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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구 투혼 빛났다... 선린인터넷고, 황금사자기 결승행

[황금사자기] 선린인터넷고, 타격전 끝에 대구상원고 누르고 8년 만에 결승 진출

23.05.25 17:48최종업데이트23.05.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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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황금사자기 결승에 진출한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박장식

 
타격전 가운데에서도 마운드를 지킨 선수의 활약이 눈부셨다. 결승전 등판을 이룰 수 없게 된 선수는 105구의 공을 뿌리며 자신의 학교가 결승에 올라가는 발판을 만들었다.

선린인터넷고등학교가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전에서 가장 먼저 결승행 티켓을 확보했다. 선린인터넷고는 25일 오전부터 열린 황금사자기 준결승에서 부산고등학교를 11대 7의 스코어로 누르고 결승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선린인터넷고는 2015년 이후 8년 만에 황금사자기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한 번에 많은 점수를 뽑아낸 타선의 집중력도 돋보였지만, 6.1이닝 동안 한계 투구인 105구의 공을 뿌리며 팀의 승리를 만들어낸 김민성이 지킨 마운드도 빛났다. 선린인터넷고는 부산고와 강릉고 중 준결승 승자와 27일 오전 10시부터 결승에서 맞붙는다.

물고 무는 타격전... 역전에 재역전까지

준결승전은 두 학교의 물고 무는 타격전이 펼쳐졌다. 1회부터 전광판 숫자가 요동쳤다. 주자를 쌓으며 기회를 노리던 대구상원고가 상대 실책을 틈타 1회 초부터 한 점을 올렸다.

1회 말에는 선린인터넷고도 점수를 올렸다. 선린인터넷고는 노아웃 상황 홈 쇄도 과정에서 주자가 아웃되었지만, 만루 상황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다시 균형을 맞췄다. 선린인터넷고는 여기에 한 술 더 떠 밀어내기 볼넷을 하나 더 얻어내며 2-1로 경기를 이끌기 시작했다.

2회 초에는 다시 대구상원고가 역전을 만들었다. 대구상원고 여동욱이 좌익수 뒤를 넘기는 장타를 때려내며 주자를 불러들였다. 대구상원고는 함수호가 다시 중견수 키를 넘기는 장타를 만들며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로써 대구상원고는 4대 2로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선린인터넷고도 2회 말 최재영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들었지만, 대구상원고 역시 3회 박현승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두 점 차 균형을 지켜냈다.
 

25일 황금사자기 결승에 진출한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선수들이 물을 뿌리며 축하하고 있다. ⓒ 박장식

 
선린인터넷고는 4회 말 숨겨왔던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1사 1,2루 상황 이진우가 좌중간을 꿰뚫는 적시타를 만들며 한 점을 따라갔다. 이어 상대 투수가 흔들린 틈을 타 볼넷으로 만루를, 밀어내기 볼넷을 만들며 균형을 다시 맞췄다. 선린인터넷고는 다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역전까지 이뤄냈다.

이어지는 만루 상황 서지민이 적시타까지 얻어냈다. 서지민은 이어지는 만루 상황 약간 빗맞은 듯한 타구를 쳤다. 타구는 상대 야수를 맞고 굴절되며 외야로 튕겨져나갔다. 주자 두 명을 집으로 불러들이는 행운의 안타까지 나오며 승부는 선린인터넷고 방향으로 뒤집어졌다. 선린인터넷고는 4회에만 다섯 점을 얻어냈다.

꿋꿋했던 105구 역투 김민성

이날 경기에서는 2회부터 올라온 선린인터넷고 김민성의 역투가 돋보였다. 김민성은 2회 초 등판하자마자 장타를 맞는 등 3점을 한 이닝에 내주며 흔들렸지만, 긴장하지 않고 3회부터는 영점을 잡았다. 특히 4회에는 안타를 내주고도 세 타자만으로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는 등 호투를 이어갔다.

특히 4회 동료들이 만들어준 득점 지원 속에서 자신감 있게 투구를 이어간 김민성은 3개의 탈삼진을 섞어 호투했다. 중간중간 내준 자책점이 아쉬웠지만, 흔들림 없이 계속해서 투구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8회까지 마무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려고 했던 김민성은 2사 2스트라이크 상황 105번째 투구가 파울이 되며 이닝을 완전히 끝내지 못했다. 김민성은 마운드를 찾은 박덕희 감독에게 인사하며 자신의 등판을 마쳤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려온 김민성을 향한 동문들과 부모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올라온 하세민이 한 점의 실점을 내줬지만,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8회 초를 마쳤다. 8회 말에는 선린인터넷고가 석 점을 더 달아나는 데 성공하며 11-7로 간격을 벌렸다. 경기의 무게추가 선린인터넷고로 완전히 기울어진 순간이었다.

그리고 9회 초. 대구 상원고는 두 명의 주자를 출루시키며 마지막까지 기회를 엿보았다. 하지만 유격수 땅볼로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간 순간, 선린인터넷고 선수들은 마운드로 달려나와 물을 뿌리며 8년 만의 전국대회 결승 진출을 자축했다.

"자신있게 던지려고 노력했다"
 

선린인터넷고등학교의 결승 진출을 만든 호투를 펼친 김민성 선수. ⓒ 박장식

 
경기 후 만난 박덕희 선린인터넷고 감독은 "우리가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 4강까지 올라갔지만 결승에는 못 올랐는데, 이번에는 지난해 실수를 딛고 여기까지 올라온 것 같다"면서 "부상 선수들이 많긴 했지만 선수들이 제몫을 한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덕희 감독은 "빠른 주자들이 많지만 살아나가는 것이 우선 아니겠냐. 팀 분위기나 상황에 따라 작전을 써서 유효한 경기를 하려고 한다"며 결승에서의 경기 운영 계획을 넌지시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경기의 승리 투수가 된 김민성은 "감독님이 '넌 105개를 던지라'고 말씀하셨는데, 이에 신경쓰지 않고 한 타자 한 타자 맞춰잡고 싶었다"며 "내 직구가 좋다고 생각해서, 실점해도 도망가기보다는 자신있게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민성 선수는 "결승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는 않다"며 "결승전에서는 응원만 할 수 있으니, 열심히 같이 응원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선린인터넷고등학교는 27일 오전 10시 목동야구장에서 결승전을 갖는다. 선린인터넷고 상대는 강릉고등학교와 부산고등학교 중 한 곳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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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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