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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에 가득한 함성 "핵오염수 대통령실부터 식수로"

[현장]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반대, 윤석열 탄핵 대구 촛불집회

등록 2023.05.29 12:10수정 2023.05.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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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대구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일본 핵오염수 투기 방조! 그렇게 안전하면 윤석열 니가 다(쳐)무라!"
"핵오염수 안전하다는 대통령실부터 식수로 사용하라!"
"일본 시찰단 생쇼, 윤석열은 퇴진하라!"


부처님 오신 날인 27일 오후 6시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이 쩌렁쩌렁 울리기 시작했다. 바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대구 촛불대행진'에서 나온 구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진행된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가 벌써 27차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5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서 힘차게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책임질 수 없으면 대통령에서 내려와야

'윤석열 퇴진' 구호에 지나가던 젊은 친구들이 힐끗힐끗 돌아보기도 하고, 젊은 여성들은 함께 손을 들어 팔뚝질로 화답을 하기도 한다. 대구라는 보수의 도시에, 젊은이들의 공간인 이곳 동성로에서 의외다 싶은 반응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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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율동패가 대구 촛불집회에서 강렬한 몸짓을 선보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것은 아마도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문제로 촉발된 민심의 결과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일본은 다가오는 7월경 기어이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라고 하고, 우리 정부는 그에 대해 분명한 반대의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난 21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조사'란 명분을 내세운 대한민국 시찰단이 4박 5일간 일정으로 가서 일본에 명분만 안겨줬다는 비판도 거세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사태를 바라보는 정부여당의 태도에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고, 이곳 대구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날 젊은 행인들의 반응으로도 읽을 수 있었다.

이날 집회는 세 사람의 발언과 대학생들의 율동, '핵오염수 니가 다 쳐무라' 퍼포먼스 그리고 동성로 일대 행진으로 진행됐다. 이날 집회 주최 측의 발언 요청으로 집회에 참여한 필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란 환경운동가 자격으로 다음과 같은 현장 발언을 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의 안전성 아직 충분히 검증 안됐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서 매일 흘러나오는 핵 오염수를 ALPS(다핵종제거기)로 처리한다지만 그 처리수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판단이다. 이것을 앞으로 30년 동안 방류한다는데 과연 얼마나 잘 관리할 것인가? 결국 시늉만 할 거란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가 그대로 결행된다면 일본과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나라 국내 수산업이 몰락할 수 있다. 어민, 수산업자, 횟집 종사자들이 몰락할 수 있는 뻔한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 여당은 IAEA(국제원자력기구) 검증 결과 나온다. 기다려라 하고만 있다. 이 기구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국제기구로 결국 원자력 진흥 기관이다. 이런 곳에서 핵발전소의 안전 문제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방류하지 말고 육상에 보관하라는 거다. 보관 탱크 더 건설해 보관하고, 오염수 위험성이 덜 하다면 콘크리트 만드는 데 써라. 그래서 고체화시켜 묻어라. 이런 대안이 있는데도 일본 정부는 방류를 고집한다는 것이고, 윤석열 정부는 이에 맞장구를 치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환경운동연합에서 조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 국내 민심은 너무나 분명했다. 우리 국민들은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에 대해 절대적인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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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국민 85.4%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 ⓒ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의 지난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려 85.4%의 국민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했다(찬성 10.8%). 오염수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국민의 79%가 믿지 않았다(신뢰 17%). 또한 72%의 국민이 오염수 방류시 수산물 소비 의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늘어날 것 11.6%).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는 "잘못한다"는 응답이 64.7%에 달했다(잘함 29.4%)'.

[관련 기사 - 무려 85.4%가 "오염수 방류 반대"... 압도적 수치 속 분명한 경고]

노조를 탄압하고 국민의 자유을 억압하는 윤석열 정권

이날은 지난 노동절날 윤석열 정권의 노조 탄압으로 분신 사망한 故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을 추모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자신을 대학생으로 소개한 엄새용 청년은 다음과 같이 고인을 추모했다.

"5월 1일 노동절은 노동자 기념일이다. 하지만 올해 노동절은 추념일이 되어버렸다. 건설 노동자분들을 위해 앞장서시고 윤석열 퇴진 촛불행동에 열심이셨던 양회동 열사가 자신의 몸에 불을 당겼기에 그렇다. 왜 그리 되었나? 윤석열 정권 때문이다. 자신의 힘을 들여서 노동자의 권리를 대신 찾아준 사람에게 협박죄니 공갈죄니 붙이면서 검찰의 칼날을 들이댔다. 검찰공화국은 지금 이순간에도 열심히 뛰는 노동자, 활동가, 국민을 압수수색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에게 묻고 싶다. 현 권력은 양회동 열사와 노동조합 반만큼이라도 노동자들을 생각해보았나? 이 상황에서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양회동 열사께서 알려주고 가셨다. '제발 윤석열 정권 무너뜨려 주십시오' 맞다. 이 정권이 무너져야 또 다른 열사가 나오지 않는다. 노동자를 괴롭히는 정치와 언론에 맞서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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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이 퍼포먼스에 참가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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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방사능 오염수 니가 다 쳐무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발언에 이어 이날 핵심 의제인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항의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후쿠시마 핵오염수가 그리 안전하면 기시다 일본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다 마시란 뜻으로 참가자들이 그들의 입으로 핵오염수를 가져다 붙여드리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다.

이 퍼포먼스를 끝으로 집회는 마무리되고 이어 대구시내 행진에 돌입했다. 집회가 진행된 한일글장 앞에서부터 대구 번화가이자 젊은이들의 거리인 동성로를 한바퀴 도는 행진이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동성로를 활보했다. 다음과 같은 구호와 함께.

"일본 핵오염수 투기 방조! 그렇게 안전하면 윤석열 니가 다(쳐)무라!" "핵오염수 안전하다는 대통령실부터 식수로 사용하라!", "일본 시찰단 생쇼, 윤석열은 퇴진하라!"

"양회동 열사의 뜻이다! 윤석열 퇴진하라!", "국민이 죽어간다! 참사정권 윤석열 몰아내자!", "윤석열 퇴진이 추모다! 윤석열 퇴진하라!", "노조탄압이 죽음을 불렀다! 윤석열 퇴진하라!", "국정농단, 주가조작 김건희를 구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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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촛불집회 찬가자들이 대구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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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촛불집회 참여자들이 대구백화점 앞 광장을 지나며 행진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한편, 28차 대구 촛불대행진은 역시 6월 3일(토) 오후 6시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리고, 29차 대구 촛불은 6월 10일(토) 오후 5시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는 6월항쟁 기념식 및 시국대회에 동참하고, 6월 17일(토)은 전국 집중 촛불로 서울 상경 집회를 이어간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입니다.
#윤석열 퇴진 #대구 촛불집회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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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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