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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집시법 개정 움직임에 "윤석열 정부는 궁예라도 되나?"

"집회 신고 단계부터 불법 여부 어떻게 판독? 국민과 다투는 최악의 정치 중단하라"

등록 2023.05.25 10:52수정 2023.05.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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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사진은 5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습. ⓒ 남소연



"윤석열 정부는 궁예라도 된단 말입니까?"

'불법 전력'이 있는 단체의 집회·시위를 제한하겠다는 정부·여당을 향해,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던진 질문이다. 사전에 예고된 집회·시위가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무엇을 근거로 불법 여부를 따지고 제한하겠다는 것인지, 정부·여당의 행태가 후삼국 시대에 사람의 마음을 읽는 '관심법(觀心法)'을 쓸 수 있다면서 신하 등에게 포악한 정치를 펼쳤던 궁예나 다름없다는 비판이었다.

배 원내대표는 25일 상무집행위원회의에서 "여당이 집회·결사의 자유를 제한하는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들고 나왔다. 새벽집회를 금지하고, 스피커 음량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불법 전력이 있는 단체는 아예 집회를 못하도록 허가도 내주지 않고, 집회를 진압하는 경찰에게는 면책권까지 주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며 "이토록 억압적인 발상이 누구 한 사람의 아이디어도 아니고, 당정의 합의로 나왔다는 데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모든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들에게 묻는다. 법치주의가 무엇이냐"라며 "권력자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나라를 운영하고 통치하는 것이 법치주의다. 권력자 마음대로 국민에게 들이대는 잣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시법 개정 논란은) 헌법까지 갈 필요도 없는 상식의 문제"라며 "아직 집회를 하지도 않았는데 신고 단계에서부터 불법 여부를 판독할 수 있다니, 윤석열 정부가 궁예라도 된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배 원내대표는 또 "제일 잘하는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따라가는 정치고, 그 다음이 국민을 이익으로 이끄는 정치다. 세 번째는 도덕으로 설교하고, 네 번째 아주 못난 정치가 형벌로 겁을 주는 것이며, 다섯 번째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다툰다"는 사마천의 <사기> 구절을 인용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1년째 아주 못난 정치와 최악의 정치만 반복 재생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노동자들 불법 건수 없나 감시할 시간에 건설 현장에서, 기업에서 일상으로 벌어지는 불법하청이나 부당노동행위를 감시했으면 노동자 집회는 진작에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본인이 통치를 못해서 반발하는 국민들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못난 정치,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법 마음대로 해석하며 '불법' 낙인찍기, 지지율 올리려는 술수"

정의당은 따로 낸 논평에서도 "당정이 밝힌 방안은 사실상 집회 허가제의 부활이다. 위헌적"이라며 정부·여당의 집시법 개정 드라이브를 성토했다.

이와 관련, 이재랑 대변인은 "건설노조의 집회는 비폭력으로 진행되어 경찰조차 현장에서 강제해산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당정은 건설노조 집회를 자의적으로 불법이라고 얘기하고 그걸 근거 삼아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려 한다"며 "이쯤 되면 윤석열 대통령의 '법치주의'란 마음에 들지 않는 세력을 '불법'으로 낙인찍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여당의 집시법 개정 움직임은 "법을 마음대로 해석하면서 어떻게든 '불법' 낙인을 찍으려는 것은 결국 노조 때리기에 편승해 지지율을 올려보려는 얄팍한 술수"이자, "가능하지 않을 걸 알면서도 위헌적 발상을 공공연히 떠드는 것은 기댈 곳 없는 여당의 비루한 총선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관련기사]
- '자정~6시 집회 금지' 띄우는 국힘, 경찰 면책조항까지? https://omn.kr/240xo
- 헌법 위에 국힘, 경찰에 강경진압 주문... 2년 전에는 달랐다 https://omn.kr/242at
#집시법 개정 #배진교 #정의당 #건설노조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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