정된다고 들었다"며 "주민입장에서 바라는 것은 처음에 계획했던 목적대로 학교가 세워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면 올해 개교하면 좋겠지만, 개교시기보다 목적이 변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입시위주의 학교는 전국에 널려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자녀가 단재고에 진학하길 바라는 학부모인 최혜영씨는 "충북교육청은 말로는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하면서 수많은 재능 중 공부 잘하는 재능만 인정하고 있다"며 "부디 2024년 단재고를 정상개교하고 그동안 추진해온 원안대로 학교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라고 밝혔다.

연대발언에 나선 강창수 전교조 충북지부장은 "충북교육청과 윤건영 교육감은 앞에서는 미래교육을 운운하지만 뒤에서는 갈라치기를 일삼고 있다. 학력신장과 청렴한 교육청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서 진보교육과 대안교육을 옥죄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단재교 개교를 1년 연기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교육을 탄압하는 것이며 충북도민과의 약속을 파괴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단재고등학교 정상개교를 위한 도민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학교현장을 파행과 왜곡으로 몰고 가는 주범이 입시 경쟁교육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 대안을 찾고자 하는 대안학교를 부정하는 이유가 입시에서 불리하다는 것이라니 이런 자가당착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이유가 어디 있는가?"라며 "교육감 한 명이 바뀌었다고 지역주민과 교사들이 공들여 지은 다 된 밥을 엎어서는 안 될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재고는 전교생 96명의 작은 대안학교에 불과하지만 그곳에서 하고자 하는 교육적 실험은 충북 미래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출발점이요, 충북의 교육생태계에 커다란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단재고는 교사, 교육전문가, 도민, 지역주민들의 염원의 씨앗을 품고 있는 학교임을 윤건영 교육감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재고 2024년 정상개교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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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인뉴스


한편 기자회견에 앞서 교원단체 및 학부모·교육단체는 이날 '단재고 2024년 정상개교'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교육부도 입시위주 교육, 학습량 과다 등으로 배움을 즐기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충북교육청은 단재고 재검토 사유로 교육과정 미비, 교원수급 계획 부족, 대학입시 폭이 좁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결국 기승전대학입시로 입을 막아버리는 기만적 행태에 울화통이 터진다"고 비판했다.

또 "공립형 대안학교인 단재고는 경쟁교육으로 달려가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교육현실에 답을 제시했다. 충북교육청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버리려 하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미래교육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건영 교육감은 평소 말한 대로 공감·동행·지속가능한 교육생태계를 만들겠다면 단재고 개교를 기다리는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교사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충북교육 수장으로서 공교육의 공적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단재고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교육주체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 단재고 정상개교로 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충북교육발전소는 "단재고는 윤건영 교육감 약속과 지금의 충북교육의 방향, 미래학교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충북교육청은 단재고 개교를 1년 연기한다고 한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와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새 교육감 당선과 함께 정책을 설계했던 문구들은 미사어구의 나열이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충북교육청은 '충북형공립대안고등학교 설립 TF팀'이나 가덕면 주민들과는 전혀 소통이 없었다. 밀실행정, 불통행정의 전형적인 모습까지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충북교육발전소는 "기존의 연구팀 및 주민과의 소통, 단재고의 정상적인 개교를 위한 행정적 지원에 착수하는 것만이 충북의 교육가족과 함께 공감·동행하며, 미래교육을 이루어가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충북학부모회도 "충북교육청은 단재고의 취지와 과정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개교연기를 발표하며, 새로운 공교육에 대한 도민의 기대를 단숨에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해도 공교육기관의 책무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며, 충북교육청의 결정은 공교육의 신뢰를 실추시킬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진정한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뺏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의 목적은 대학 입학에 있지 않다. 단재고는 대학입시를 위해 설립되는 학교가 아니다. 하지만 학생이 대학진학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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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충북지부 강창수 지부장.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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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최혜영 씨. ⓒ 충북인뉴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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